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철학과)

  전통적으로 한국 사회는 대가구 식구가 지속되었다. 오랫동안 한 가족이 한 지붕 밑에서 3대에 걸쳐 살아가는 모습이 과거 한국의 전통적인 식구의 형태였다. 주로 교과서에도 가족 이야기가 나오면 3대에 걸쳐 살아가는 모습이 사진에 실렸다. 그 이후, 1980년대를 지나 학교 교과서에는 부모와 자식의 2대 가구가 한 지붕에 한 가족 사진으로 가족 가구 수를 대표했다.

  하지만 2000년대를 지나 점점 핵가족 시대가 등장하면서 과거 대가족 식구의 모습은 점점 사라져갔다. 더 이상 3대가 함께 살아가는 가족 구성원은 이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제 2020년대를 거치면서 사회 구성원은 주로 1~2인 가족 구성원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주로 도시 생활에서 1~2인 가족 구성원은 너무 당연해 보였고, 주택 구성도 주로 1인 가족의 오피스텔이 거의 대다수를 차지할 정도로 1인 가구 수는 증가했다.

  사회 구성원들 가운데 1인 가구수가 증가하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무엇보다 쇼핑이나 식생활의 변화에서도 1인 가구 중심으로 변해갔다. 마트에 가면 혼자서 밥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포장으로 된 식료품은 시대가 많이 변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음식점에 식사를 하러 가도 1인 손님을 위한 식탁 자리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고, 도심에서 1인 고객을 위한 쇼핑과 문화는 이제 대세로 통하고 있다. 가전 제품도 대형에서 소형으로 바뀌면서 대형 전자 제품의 변화도 이를 대변했다. 

  이처럼 1~2인 가구의 증가는 사회와 문화에서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미니멀 라이프 즉 삶에 필요한 최소한의 생활 용품만 갖추고 사는 삶을 말한다. 식구 수가 적으면서 가전 제품도 소형화가 유행이고 결국 거주 공간도 작아지면서 사람들은 점점 단순하고 적은 형태의 주거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미니멀 라이프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축을 이루고 있다. 

  요즘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경제 용어가 ‘일코노미’이다. 일코노미는 혼자(1)라는 말과 경제(이코노미)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용어이다. 일코노미는 혼자만의 생활 공간에서 홀로 소비하는 형태를 말한다.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자신을 위한 경제 개념을 추구하는 일코노미 시대는 1인 가구에 너무 맞는 경제 용어가 된 것이다.

  1인 가구수의 증가로 너무 자연스럽게 경제적 변화도 소형화 되고, 1인 가구를 위한 식품이나 도시락 그리고 밀키트와 같은 상품도 일코노미 경제와 연결된다. 1인 여행이나 레저 산업 등 본인의 기준에 맞는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일코노미의 등장은 우리 사회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그래서 일코노미는 다른 표현으로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라고도 불린다. 

  일코노미 시대에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간단한 포장 음식이나 소포장의 식료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혼자서 많은 양의 식료품을 사게 되면 남거나 버리는 경우가 있어서 대다수의 일코노미 경제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작고 편리한 제품이나 식료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기업 뿐만 아니라 마케팅을 하는 다양한 회사에서도 나홀로족을 위한 고객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때, 혼밥이라는 말이 유행했을 정도로 사회는 급속도로 1인 가구의 성장에 주목했다. 이제 1인가구는 우리 나라 가구수의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일코노미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우리 사회는 지금 1~2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로 인해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 불어 닥칠 다양한 변화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가구 수의 변화가 가져올 추이에 대해서 우리 사회는 지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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