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신형 목사) 회의실에서는 ‘제15대 대표회장 후보 기호추첨’을 실시했다. 그런데 축복 속에 치러져야 할 한국 교회 대표의 선출에 대하여 미리 우려가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연합단체 선거철만 되면 회장 선거의 뒷소문들이 무성했다. 금전 살포, 흑색 선전, 대표성의 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아 왔다. 이런 배경에는 회장직이 한국 교회를 섬기는 자리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입후보자들도 문제이지만, 선거 제도 자체도 문제이다. 몇 명 되지 않는 대의원들에게 몇 억을 단체에 기부하겠다는 공개 공약을 내세웠던 후보도 있었던 것처럼 이제 한국 교회는 ‘돈이면 다 된다’는 물신주의가 팽배해진 것이다. 하긴 분쟁 중인 초대형 ㄱ교회의 경우 은퇴하는 목사가 후임 목사에게 몇 억을 받았다고 폭로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을 정도면, 한국 교회 지도자들의 사고방식이 어디까지 왔는가를 알 수 있다.

이번 선거도 우려되는 점이 없지 않다. 한국기독언론협회에서 실시한 제7회 기독언론포럼때 박봉규(한기총 인권위원회 부위원장) 목사는 "몇년 전부터 금권선거와 지역주의 그리고 패거리 정치가 난무하는데도 선거관리자들은 불법선거에 대한 직무를 유기했다고 본다. 어떤 선거 관리자는 선거에서 돈의 위력을 공개석상에서 부추겼다고 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말하였다. 강춘오 목사(교회연합신문 발행인)는 "대표회장 선거의 불법성 문제는 아직도 한기총이 한국교회 연합기관으로서 그 대표성을 갖기에는 어딘가 어설프고 불안하다는 증거이다"라고 말하였다.

비단 한기총 뿐만 아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회장으로 선출된 김삼환 목사(명성교회)는 보수 집회 때의 발언 내용을 보면 NCC가 걸어 왔던 길과 무엇인가 어색한 전적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이제는 돈과 물량이면 무엇이든 된다. 돈과 물량의 힘으로 무엇이든 얻을 수 있는 교계가 되었다.

지난 11월 18일 여의도 CCMM빌딩 12층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신형 목사)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김삼환 목사)는 신임교단장과 총무 등이 모인 가운데 ‘2008 신임 교단장·단체장·총무 취임 축하예배’를 드렸다. 이젠 화려한 전등 밑에서 잔치를 벌이기 보다는 2000년 전 빈털터리의 모습으로 갈릴리 사람들에게 복음을 증거하시고 나귀 새끼를 타셨던 겸손한 지도자의 상을 본받아서 더 이상 세상 사람들이 “개독교”라고 말하지 않도록 대표회장 선거를 아름답게 치르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 의식있는 신앙인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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