가을입니다. 늘 풍성한 열매를 그리게 하는 이 계절, 기독교성결신문을 만난지도 1년이 되어온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고 감격스럽습니다. 부족한 저를 통해 분에 넘치게도 1년이라는 기간동안 이곳에 통일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실을 수 있는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참으로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 정성을 다해 나누기 원합니다.

이제 북한에 적응할 때입니다!

지난 해 이곳에 처음 글을 쓸 때 ‘이미 시작된 통일’이라는 주제로 시작했었던 것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이 땅에 와 있는 탈북민 2만 4천여 명을 북한 관련 통일 사역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통일연습을 위해 하나님께서 이 땅에 보내신 선물’ 또는 ‘먼저 온 미래’라고들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표현도 적잖이 통일에 무지하거나 관심이 없는 많은 이들에게 도전을 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무르익어가는 통일을 생각하며 저는 감히 ‘북한에 적응할 때’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정말 통일이 눈앞에 가까이 왔기 때문입니다.

분명 ‘통일운동’은 10년 전과는 비교 되지 않을만큼 확대·성장되었고 지금도 가열차게 상승세를 타고 있음을 이곳에서 10년간을 산 저는 너무 잘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통일의 열기’가 우리 남한의 입장과 관점을 넘어서서, 하나님의 관점과 북한의 입장도 신중하게 생각하는 새로운 전환점에 들어서야 할 때임을 보게 됩니다. 탈북민들이 세상적으로 볼 때는 탈북하였기에 남한사회에 적응, 정착하는 것이 맞으나 하나님께서 남한주민들이 ‘북한에 적응하라고 보내오신, 북한의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출신들을 골고루 뽑아서 보낸 북한주민들의 샘플’이라면 어찌할까요? 통일코리아를 세우는데 있어서 숨겨두신 하나님의 비밀병기를 저희가 알아보지 못한 셈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탈북민들은 남한사회의 정착을 뛰어넘어 이미 통일될 ‘통일코리아의 미래’를 현재 살아내고 있습니다. 이제 남한주민들의 차례입니다. 북한에 적응해야 할 차례입니다. 우리의 발로 들어갈 수 없는 저 땅에서 뽑아서, 몰아서 보내주신 이들을 만나서 함께 호흡하고 살아야 합니다. 들어야 하고 삶을 나누어야 합니다. 이것이 통일입니다. 이제 탈북민들과의 만남, 교제를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북한에 적응하고 북한주민들과 하나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통일을 살아내야 합니다. 북한의 언어와 문화가 어떻게 다른지, 북한사람들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지난 6월 밴쿠버 코스타 집회를 다녀오면서 하나님께서 디아스포라 코리안들과 북한 땅 가운데서 통일을 어떻게 준비하시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오히려 통일준비에 많이 뒤처져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미 남한의 문화와 자본주의에 익숙해져가고 있고 길들여져가고 있으며 동시에 복음이 확장되고 있는 북한의 살아있는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생각할 때 하나님께서 마치 ‘이제 너희도 북한에 적응해야지, 북한사람들을 좀 알아야 하지 않겠니?’라는 마음으로 ‘탈북민’들을 이 땅에 보내오신 것 같았습니다. 여전히 탈북민들을 ‘이방인’으로 생각하거나 어떤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남한의 시선은 하루속히 바뀌어야 하며 이제 ‘통일을 맞이하기 위해 통일을 함께 살아내야’ 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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