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택회 목사

“오늘날 복지가 정치논리에 의해 오염되는 측면이 있어 매우 안타깝다. 사회복지를 향한 교회의 본질적인 고민과 접근이 필요하다. 사회복지는 교회의 비본질적 사역이 아닌 본질적인 사역이다. 예수님의 사역을 보면 알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병든 자, 가난한 자, 소외된 자들과 함께 하셨고 친구가 되셨으며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셨다. 예전에 비해 교회의 섬김 사역이 위축되었는데 좀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20년 전 점촌교회 6대 담임목사로 부임해 지금껏 사랑과 헌신으로 섬겨오고 있는 구택회 목사는 교회와 사회 중간지점에 ‘복지’가 있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해병대 부사관으로 월남전 참전 중 하나님을 만나 늦은 나이에 신학공부를 시작한 구택회 목사가 애초부터 교회와 사회복지의 관계에 대해 고민했던 것은 아니다. 구 목사의 복지를 향한 열정과 참여의 시작은 점촌교회에 부임한 이후부터이다. 그것은 점촌교회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에 있다.
점촌교회는 황성주 목사의 동생인 황용석 장로가 설립했다. 황 장로는 한국전쟁 후 버려진 아이들을 보고 마음 아파 하천부지에 천막을 치고 그들과 함께 생활했다. 당시 황 장로에게는 8남매가 있었는데 고아원을 설립한 후에는 자녀들과 고아들을 구분하지 않고 함께 생활할 정도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고 원칙에 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망애육원을 설립해 운영하던 황 장로가 ‘아이들을 신앙으로 키우는 것이 건강한 사회 일원이 되고 하나님 백성 되는 길이다’는 생각으로 애육원 옆에 세운 교회가 점촌교회로 올해 설립 55주년을 맞았다.
지난 2001년 84세로 소천한 황 장로는 문경시 뿐 아니라 경상북도 전역에 신앙과 섬김의 모범으로 큰 칭송을 받은 교단의 자랑스러운 장로이다. 생전 유산을 물려주겠다고 8남매를 불러 ‘너희에게 줄 유산은 성경구절이다.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며 성경 한 권씩을 주었다는 이야기는 큰 감동으로 남는다. 지금은 선친의 뜻을 이어 황영숙 권사가 애육원을 이끌어 가고 있다.
점촌교회에는 신망애육원 원생들과 관계자들이 신자의 70%를 차지한다. 구택회 목사 목회의 많은 부분은 아이들을 말씀으로 품고 말씀 안으로 이끄는 것이다. 구 목사는 아이들을 좀 더 체계적으로 돌보겠다는 마음으로 사회복지 관련 공부를 시작해 경북대학교, 건국대학교 대학원 등에서 공부하고 지금은 대구한의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구 목사는 “나름대로 복지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목회에 접목시켜보려고 애쓰고 있다. 주님의 은혜로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했다.
구 목사는 상처 받고 외로운 아이들이 신앙 안에서 온전히 성장해 건강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라고 생각하며 아이들에게 영육의 성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정기적으로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해 온 것은 물론, 아이들의 영적성장을 위한 부흥회를 빼먹지 않고 1년에 2회 씩 드리고 있다. 또한 교회 공예배와는 별도로 정기적으로 애육원을 방문해 예배를 드리며 애육원 직원을 위한 수련회 및 세미나 등을 진행해왔다.
이러한 구 목사의 노력은 열매를 맺어, 아이들은 말씀 안에서 밝고 올곧게 자랄 수 있었다. 늘 구김살 없이 밝고 성실하며 친절하다. 신앙에 있어도 뜨거움이 있어 말씀공부와 기도에 열심이다. 점촌교회에는 예배실에 아이들 잠자리가 있다. 아이들이 새벽까지 철야기도 하고 잠시 눈을 붙인 후 학교에 가라는 교회의 배려이다. 최근에는 해외선교사를 꿈꾸고 있는 학생들이 있어 교회에서 지원과 후원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 목사는 “우리 아이들이 신앙 안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늘 표정이 밝고 자신감이 넘친다. 고 황 장로님과 황 권사님께서 신앙적 성장을 위해 애쓴 결과라 생각한다”고 아이들을 소개했다.
구 목사는 교회의 태생적 특성상 사회를 향한 교회의 활동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음에 안타까워한다. 그래서 그동안 개인 자격으로 문경시 지역사회를 위한 섬김에 많은 노력을 했다. 영어학교를 세워 지역 어려운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으며, 해병대 전우회 회장, 기아대책 이사장, 와이엠시에이 이사장, 문경시기독교연합회장 등으로 문경시 대소사에 여러 모양으로 참여해 봉사하고 섬겨왔다. 하지만 구 목사는 이제 점촌교회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 목사는 “교회가 좀 더 성장해 애육원에 더 많은 도움이 되고 지역을 섬기는 방향으로 역량을 키워갔으면 좋겠다. 우리 교회가 사랑을 전하고 섬기며 봉사하는 교회의 모범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점촌교회는 모으기만 하는 교회가 아니라 나누고 세우는 교회이다. 실제로 2001년 40명의 성도를 떼어 영신교회를 분립개척했다. 물질과 사랑이 들어오면 이웃과 나누어 그 기쁨의 크기를 몇 배로 키워온 것이 점촌교회의 역사이다. 교회와 사회가 점점 멀어지고 있어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이때, 점촌교회는 사랑과 섬김이 교회와 사회 사이의 간격을 좁힐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박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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