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은 목사(신곡교회)

100여년 전 한 사람의 결신이 13명의 목회자와 믿음의 가족 100명으로 꽃 피워
‘화양면의 성자’로 불린 부친 조갑현 목사의 유업을 이어 신곡리 주민 섬기는 목회

조대은 목사(신곡교회) 가정의 신앙은 증조부 조순환 집사로부터 시작된다. 지금으로부터 1백여 년 전 금강을 따라 오르내리던 미국 선교사를 만나 복음을 전해 듣고 예수님을 영접한 조순환 집사의 신앙은 이후 풍성하게 꽃을 피워 1백 년간 109명의 자손 중에 100명이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고, 13명의 목회자를 배출했다. 13명의 목회자 중에는 조대은 목사를 비롯해 조대은 목사의 부친 조갑현 목사와 교단 총무를 지낸 당숙 임철재 목사와독립문교회를 담임한 임형재 목사가 본 교단 소속 목회자이다.
조순환 집사는 충청남도 서천군에 자리한 송내교회가 설립될 때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20리가 넘는 산길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교회를 출석했던 굳은 믿음의 소유자였던 조 집사는 삼십이라는 젊은 나이로 소천할 때까지 그야 말로 죽기까지 충성·헌신을 실천한 인물이다. 조대은 목사는 증조부를 설명하며 “증조부께서는 믿음이 매우 단단한 분이셨다. 하실 일이 많이 있었는데 너무 일찍 돌아가시어 주변에서 매우 안타까워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더 오래 사셨다면 우리 가족이 더 큰 믿음의 가정이 될 수 있었을 터인데 아쉬운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조순환 집사의 믿음은 조대은 목사의 조부인 조병희 씨를 거쳐 조대은 목사의 부친 조갑현 목사에게 까지 전해졌다. 조갑현 목사는 부산 공병학교에서 군종 하사관으로 제대한 후 장로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했다. 청양 광대리장로교회, 예산 송림교회, 서천 활동교회를 설립한 조갑현 목사는 당시 유명한 부흥사이기도 했다. 평생 120회가 넘는 집회를 인도한 것으로 알려진 조갑현 목사는 귀신 쫓고 방언하는 성령운동이 장로교회 안에서는 제약이 많다고 판단, 서울신대를 졸업한 후 본 교단 목회자로 사역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조갑현 목사는 이후 서천 대하성결교회, 서천 비인선도교회, 서천 춘장대교회를 개척하였으며 서천 비인교회에서 목회하다 56세의 나이에 소천했다. 조갑현 목사의 서울신대 62회 동기로는 오준석 목사, 장길선 목사, 김공준 목사, 이종남 목사 등이 있다.
조대은 목사는 아버지 조갑현 목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먼저 조대은 목사는 조갑현 목사를 가난한 자와 병약한 자를 위해 일평생을 헌신한 목회자로 기억한다. 조갑현 목사는 ‘나는 못먹고 누리지 못해도 이웃과 나누고 이웃의 어려움에 함께 해야한다’는 신조로 지역민들의 어려움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조대은 목사는 “아버님이 서천군 화양면 대하교회에서 비인교회로 임지를 옮기실 때 화양면 면장 등이 찾아와 ‘성자가 떠나신다. 가시지 말라’고 울며 말리기도 하셨다” 면서 “아버님은 자기를 돌보지 않고 이웃을 위해 철저히 내어준 그런 의로운 분이셨다. 어머니께서 아이를 낳으셨을 때 동네 거지들이 찾아와 미역국을 끓여줄 정도였다고 한다. 지금도 서천군에서는 아버지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갑현 목사는 생전에 교회 주변에서 많은 돼지와 닭을 키웠다. 지역민들을 먹이기 위해서였다. 못살고 어려운 집안의 아이들을 유치원으로 불러 공부를 가르치기도 한 조갑현 목사는 서천군 일대는 물론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 군수표창과 함께 당시 박정희 대통령에게서 친서를 받기도 했다.
조대은 목사는 아버지 조갑현 목사를 영성이 충만한 부흥사로 기억한다. 조 목사는 “어릴 적 주변 목사님들께 아버지께서 성령은사를 자주 보여주신다는 말씀을 들었다. 실제로 아버지께서 산 기도를 다녀오신 후 여러 가지 신유은사와 기적은사를 행하시는 것을 목격했다. 하얀 두루마기를 입으시고 집회를 나가셨던 아버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항상 기도생활에 열심이셨고 성경을 옆에 끼고 사시는 태어나기를 목회자로 태어나신 분”이라고 설명했다.
조갑현 목사의 베푸는 신앙은 증조부 조순환 집사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생전에 조순환 집사는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지나치는 법이 없었으며, 가족들에게도 예수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러한 조 집사의 삶의 모습은 가족의 아름다운 유산이 되어 이후 자손들도 이웃과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조대은 목사는 “집안 어른들이나 사촌들이 목회하는 것을 지켜보면, 한분도 어김없이 이웃과 성도들에게 따뜻하고 하나라도 더 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본다. 그러한 모습을 보며 한 집안의 어른이 남기신 유산이 대를 이어 전해지는 것 같아, 숭고하다는 마음과 함께 깊은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조대은 목사는 2년 전 신곡교회로 임지를 옮겼다. 신곡교회는 차익환 원로목사 이전부터 지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형편을 살피고 섬기는 일에 열심을 기울이고 있는 교회로 칭찬이 자자했다. 지금은 신곡교회가 마을의 터줏대감이고 중심이 되어 교회가 없는 마을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고 한다. 조 목사는 “주님께서 뜻이 있어 나를 신곡교회로 보내신 것 같다. 주민들과 함께 하는 목회가 아버지께서 주신 유산이라 생각했는데, 오래전부터 신곡교회가 지역구제·선교에 열심이었다니 이렇게 궁합이 잘 맞을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주님이 주신 사명이라 생각하고 성도들과 마음을 합쳐 지역민들로부터 칭찬과 사랑을 받는 교회로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박덕환 기자〉

전명순 사모와 함께

 2년전 신곡교회로 부임한 조대은 목사는 신곡교회를 신곡리에 반드시 필요한 교회, 칭찬받는 교회로 만들어 가고 있다.

서울신대 학위수여식에서 조갑현 목사

생전 120회가 넘는 부흥회를 인도한 조갑현 목사

조갑현 목사와 젊은 시절 조대은 목사
비인교회 재임시 조갑현 목사(윗줄 오른쪽서 네 번째)가 성도들과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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