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판이 기존의 패거리 정치를 마감하고 새로운 정치질서에 골몰하고 있는데 비하여 교회는 패거리 싸움이 한창이다. 마치 하나님도, 성경도 내동댕이 쳐버린 집단 같은 인상이다. 교회가 변화의 조짐이 전혀 보이지를 않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고 일면 두렵다. 하등종교 일수록 종교행위와 그 도구가 변화나 개선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기독교는 끊임없이 변화를 요한다. 바울은 교회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날마다 새로워지는 존재”(고후5:17) 라고 하였다. 가장 변화의 중심에 있어야 할 교회의 강단 오염이 너무 심각하다. 혹자는 하나님께서 한국교회 강단을 떠난 지가 오래라고 말한다. <평신도가 갈망하는 설교>의 저자 한세완 목사는 요즘 설교 현장의 분위기를 이렇게 적고 있다.
“숙여진 고개, 생기 잃은 눈빛, 기대 없는 자세, 억지로 하는 아멘, 시시껄렁한 우수개소리에 웃어주어야 하는 강단, 쏟아져 나오는 잡담, 질식할 것 같은 예배 분위기들이 오늘날 많은 성도들이 겪고 있는 감동이 사라진 강단 현장의 모습” 이라고 하였다.
설교와 교회 성장은 비례한다. 성장이란 숫자의 증가를 넘어 삶의 변화까지를 의미한다. 오늘날 교회 강단의 모습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 보다는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인간의 잡담이나 넋두리로 채워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객관적인 은혜 행위가 적은 개신교 예전(liturgy)에서 설교자의 위치란 전무후무 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설교자로서의 업무가 여간 과중한 것이 아니다. 합당한 설교자가 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효과적으로 잘 전달되기 위해서는 외적자질과 내적자질이 구비되어야 한다. 거부감이 없는 외모와 목소리, 음향 등이 외적인 것이라면 겸손, 온유, 사랑은 내적인 자질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같이 설교자가 쉽게 탄생하고 설교하기를 즐기는 시대는 일찍이 없었던 것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과는 점점 먼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는가? 설교자로 부름을 받는 것만큼 복 되고 보람 있는 일은 없다. 동시에 설교자의 책임만큼 무겁고 두려운 일 또한 없다. 설교에 프로가 있을 수 없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옳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설교란 그 시대와 상황에 따라 주시는 메시지가 다르기 때문에 프로가 있어서는 안 된다. 설교는 인간이 하는 것 같지만, 엄밀히 말하면 인간은 도구에 불과하다. 하나님께서 친히 설교자와 함께 하셔서 적절한 말씀을 준비하게 하시고 선포하도록 역사하신다. 설교는 교리의 나열이나, 지식 전달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임(臨)하시는 거룩한 역사다. 따라서 항상 성령님의 인도를 받아 두렵고 떨리는 심정으로 말씀을 선포해야한다.
설교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양식의 전달뿐만 아니라, 그 시대에 ‘창조적 소수자(creative minority)’로 살아가게 하는 방향제시의 차원이다. 40년을 넘게 설교를 해왔지만, 너무 경솔하게 설교에 임했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움을 느낄 때가 많다. 나에게 설교자의 직무(職務)는 여전히 ‘무거운 짐’이다. 신자들은 설교자에게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말씀을 귀하게 여기는 모습을 보기를 원한다. 즉 설교자가 하나님의 말씀과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가를 보기를 원한다.
설교는 ‘입으로 표현하는 것’과 ‘삶으로 하는 설교’가 있다. 설교의 두면 같으나 사실은 하나이다. 신자들은 설교자가 말씀과 얼마나 가까이 있는가를 느끼는 영적감각이 있다. ‘진정한 설교’는 먼저 ‘삶으로의 설교’가 전제 될 때 가능하다. 대부분 그렇지 못한 자들이 강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교회의 강단은 오염되고 위상이 추락된 것이다. 오늘 교회의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사람이 설교하기에 합당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신자들의 마음과 귀가 닫혀버린다. 설교자는 다른 사람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자이기에 앞서 설교자 자신이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고, 그의 말씀대로 사는 자라야 한다.
 “주를 향하여 손을 펴고, 내 영혼이 마른 땅같이 주를 사모하나이다(시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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