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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물단물>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2.09.17 09:57
  • 호수 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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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는 조금씩 엇갈리기는 하지만, 고 한경직 목사님을 한국 개신교계의 큰 어른으로 말한다. 1973년, 영락교회 담임목사직에서 은퇴한 뒤, 남한산성 18평 조그만 주택에서 사셨다. 정초에 교계의 목사들이 세배하러 한경직 목사님이 살고 계신 ‘한경직 우거처’를 찾았다. 세배 후에, 아무 말씀도 하지 않고 계신 한 목사님께 “좋은 말씀 한마디 해주세요.” 청하자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고 나서 이윽고 이렇게 말씀하셨단다. “목사님들, 예수 잘 믿으세요.” 함께 간 목사들이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름대로 목회에 성공(?)하고 교단의 지도자들인데, 그들에게 하신 황당한(?) 말씀에 모두 당황했지만, 한편으론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믿음 없는 목사, 자기가 설교한 말씀대로 살지 못하는 목사들’에게 보란 듯이, 기독공보 8월 27일 자 5면 하단에 실린 ‘담임목사 청빙’ 광고가 큰 충격이었다. 1952년에 창립한 대한예수교장로회 ㄷㅅ교회는 현 위임목사가 정년퇴임함으로 “예수 잘 믿는 담임목사님을 청빙하고자 한다”면서 지원자격을 열거하기 전에 “ㄷㅅ교회가 바라는 목회자 상”을 이렇게 말한다. “선한 목자 되신 예수님처럼 섬김의 리더십으로 성도들을 진심으로 돌보며 확고한 선교의 비전을 가지고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에 전념하며 영성과 인성과 지성을 겸비하고 설교역량이 탁월한 자, “설교 말씀대로 실천하므로 성도들이 안심하고(행 27:36) 믿고 따를 수 있는 목회자” 과연 이런 자격을 갖춘 목회자가 지상에 있을까?...아마도 구하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사람됨을 익히 아는, 어렸을 때부터 보아왔던 담임목사의 아들을 선호(?)하는지도 모르겠다. 

“2021년 청빙 가능....누구도 이의 제기할 수 없다.” 격론 끝에 ㅁㅅ교회의 기묘한 부자세습은 사실상 이렇게 허용됐다. “성경을 보니까 하나님과 예수님이 승계했다”, “특혜가 아니라 십자가를 진 것이다” 이 말은 그 교회 주일예배 중 나온 얘기라고 한다.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강력한 단서조항까지 달아놓고 말이다. 누군가의 우려처럼 한국교회가 사회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상황으로 반전된 현실 아닌가. 법은 지키되 교회는 살리겠다고 했던 그들의 신앙이란 과연 누구를 향한 것이었을까. “성경을 잘 알지 못해도, 아니 배우지 않았어도 ‘예수 믿으세요.’라는 말이 가진 의미는 모두가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한 어느 앵커의 말은 한국교회를 내리치는 무서운 채찍이었다.&#160;“...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사람에게도 칭찬받고 싶은 것”(롬 14:18)이 지나친 욕심일까. 어르신 말씀이 생각난다. “목사님들, 예수 잘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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