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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평론 / 정재우 목사진정한 권위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3.03.15 20:00
  • 호수 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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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목사(평택성결교회 원로, 가족행복학교 대표)

우리는 지금 사순절 기간을 보내고 있다.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를 묵상하며 그 의미 찾기와 삶의 실천을 고민할 때이다. 교회 안에 십자가의 능력이 살아 있는지, 제자의 삶이 예수님 고난의 남은 분량을 채워나가는 삶인지 돌아볼 때이다. 이런 시기에 한국 사회와 종교계의 위상을 흔드는 충격적인 보도를 접했다.

사이비종교집단의 실체를 고발한 넷플릭스의 K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에서 다룬 JMS(기독교복음선교회) 교주 정명석의 범죄 행각이 백일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다수의 여신도 성폭행과 해외도주, 10년 징역, 그 후 전자발찌 차고 복귀, 재구속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이를 증언하기 위해 홍콩에서 온 여성 메이플과 호주에서 온 에이미의 증언을 들으며 그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자신들이 속았다는 것과 다른 피해자가 더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공개 증언하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이번 사건을 대하면서 고민해보았다. 어떻게 이런 사이비종교집단에 사람들은 빠지게 되는지, 단지 기독교라는 이름을 내건 거짓된 교리로 현혹하는 마수에 걸려드는지, 특히 젊은 엘리트들이 빠져드는지 궁금해졌다. 1980년대 정치적 상황이 혼란하고 대학가에 시위가 난무하던 틈을 타 대학 동아리 활동으로 위장해 들어가 숱한 학생들을 끌어들였다. 

기독교사이비종교집단을 신학계에선 신흥종교 현상이라고 한다. 왜 이런 신흥종교가 일어나 비상식적이고 비도덕적인 행태를 자행하고 있을까? 이들은 정상적인 기독교 종교단체가 아니다. 모든 기독교 이단들의 특징처럼 교주가 있고, 기업과 같이 이윤을 추구하는 경제활동을 한다. 교주는 독재자처럼 군림해 권위를 가지고 자기 뜻대로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한다. 과연 그 권위가 정당한 것인가? 어떻게 그런 권위 앞에 추종자들은 굴종하는 것일까?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기 전 예루살렘을 방문해 한 주간동안 사역을 하셨다. 이 때에 예루살렘 기득권에 속하는 종교지도자들과 논쟁이 있었다. 백성들로부터 존경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비난의 대상이었던 대제사장과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을 찾아야 질문을 던졌다. 자신들의 권위가 떨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불안과 조바심에 눌린 나머지 예수님을 사회적으로 매장시켜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당신이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는지 이 권위를 준 이가 누구인지 우리에게 말하라”(눅20:2) 성경은 창조주와 구원자, 심판자가 되시는 하나님이 최종적인 권위를 가지신 분이라고 한다. 이 절대 권위를 가지고 권능을 행하신다. 또 제사장, 예언자, 왕들에게 권위를 부여하여 자신이 맡긴 메시지를 전하거나 하나님의 법을 가르치고 다스리는 일을 하게 하신다. 그런데 너는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그들은 은근히 자신들이 던진 질문에 예수가 걸려들기를 기대했다. 나름으로 어떤 대답을 하더라고 예수를 범법자로 만들어 죽이려고 했다. 만일 하나님으로부터 권위를 부여받았다고 하면 신성모독죄로 걸었을 것이고 자발적으로 이 일을 한다고 하면 군중을 선동한 사상범으로 몰아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예수는 대답이 아닌 권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요한의 세례가 하늘로부터냐 사람으로부터냐?” 그들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어디로부터인지 알지 못하노라” 그들은 당시 광야의 예언자였던 세례요한을 몰랐거나 그 권위를 모르지 않았다. 왕의 패역과 지도자들의 부패를 하나님의 소리로 두려움 없이 외치다 순교한 그를 모를 리가 없었다. 특히 하늘로부터 주어진 너무도 자명한 그 권위를.

“나도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는지 말하지 않겠다.” 자가당착에 빠진 그들은 예수님의 대답에 어떤 대꾸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를 벗어나고 말았다. 공관복음서 저자들이 모두 전하는 이 기사의 의도가 무엇일까? 위기를 지혜롭게 빠져나가는 모면술을 보여주려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진정한 권위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당시 종교지도자들의 위선과 패악(마 23:1-36)을 신랄하게 지적하셨던 예수님은 같은 맥락으로 그들이 말하는 권위가 아닌 진정한 권위를 말씀하셨다. 세례요한 그 이상의 권위를 암시하셨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동일한 권위를 가지신 분이다. 그러나 죄를 지닌 인간의 몸으로 오시고 영생의 길을 보여주시고 가르치시고 질병과 악령으로부터 죄인들을 해방시켜 주셨다. 필경은 십자가를 지셨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셨고, 심판주로 다시 온다고 했다. 이보다 더 큰 권위가 어디에 있겠는가? 

진정한 권위는 하나님이 인간이 되신 겸손함과 섬김에 있다. 이보다 더한 권위를 알지 못한다. 그런데 그 권위를 위임받은 자칭 지도자들과 사이비종교집단의 괴수들의 행함에서 이런 겸손함과 섬김을 볼 수 있는가? 또 오늘 교회 지도자들과 성도들에게 이런 겸손과 섬김이 있는가?

사이비가 난무하는 것은 진품에 문제가 있을 때라고 본다. 교회가 본질을 잃어갈 때, 제자들이 위임받은 진정한 권위를 잃어갈 때 세상은 혼란에 빠진다. 이러한 연유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며 자성하자. 정치적 사회적으로 불법과 패역한 일들이 일어나고 반문화적이며 비인간적인 사건들이 자주 발생하는 시기에 사이비가 틈새를 노리고 스며든다. 진정한 권위를 소중히 여기자. 스스로 권위를 추락시키지 말자. 위임받은 권위를 인정받는 그리스도인이 되자.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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