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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풀어 쓴 문준경(25)임자도에 첫발을 내딛다.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19.06.19 16:30
  • 호수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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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영 목사문준경 전도사 문중 4대손,서울시지방 제일교회 담임

“아이고 근택 어르신 부인되시네요. 몰라 뵈어서 죄송합니다!” 바다를 건너는 동안 함께 배를 타고 있던 이들이 모여들었다. “아이고 아주머니, 그러면 제가 질부(조카며느리)정도 되겠는데요. 정태선씨 아시지요? 이 양반이 제 남편입니다.” “뭐라구요? 태선 조카댁이라고요?” “예! 제가 태선씨의 아내이네요. 이렇게 반가울 수가요! 그래 집에 다녀가시려고요. 저도 진리에 살아요. 잘 되었네요. 숙모(보통 시골 사람들은 항렬이 하나 더 높으면 숙모라 부르기에 십상이었다.)님이 근택 어르신 댁에 기거하기가 좀 거시기 하시면 우리 집으로 오셔요.” 사실 태선 씨의 부인도 자녀를 낳지 못했다. 둘째 부인을 얻게 한 후 따로 살고 있어서인지 동병상련이 크게 느껴졌을 것이다. 하나님의 섭리였을까? 이렇게까지 하셔서 거처를 해결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는 정확무오하시고 오묘할 뿐이다. 
“숙모님! 진리는 선착장에서 내려 집까지는 좀 걸어야 합니다. 마을에 도착하면 왼편 언덕 위로 큰 당산나무가 보일거구요. 그 나무 너머로 문심이 집이 있어요.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문심이란 말에 준경은 가슴이 뛰었다. 그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던가? 숙영이도 태휴도 제법 커 있을 것이다. 아이들 소식에 준경의 마음이 더욱 설레었다. 마을 왼편으로 커다란 당산나무가 보였다. 그곳을 향하는데 자꾸만 왼편 언덕 베기가 눈에 들어온다. “주님, 왜 자꾸 저 언덕이 눈을 들어옵니까?” 준경은 물음을 되뇌이며 당산나무 아래를 지나갔다. 한 낮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점심을 먹을 양 모여 있었다. 웬 외간 여인이 걸어오는 모습을 보며 휘둥글해진 이들의 눈길을 타고 언덕에 올라서니 남편의 집이었다. 함께 걷는 이가 있어서 그랬는지 마을사람들은 경계를 풀고 안부를 물어 주었다. 근택 어르신의 부인이라는 말에 마을 사람들이 일어나 인사를 했다. 당시로써는 본부인이 집을 찾는 것이 당연한 일 중의 하나였기에 그리 어색한 일도 아니었다.
멀리서 눈에 넣어도 안 아플 11살 문심이가 깜짝 놀란 눈으로 큰어머니하고 달려 나오는 것이다. 둘째 숙영이와 셋째 태휴도 뒤를 따르며 큰어머니를 부른다. “아이고, 내 새끼들, 그래 잘 있었니? 큰엄마 많이 보고 싶었지?” 경성성서학원에서 공부하겠다고 목포 북교동 집에서 남편을 만날 때 한창 재롱을 피우던 문심이, 그러니까 서울로 상경한 후 청강생에서 원입생으로 탈바꿈하는 2년여의 세월이 흘러 있었다. 그랬다. 2년 전, 목포에서 큰어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가 함께 둘러앉은 모습을 비록 9살 어린 나이었지만 잊을 수가 없었다. “문심아버지! 제가 목포교회에서 신앙 생활하다 보니 이제는 또 다른 인생의 낙을 찾은 듯 기쁨이 있게 되었어요. 모두 하나님의 은혜이지요. 이제 제가 좀 더 이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하려는 마음을 먹고 경성에 올라가 공부를 좀 하려고 해요. 그래도 문심 아버지에게 허락을 받아야 할 것 같아서 말이에요.”  “형님! 경성까지 어떻게 가시려고요? 괜찮으시겠어요?” 동생 같은 둘째 부인 소복진은 염려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자네 마음도 내가 아네만 이제 아이들도 이렇게 커가고 자네가 잘 해주고 문심 아버지도 염려 없이 일하시니 나도 이제 좀 더 다른 인생의 길을 펼쳐보고도 싶네!” 남편 정근택이 말을 꺼냈다. “부인! 내 항상 부인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소. 나와 집안을 생각하는 당신의 그 한결같은 마음이 그저 고맙고 감사할 뿐이요. 이제 부인도 해보고 싶은 일이 생겼다니 얼마나 고맙소. 내가 힘껏 도와줄테니 부인의 뜻대로 해 보시오.” 이렇게 이야기 하시는 아버지의 말을 문심은 잊지를 못한다고 전했다. 그렇다! 이렇게 하나님은 문준경을 이끄셨다. 그리고 오늘 남편이 있는 임자로 발걸음을 인도하셨다. 이곳 임자도는 어떤 땅일까? 복음을 위해 이미 기경해 놓으신 토양이 눈에 들어온다. 그 토양 위에 꽃 피울 문준경의 사역이 그저 빨리 보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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