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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환 목사의 목회에세이재수 없어서 남들보다 더 고난이 많다고요? 천만에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3.10.1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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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환 목사(기성 예수비전교회)

저는 다른 보통 사람들에 비해 고난을 많이 겪은 편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일을 했습니다. 밭에 가서 무를 뽑기도 했고 시장에 나가 시금치를 팔기도 했고 신문 뭉치를 옆구리에 끼고 신문배달을 하기도 했습니다. 신문배달 하다가 개에 물려 고생하기도 했고 눈 오는 날에는 조경하는 집에 신문을 배달하기 위해 쌓인 눈을 뚫고 가느라 고생하기도 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교통사고를 당해 한 팔을 잃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어렵게 구한 중고 자전거로 신문배달 하러 가다고 트럭에 깔린 것입니다. 그때 기절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트럭 바퀴에 깔리던 과정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제 팔 뼈가 바퀴 아래에서 으드득하며 부서지는 소리도 다 들었고요. 그때의 통증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의사를 잘못 만난 것도 제 고생길을 연장시키는 일을 했습니다. 팔이 없는데 뇌가 팔을 느낍니다. 저릿저릿하고 저리기도 합니다. 저린 팔을 주무르려고 손을 갖다 대면 그제야 팔이 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의사는 다시 수술하자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겨드랑이를 째고 신경을 끊어내는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잘린 팔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결론적으로 그 수술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병원 생활만 한참 늘여놓고 고통만 더 겪을 뿐이었습니다.

팔 수술에 입원, 퇴원 후 다시 신경 제거 수술(잘못된 수술) 후 입원 과정을 거치다 보니 학교 수업일수가 모자라서 일 년을 꿇어야 했습니다. 덕분에 저는 중학교 1학년 생활을 다시 해야 했고 1년 후배들과 함께 공부해야 했습니다. 친구들이 다 2학년이 되고 저만 혼자 1학년에 있어야 했는데 그것도 쉬운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고난 중에 예수님을 만난 저는 신학대학에 입학했고 목회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개척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목회했습니다. 아파트 전도를 나가곤 했는데 경비에게 걸리면 혼이 난 채 쫓겨났습니다. 그냥 돌아오기 아쉬워 주차장 자동차에 전도지를 끼워놓기도 했습니다. 동네 아이들을 사귀고 전도했습니다. 생각보다 결실이 좋았습니다. 매일 저녁마다 기도회를 했습니다. 문제는 공기 나쁜 지하 예배당에서 오랜 시간을 머물다 보니 제 몸이 망가졌습니다. 어느 날 밖에 나갔다 들어온 아내가 거실에 쓰러져있는 저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오랜 고생 끝에 교회 건축도 했습니다. 왕성하게 부흥회도 인도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또 생겼습니다.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뇌종양이 시신경을 눌러서 시력을 상실하기 전이었습니다. 졸지에 뇌수술을 했습니다. 코뼈를 다 깨고 머릿속으로 수술 기계를 집어넣어 뇌수술을 한 것입니다.

세월이 지나 개척 25년 만에 처음으로 안식년을 6개월 가지기로 했습니다. 아내와 함께 성지순례를 갔습니다. 이스라엘에서 로마로 간 날 기차 안에서 발을 헛디뎠는데 아킬레스건이 끊어졌습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7일 정도 더 버티다가 한국에 들어왔는데 상태가 나빠졌습니다. 수술을 했고 의사는 깁스 6주간, 보조 장치 6개월, 제대로 걷는 데는 1년 6개월 정도 걸린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강제 휴식 시간을 갖고 있는 중입니다.

큰 줄기만 이야기해도 이렇게 사연이 많네요. 확실히 고난이 많은 편이지요. 그러나 재수 없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매번 하나님께서 가장 좋은 것으로 선을 이루게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도 낙심보다는 기대하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이번에는 또 얼마나 놀라운 선물을 주실까 하는 생각에 설레기까지 합니다. 하나님이 안 계셨다면 어쩔뻔했나? 생각만으로도 아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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