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설날연휴가 1월 30일부터 4일간 이어진다. 오랜만에 찾아온 긴 연휴를 통해 기독인들은 가정과 교회에서 쉼과 봉사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설날은 떨어져 생활하고 있는 친지와 가족들을 만나 안부를 확인하고 한해의 덕담을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지만 일부 기독인들에게는 제사와 관련한 갈등과 고민으로 부담스러운 시간이기도 하다.

조상을 숭배하는 의례는 한국 전통문화의 중요한 일부다. 하지만 ‘내가 믿는 신앙과 배치된다’는 이유를 들어 제사를 거부하는 신자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갈등은 가정파탄이나 사회적 갈등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2011년 1월 서울가정법원은 종교적 문제로 제사를 거부한 것은 이혼의 사유가 된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명절마다 반복되는 제사와 관련한 갈등에 대해 우리 기독인들은 어떤 자세로 대처해야 가족 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신앙의 원칙을 지킬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제사 문제와 관련, 한국교회가 타종교 혹은 사회문화와의 ‘대결적 양상’에서 벗어나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행히 전 가족이 주님을 영접한다면 추도예배 등의 형식으로 설날을 맞으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제사에 참여해 절하기 전 부드럽고 예의 바른 말투로 ‘저는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절하기보다는 추모하며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이해 부탁드립니다’라고 분명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갈등을 일으키는 큰 부분 중 하나가 감정 섞인 말투임으로 최대한 예의를 갖추되 분명한 소신을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신자 친척들을 만나기 전 미리 상황을 대비에 기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좋은 태도로 대한다면 제사의 자리는 복음을 그들에게 몸소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제사를 둘러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절은 못하지만 음식준비 등에 열심히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은 권리 주장만 하고 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사람들을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 비록 전체 가족들의 전반적 예법을 따르지 않아 명절 분위기를 잠시 어색하게 만들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어색함을 없엔다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음으로 제사제도의 형식을 점진적으로 추도예배의 형식으로 바꾸어 가는 것이다. 수백 년간 이어져 오는 우리 전래의 제사제도는 경제비용이 만만치 않게 소요되고 여성에게 과도한 노동이 집중되는 등의 문제가 있다. 남성들에게는 즐거운 명절이 여성들에게는 중노동이 되는 현실은 사회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남성들에 의해 애써 외면당하고 있는 불편한 진실이다. 하나님께서 이런 불균형을 기뻐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남성들만의 명절 또는 어린아이들만의 명절이 아니라 모두가 다 같이 즐기는 명절로 보낼 수는 없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명절에 발생하는 노동문제를 여성과 남성이 함께 지는 것부터 실천해야 하겠지만, 노동의 양을 줄이고 가족이 다 같이 모여 충분히 대화하며 즐길 수 있는 명절로 분위기를 바꾸어갈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착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점차적으로 제사제도의 형식을 추도예배의 방식으로 바꾸어 가는 것도 필요하다.

매년 명절마다 발생하는 예식관련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한국교회의 토착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교회는 이제라도 신도들이 각종 명절 예식 때 부담이나 갈등을 겪지 않도록 사회와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올바른 지침을 마련하는 작업이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독교헤럴드  admin@evanholy.co.kr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