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교회 목회자들이 세금을 내면 중소형교회 목회자
들은 과세대상이 아닌 복지대상 될 수 있다는 장점 있어

지난달 초 2015년부터 종교인에게 세금을 부과하기로 한 세법개정안이 발표되자 개신교에 때 아닌 논란이 일면서 세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목회자(목사)들의 세금 납부에 찬성해왔던 일부 목사들은 교회가 사회의 모범이 되기 위해서는 당연한 처사라고 환영하는 반면 반대하는 목사들은 ‘목회자’를 단순 ‘근로자’ 로 규정짓고 근로소득세를 내는 것에 대해서는 심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근로소득세’가 교계의 반대에 부딪쳐 ’기타소득‘으로 항목이 바뀌기는 했지만 반대자들은 더 큰 것을 생각해야 한다. 흔히 정규 급여외의 수입이다. 불규칙한 소득으로 밥값, 책값. 아니면 요즘 말썽이 많은 비자금이나 비상금, 세법상으로 모두가 기타소득이다. 말 그대로 주 수입 외에 부수입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 기타소득을 주 수입으로 삼는 직업이 나오게 된 것이다. 바로 개신교 목회자들이다. 이제 국회에서 통과되면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5년부터 적용된다. 이를 두고 정부는 과거 정부가 손도대지 못한 일을 했다고 자화자찬하는 분위기다. 이에 앞서 1994년 천주교는 종단차원에서 소득세를 자진 납부해왔고 불교계 역시 종교인 과세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일부 교회이긴 하지만 세금을 자진 납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납세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소수라고 생각된다. 목사들 80~90%가 미자립교회로, 청빈한 생활을 하며 세금을 납부 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가 종교인은 속세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일하지 않으므로 일반 근로자와 다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도의 근로는 신성하고 목회자의 봉사는 특수하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 이 같은 의견에 정부가 한 발 밀려 종교인의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간주해 과세 할 모양이다.
당초 계획 한 근로세보다 훨씬 가벼운 세금을 내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목소리가 종교계에 일률적인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고소득자에 더 무거운 세금을 매기는 누진 과세에 어긋난다는 면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하나 지적하는 것은 전문적으로 신성한 종교 생활을 하고 받은 수입이 어떻게 해서 잡수입이 되고 부수입이 된다는 말인가. 한 마디 더 하자면 성직 활동역시 넓은 의미에서 보면 신성한 노동이 아닌가 한다. 그 대가로 받은 수입금이 생계의 원천이 되었다면 땀 흘려 번 근로소득에 가깝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극심한 세수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정부로서는 지금까지 과세의 사각지대였던 종교인에게도 세금을 부과해 부족한 세수를 채워야만 하는 상황이다. 특히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과세 원칙에 성역을 없애기 위한 것도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세금을 내지 않는 것에 대해 당연시 해온 경향이 있다. 이는 목회자들이 스스로 ‘근로자’ 가 아니라 ‘성직자’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던 것으로 풀이 된다. 그래서 이미 교인들이 세금을 낸 후 헌금한 돈으로 받는 사례비는 이중 과세라는 논리를 펴며 일부에서는 반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목회자들이 납세를 할 경우 한국교회는 ‘실’ 보다 ‘득’이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대형 교회의 목회자들이 과세대상이 되면 한국 교회 절반이 넘는 중소형교회의 목회자들은 과세대상이 아닌 복지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생활이 어려운 목회자들이 기초 수급을 신청하고 싶어도 대상에서 제외되어 생활고를 겪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다. 목회자들이 세금을 낸다는 것은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다 하는 것이다. 국가가 국민에게 요구하는 납세의 의무를 다하면서 그만큼 목회자들도 국민으로서 권리를 국가에게 요구할 수 있다는 말도 된다. 따라서 일부 목회자들은 ‘목회자의 사역은 근로가 아니다’는 생각에 대해 인식전환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납세에 거부감을 느끼는 목회자들은 목회를 일반 사업장에서의 근로와 동등하게 보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목회자들이 받는 사례비는 누가 뭐라 해도 ‘목회’라는 일에 대한 대가로 받는 보수임에는 틀림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제 정부가 목회자들에게 소득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선 이상 이를 인정하고 세금을 내면서 국민의 의무를 다하는 대신 지금까지 사회적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목회자들의 당연한 권리를 찾아내는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되는 때다. 불투명한 목회자들의 노후와 극심한 생활고에 허덕이는 목회자들에 대해 다른 국민들과 똑같이 국가가 책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끝으로 세금 안 내는 것을 무슨 특권처럼 주장한다면 그런 목회자들의 행태를 이 사회나 불신자들이 어떤 시각으로 볼 것인지를 한 번 쯤은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말로는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소명의식을 갖고 있는 목회자로서 바르게 가르치면서 세금 앞에서는 ‘성직’ 이라는 것을 내세우며 차별을 두려는 것이 과연 성직자로서 옳은 처사인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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