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선 교수
건국대 경영대학 겸임교수
경영 컨설턴트(경영학박사)

자기 자신의 정치생명이 끝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핵전쟁의 위기에서
냉철한 선택을 한 흐루시초프에게 이데올로기를 초월해 찬사 보내야

하나님의 창조질서는 인간에게 허락된 자유로 인하여 죄에 속한 자가되지 말도록 권면하고 계신다. 이는인간에게 부여된 자유와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본분(의무)을 망각한 채 자유분방하게 행하여질 경우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인간 스스로가 감당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것이 우리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를 때까지 안고 가야 할 짐인 동시에 삶,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우리의 삶 속에서, 0.9의 성공 확률이 있고, 0.1의 실패 확률이 있다고 가정할 때 만약 0.1의 실패 확률이 나타날 경우 그 삶 자체가 완전히 파괴 된다면 과연 그러한 삶의 과정을 우리는 택할 수 있을 것인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록 실제 확률이 작을지라도 삶 자체를 파괴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이러한 삶은 택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이처럼 선과 악의 양면성은 우리의 삶 여정 속에 늘 함께 하면서 우리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잠시 1960년대 최강국의 리더였던 두 사람의 안간적 고뇌를 살펴보자.

1961년 1월 20일, 미국에서 존 에프 케네디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전 세계는 미·소 양대국의 핵 대결로 긴장되어 있었다. 미·소 어느 나라도 전 인류를 파멸로 몰아넣을 수 있는 핵력(劾力)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 당시 소련의 최고통치권자는 흐루시초프였다. 이런 상황에서 1962년, 소련이 쿠바 섬에 핵미사일 기지를 만들고 있다는 정보가 미국에 알려지고, 드디어 케네디 대통령은 쿠바만 봉쇄명령을 내리고 전미국에 비상동원령을 내렸다. 당시에 예비역이던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총사령관에 임명되는 등, 미국이 할 수 있는 모든 임전태세를 다 취했다. 소련의 흐루시초프 수상도 이에 굽히지 않고 소련 함대를 쿠바로 항진 시켰다. 바야흐로 전세계는 미·소의 정면대결의 도화선이 이미 쿠바 만에서 불타고 있다는 긴장속에서 이목을 집중하고 있었다.

당시 미·소 어느 나라도 핵 보유력에 있어서나, 자유.공산 양대진영의 지도자적 역할에 있어서나 막상막하의 대등한 위치를 누리고 있었다. 당시 미·소가 정면 대결할 때 핵 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전 인류
를 공포 속에 몰아넣고 있었다. 이러한 숨가쁜 상황에서 소련의 흐루시초프 수상은 쿠바로 항진하고 있던 소련 함대에게 회군 명령을 내림으로써, 미·소의 핵대결은 미국의 승리로 끝나, 자유진영은 환성을 올렸고, 반면에 소련의 흐루시초프 수상은 스스로의 굴욕뿐만 아니라, 공산진영의 온갖 비난을 다 사게 되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흐루시초프의 정치 생명이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했듯이 그것이 비록 작은 확률을 가지고서라도 우리의 삶 혹은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경우에는 그것은 피해야 한다는 우리의 선한 이성에 비추어 볼 때, 흐루시초프의 회군명령은 온 인류를 위한 위대한 선택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 같다.
따라서 비록 작은 확율을 가지고서라도 우리의 삶 또는 생존 자체가 위기에 처할 수 밖에 없다는 명제가 전제 될 경우 자기를 희생하는 선택이 반드시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면에서 흐루시초프의 회군명령은 온 인류를 위한 위대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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