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하남사업본부는 지난 11월 17일 오후 2시 30분경, 경기도 하남시 선동 김금란 부위원장(전국철거민협의회 하남미사이주대책위원회, 하남YMCA 이사) 집을 강제철거 했다. 당시 이 집에는 전철협 회원 1명과 집 주인인 김금란 씨 등 2명이 집을 지키고 있었는데, 하남경찰서 관계자들의 지휘 하에 경찰 버스 5대 병력이 동원됐고, 철거 용역 100여명과 LH공사 관계자 등 수백명이 동원되어 두 사람을 끌어내고 강제철거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항의하던 집 주인 김금란 씨가 쇼크로 쓰러져 119구급대로 후송돼 병원으로 옮겨졌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전철협 회원들이 철거 용역 및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전쟁터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철거를 당한 김금란 씨는 “경찰들과 철거용역, 그리고 정보과 형사들 및 LH 직원 등 수백명이 철거 현장에서 우글거렸고, 나는 철거용역들에게 둘러싸여 꼼짝 못하는 상태에서 몸싸움을 하다가 119구급대에 실려 갔다”며 “순식간에 집 철거가 돼 임시로 LH주차장 옆 컨테이너로 거처를 옮겨 숙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LH관계자는 “동절기 강제철거는 국민여론상 부담이 따르는 일이므로 어쩔 수 없이 11월 30일 이전에 강제철거를 단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강제철거가 끝난 후 전철협 하남미사대책위 회원들이 LH하남사업본부 로비로 몰려가 점거농성을 벌였으나 “연행하겠다”는 경찰의 경고에 밀려 밖으로 퇴거 당했다.
현재는 지난해 강제철거당한 이준봉, 이구선, 양금순 씨와 이번에 철거 당한 김금란 씨 등이 LH하남사업본부 주차장 옆에 있는 컨테이너에서 숙식을 함께 하고 있다. 그리고 LH하남사업본부에 전기 공급 요청을 하였으나 거부당하여 전기가 없는 상태에서 추운 겨울철을 어떻게 지낼 것인지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이들 하남 미시신도시 지역 철거민들은 지난해 12월에 갑자기 동계 철거를 당한 후 1년째 이주대책과 생계대책 수립을 요구하며 집회와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이준봉 위원장(하남미사 이주대책위원회)은 “멀쩡한 미사지구 기존 입주 업체들이 턱없이 부족한 LH의 보상가로 말미암아 일터를 잃어 버리게 됐고, 대지를 잃어 버려 담보물이 없어져서 대출도 받지 못해 사업이 망한 상태”라면서 “개발지역 특별법으로 말미암아 건실한 회사들이 망하게 됐다”고 전했다.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철거민들에 대한 이주대책과 생계대책이 마련되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양진우 기자> @jwyang38

기독교헤럴드  admin@evanholy.co.kr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