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신웅 목사(십정동교회 부목사)는 선천성 장애인으로 지체장애 1급이다. 병명은 척수성 근위축증으로 온몸의 근육이 서서히 굳어 끝내 폐와 심장까지 마비되어 가는 병이다. 척수의 운동 신경 흐름이 약해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 김 목사 의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손가락 두 개 정도이다. 그것도 겨우 꼼지락거리는 수준이다. 하지만 그는 불행하지 않다고 한다. 하나님이 세우신 계획을 알게 되었고 기쁨으로 그분의 계획을 하나씩 성취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휠체어를 타고서야 세상과 만날 수 있다. 그런 그가 집회자로서 하나님의 스피커가 되어 그분의 계획과 메시지를 전하려는 뜻을 세우고, 전국의 교회에 본인이 살아온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을 전해왔다. 십정동교회 부목사로 청년사역과 찬양단 지도로 바쁜 그를 자택에서 만났다. 미소 띤 김 목사의 얼굴은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그는 사람들이 장애인이라 힘들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사람들에겐 운명처럼 각자 다른 조건이 주어진다고 생각해요. 제겐 장애가 주어졌을 뿐이에요.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든 극복할 수 있어요. 제게 있어 장애는 ‘자유로움을 방해하는 불편함’ 정도예요.” 김 목사가 자신의 장애를 받아드리고 자유로워지기 까진 많은 눈물과 기도가 있었다. 주님을 만나 김 목사를 향한 그분의 뜻을 알게 되기 전까지 김 목사도 주님 향한 회의와 원망으로 가득했다.
2011년 김 목사는 여느날처럼 묵상하던 중 ‘실수가 없으신 하나님께서 나에게 장애를 주시고 장애 있는 나를 목회자로 사역하게 하신 것에는 분명한 뜻이 있다’는 분명한 응답을 받았다. 김 목사는 “그 순간 원망이 감사로 죽음이 생명으로 변하는 경험을 했어요. 그리고 내 삶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사역이 기쁨으로 다가왔고 삶이 행복으로 가득하게 되었죠.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야겠다는 소명을 갖게 되었습니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한 것은 부모님의 헌신과 십정동교회 담임 정명근 목사의 사랑이라고 고백한다. 어머니 김순화 권사와 김명재 장로는 김 목사가 초등학생 때부터 대학원 공부할 때까지 손과 발이 되어 매일 김 목사와 동행한 것은 물론 매일 눈물의 기도를 드렸다. 정명근 목사는 어릴 때부터 김신웅 목사를 아들처럼 돌보며 목회자로 인도한 신앙의 아버지이다. 김신웅 목사는 “제가 목회자가 되었을 때 누구보다 좋아한 분이 정명근 목사님이세요. 또 한분의 아버지시죠. 교회는 힘들고 지친 마음을 다독여 주었고, 절망스러운 상황에서 믿고 의지할 대상이었어요”라며 “우리 가족은 마음의 상처를 교회 안에서 치료할 수 있었어요. 정 목사님은 제가 집회자로서의 활동을 결심할 때 응원해주시고 많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제 목회의 롤 모델이며 제게 매우 귀한 분입니다”고 정 목사를 소개했다.
오체불만족으로 유명한 오토다케와 몇 년 전 방한해 큰 감동을 준 닉 부이치치는 우리에게 고난의 의미와 희망의 뿌리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오토다케와 닉 부이치치는 닮은 점이 많다. 두 사람 모두는 자신과 세상에 대해 긍정적이며 친절하고 늘 웃는 표정으로 보는 이들도 행복하게 한다. 그 영향으로 두 사람 주위엔 늘 사람이 많다. 김신웅 목사도 두 사람 못지않다. 불편함 가운데에서도 늘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사역을 감당하고 있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늘 친절하다. 그래서 김 목사 주변에는 늘 사람이 따른다. 주변 사람들은 김 목사로부터 긍정의 에너지와 희망의 이유를 공급받는다.
김 목사는 “하나님께서 제게 ‘기회를 주겠다. 너를 다시 태어나게 한 이유를 찾아보고 깨우치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집회자로서 내가 이 땅에 온 이유와 저를 통해 주님이 하시고 싶은 말씀이 무엇인지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어요. 그 안에서 각자 가지고 있는 불만과 고난의 이유를 찾고 동시에 자신의 삶을 긍정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 이야기를 듣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 연락주세요. 손발은 자유롭지 않지만 누구보다 빨리 달려가겠습니다”고 전국교회의 관심을 요청했다.
기독교헤럴드 admin@evanholy.co.kr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희환 목사의 목회에세이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