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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물단물>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3.05.19 02:18
  • 호수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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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육심리학자 벤저민 블룸은 사람 지능이 10세까지 급속도로 발달하고, 20세 전후로 완성된다고 했다. 아동기에 학대 등 부정적 경험을 하면 신체적 질병, 우울증 등의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행복하고 안전한 아동기는 평생에 걸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두 아이의 죽음으로 맞이했다. 어린이날을 며칠 앞두고 두 아이가 살해당했다. 한 아이는 아빠에게, 다른 아이는 엄마에게. 지난 3일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30대 부부와 돌이 채 안 된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되었다. 경찰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뒤 옥상에 올라가 투신한 것으로 추정했다. 혼자 뛰어내리지 않고, 의사 표현도 못 하는 아기를 안고 몸을 던졌다. 극단적 ‘선택’이라기보다는 아기 살해행위였다. 경기도 평택에선 30대 여성이 일곱 살 아들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는데, 여성의 시신 옆에 ‘아들도 같이 데려간다’라는 메모가 놓여 있었다. 그는 아들을 데려간 게 아니라 죽인 것이다.

엄마가 자식의 생명을 주장할 권리 따위는 이 세상에 없다.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믿고 의지했을 이에게 영문도 모른 채 인생의 모든 기회를 박탈당하며 잔혹한 최후를 맞이했다. ‘동반자살’ ‘자녀 살해 후 자살’은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아동학대’이다. 그것이 ‘아이를 위하는 길’이라는 그릇된 인식, ‘내가 없으면 아이가 보살핌을 받지 못해 더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사회안전망에 대한 불신과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처럼 여기는 잘못된 관념에서다.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께 데려와 쓰다듬어 주기를 바랐을 때, 제자들이 그들을 막아서고 꾸짖었다. 제자들이 보기에는 아이들을 쓰다듬는 것은 시급한 일도 아니고 중요한 일도 아니었다. 이것을 보신 예수께서는 "어린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허락하고, 막지 말아라. 하나님 나라는 이런 사람들의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거기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어린이들을 껴안으시고, 그들에게 손을 얹어서 축복해 주셨다.(막 10:13-16) 어린이는 하나님 나라의 표징이다. ‘어린이’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천진난만(天眞爛漫), 경탄, 호기심이다. 그들은 근엄하지 않고 젠체하지도 않는다. 지켜야 할 자기가 없다. 그래서 늘 '지금 여기'의 삶에 충실히 산다.

부드러움은 생명의 징조이고 경직됨은 죽음의 징조이다. 우리는 '어린이'를 잃어버린 채 지켜야 할 것이 너무 많기에 삶이 무거운 것이다. 늘 자기 확신에 가득 차, 남의 말에 귀 기울일 생각도, 배울 것도 없고 가르칠 것만 있는 사람들로 하나님 나라에서 먼 사람들이다. 그래서 ‘천국은 어린아이들의 것’이라고 말씀하셨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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