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는 하나님께 소명을 받은 자로서 하나님의 일을 하는 청지기다. 따라서 목회자는 교회를 개척하고, 교회를 자립시키며, 교회를 성장시켜야 할 숙제를 날마다 연구하며 풀어가는 자다. 지난 주에 이어 교회와 관련하여 목회자를 이해해 보자.
열둘째, 목회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며 설득하되 사람의 말을 수용하며 이해하는 자다. 목회자는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자다. 이 선포하는 말씀은 성경의 범주를 넘어서는 안 되는 규율이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말이나 의견이나 견해를 표출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선포된 말씀의 권위는 정확도에 달려있다. 조금도 가감이 없어야 한다. 가감이 있을 때 크게 두 가지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첫째는 권위가 상실되고, 둘째는 그릇된 가르침으로 왜곡된 내용을 전달받은 영혼은 심령에 치명적인 비진리를 심게 된다. 그러므로 선포는 말하는 태도나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용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말씀을 선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주님의 말씀을 전하여 받게 함으로 영혼과 육체가 생명을 얻고 더 풍성케 하려함이다. 그런데 보통 신앙인들이 선포된 모든 말씀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왜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는가? 그것은 바로 자신의 삶에 이미 고정관념화된 사고나 습관화된 행동양식이 가르침과 달라 충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또한 공감을 한다하더라도 가르침을 따르기에는 현실적으로 나 상황적으로 지나친 고난이나 손실이 수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선포는 가끔 설득의 옷을 입는다. 선포가 강한 느낌과 절대적 성격을 띠고 있다면 설득은 부드러운 느낌과 상대적 성격을 띠고 있는 듯 여겨진다. 하지만 그 느낌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다. 설득은 선포보다 더 많은 영혼을 진리 앞에서 긍정케 반응하도록 만든다.
동시에 목회는 일방통행이 아니다. 목회는 하나님과 사람을 사귀게 하는 것이요(요일1:3) 동시에 사람과 사람을 교제케 하는 것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사귐과 교제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창조적인 중재다. 이를 위해 성도의 말을 수용하고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과연 성도의 말 중 어떤 말을 수용하고 이해해야 하는가?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선행적 조건이 있다. 하나는, 먼저 성도를 성결도에 따라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성결도란 성경의 일치성과 언행의 일치성이다. 즉 성숙한 성도는 성경의 가르침과 가치관이 일치하고 동시에 가치관과 생활이 일치하는 자다. 이런 자들의 말은 교회를 세우는 동역자의 말임으로 많은 경우에 수용해야 한다. 반면 미숙한 성도는 성경의 가르침과 가치관이 일치하지 않고 세속적 가치관으로 교회를 혼란케 할 수 있으며 또한 성경의 가르침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 생활이 말씀과 불일치하는 자의 말은 수용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성숙한 성도나 미숙한 성도의 성결도에 따라 지혜롭게 수용하여 인도하고 또한 동역해야 한다. 수용의 한계에 부딪쳤을 때 미수용을 극복케 하는 것이 이해다. 성도의 말을 다 수용하지 못할 때 목회자에게는 미숙한 성도를 깊이 이해는 사랑이 필요하다. 이해는 사랑 없이 불가능하다. 이해는 받아들임이기보다는 인내함이요 더 온전한 곳으로 나아가길 소망하는 기다림이다. 그러기에 사랑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왜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왜 그런 습관을 갖고 있는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인내하면서 그 원인과 이유를 찾고 그의 입장에서 같이 서있어 주는 것이 이해인 것이다.

 잠실효성교회·교회개척훈련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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