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단 한번의 기회… 개인주의는 주체성 상실

신촌 거리를 걷다 보면, 커피 한잔을 테이크 아웃(take out)하고 소곤거리며 이야기를 하고 거리를 걷는 젊은 이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파편화된 사회 구조에서 경쟁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저마다 각자의 삶에서 생존하는 모습들이 우리들의 옷깃을 더욱 치세우게 만든다. 오늘날은 더더욱 분자화된 사회에서 공동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함께 살아가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오히려 개인주의가 팽배하여 저마다 가치관이 대립되는 구조 속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하는 게 휠씬 정답에 가깝다. 이러한 개인주의 가치관이 만연한 구조 속에서 공동체와 ‘우리’라는 이름보다 개인과 나 자신을 앞세워서 사회 구성원이 되어 가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특히 한국 사회의 삼포(연애, 결혼, 출산)시대에 들어와 1인 가구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가정이라는 소중한 울타리가 붕괴되어 가는 것이 오늘날 현주소이다. 젊은이들의 꿈이 상실되어 가고 있고, 희망이라는 단어보다는 절망이라는 단어에 익숙해진 우리네 삶이 현실을 반영하듯 어두운 그림자가 밝은 빛을 밀어내고 있다.
얼마 전 한국에서《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M.Sandel) 교수는《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통해 요즘 같은 물질 만능주의 시대를 비판하고, 세상에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모든 것이 돈으로 거래 대상이 된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삶과 죽음이라는 형이상학적인 가치도 시장경제의 원리를 통해 생명이 끝나면 가족들이 보험금을 타는 형식으로 물질만능주의 시대를 비판하였다. 특히 이러한 황긍만능주의는 개인주의와 결합되어 경쟁출혈의 사회를 생산하게 했다. 이런 구조는 ‘우리’라는 공동체의식 보다 치열한 경쟁으로 1인이 살아남는 형식의 사회구조를 만들어 내었다. 

3%의 희망

이런 사회적 구조 속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황금만능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한 사회 구조 속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그건 서로를 믿는 신뢰와 희망의 불씨가 아닐까? 소금의 3퍼센트가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듯이,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3퍼센트의 고운 마음씨가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있을 지 모른다. 살다보면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오래 가지 않는다. 살다보면 일이 잘 풀릴 때가 있다. 이것 또한 오래 가지 않는다. 열광하는 삶보다 한결 같은 삶이 더 아름답다. 돕는다는 것이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라고 하고, 누군가 그랬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같이 가면 멀리 갈 수 있다고”...
삶이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단 한번의 여행이다. 그래서 삶은 소중하고, 이 삶의 공동체에서 삶을 영위하는 우리들 모두는 소중한 존재이다. 원자화된 구조 속에서 ‘우리’는 없어지고, ‘나’만 있는 구조 속에서 다시금 삶의 신비함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삶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삶에서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이 ‘더불어’ 함께 했을 때는 가능한 일들이 너무 많다. 무인도에 홀로 사는 사람에게는 타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사물이 타자(他者)로서만 존재할 뿐이다. 하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들은 나 자신이 주체이면서 동시에 타자가 된다. 이것이 함의하는 바는, 개인주의가 팽배한 나머지, 우리는 여전히 나는 주체로서만 살 수 없고, 주체로서 타자로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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