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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목사의 시사평론(26)외로움과 환대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3.12.13 23:11
  • 호수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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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목사(평택성결교회 원로, 가족행복학교 대표)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한 세계 보건 위협으로 ‘외로움’을 규정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 연결 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사회적 고립의 고리를 끊어 외로움이 초래하는 육체적·정신적 위험을 막겠다는 취지다.

외로움의 잠재적 위협은 조기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술지 ‘네이처 휴먼 비헤이비어’에 의하면 성인 20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 고립을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일찍 사망할 위험이 32% 높았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PHSCC)에 의하면 외로움은 담배를 매일 15개비씩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치명적이라고 한다.(국민일보 12/2일 자 5면)

외로움은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이런 점에서 ‘고독’과는 다른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외로움은 타자와의 관계로부터 단절, 혹은 방치 상태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외로움을 병적 현상으로 규정한다. 고독사는 외로움의 결정적 결과이며 사회문제가 된다.

외로움에 대한 대책으로 미국은 이 방면의 저명한 루스 웨스데이머 박사를 ‘외로움 명예대사’로 임명해 치유 방법을 제시하게 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의미 있는 바쁨’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

일본은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극복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2021년에 외로움과 고독사 문제를 담당하는 장관직을 신설했다. 이 문제를 위해 24시간 전화 상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영국은 2018년에 외로움 담당 장관을 임명했다. 이 문제에 8,000만 파운드(1,313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외로움을 상담받을 기회를 제공하는 등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했다.

외로움의 문제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존재해 왔다.
2,000년 전에 예수는 이 치명적 질환으로 고통받는 자들을 찾아가 치유했다. 세리 마태는 로마를 위해 일하는 매국노로 아무도 그를 상종하지 않았다. 아무도 그를 환영하지 않았으나 예수는 그의 집으로 초대받아 기꺼이 갔으며 그를 제자로 세웠다. 그를 환대했다.

죽은 지 나흘이나 지난 나사로를 무덤에서 불러내셨던 예수를 환대하는 자리에서 나사로의 동생들인 마르다와 마리아에게 진정한 환대는 풍성한 식탁 준비가 아니라 예수의 가르침에 경청하는 것임을 깨우쳐 주었다. 

키가 작아 뽕나무 위에 자리를 잡았던 삭개오는 예수를 자기 집에 모시게 되었을 때 진정한 환대는 화려한 만찬이나 편안한 잠자리가 아니라 자신의 변화임을 알고 그는 새사람이 되었다. 참 환대는 새삶의 스타일로 변하는 것이다.

갑자기 겨울 추위가 엄습해 왔다. 하지만 달동네 독거노인들을 위해 연탄을 나르는 손길들, 해마다 주민센터 앞에 불우이웃을 위해 거액의 봉투를 전하는 무명의 천사, 소아병동 무균실에서 백혈병과 싸우는 아이들을 돌보는 간호사들,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 몸을 던져 인명을 구하는 소방관들. 그들은 단절된 관계를 복원하는 환대 천사다.

초대 교회인 예루살렘 교회는 오순절 성령강림을 받은 후 환대하는 교회가 되었다. 사도들의 가르침과 기도에 전념하기와 모든 사람들 간에 진정 어린 환대가 있었다. 이로 인해 교회 밖으로부터 경외심과 칭송을 받았다. 양적 성장을 초래했다.

우리 사회는 외로움의 처방이 있는가? 수직적 사회 혹은 경직된 부성적 사회 구조에 숨통을 열어주는 모성적 돌봄이 있는가? 예수의 환대를 실천한 환대하는 교회가 그립다. 환대는 외로움의 진정한 처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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