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호에서 탈북민들의 강제북송이야기를 통하여 절실하고도 당면한 통일에 대해 우리의 마음을 동하고 그들의 아픔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이번호에서는 국내에 살고 있는 2만 3천여 명의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물론 2만 3천여 명 모두의 삶을 저의 짧은 글로 다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얼마나 탈북민들이 이곳 대한민국에서 치열하게 ‘미래의 통일코리아’를 살아내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나눠보렵니다.
탈북민들의 이야기 - 내 형제의 아픔을 외면한 죄를 회개합니다.
지난 10월 초 35명의 강제북송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주간에 우리 탈북민들의 여러 이야기를 동시에 듣게 되었습니다. 그 주간 목요일부터 시작하여 연속 3일동안 듣게 된 소식들은 가히 우리 탈북민들의 현 주소를 알 수 있는 소식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목요일에 듣게 된 가슴 아픈 소식은 탈북민 출신의 한 자매가 뇌졸중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북에 계시는 어머니의 소식을 접하고 약 한첩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있는 어머니를 위해 평소에 다른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본적이 없지만 한 지인에게 ‘재정’을 위한 기도부탁을 하게 됐고 그 부탁을 받은 지인은 귀한 크리스천 예술가들과 마음을 모아 콘서트를 열게 된 소식이었습니다. 그 자매의 소식에 마음이 아팠고 또 귀한 마음을 모아 후원콘서트를 준비해준 남쪽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참 고맙고 감동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틀 뒤인 토요일, 어느 교회의 예배에 갔다가 자매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그 자매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아버지도 저의 탈북으로 인해 감옥에서 고생하시다 뇌졸중에 걸리셔서 약도 제대로 못 드셔보시고 결국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저는 또 가슴 아픈 다른 소식을 들었습니다.
올해 초에, 한국에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간암투병가운데 있던 한 형제님을 만났던 적이 있는데, 그 형제가 소천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형제님의 장례식장에서 또 다른 탈북민 형제가 교통사고로 그날 사망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또 다른 형제는 20대 나이에 가장이 되어 이제 태어난지 얼마 안 되는 아기의 분유값이라도 벌려고 출근하는 날도 아닌 일요일 아르바이트를 나갔다 대형사고를 당해 2차 수술까지 했다는 소식을 듣고 문병을 가게 되었습니다. 침대위에 온 몸에 붕대를 감고 있는 20대 청년을 바라보며 눈물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너무 혼란스러웠습니다. 한꺼번에 왜 이렇게 많은 탈북민들의 고통소리를 듣게 하시는지 주님께 여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토록 고통가운데 있는 수많은 우리 탈북민들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살았던 지난 시간들이 부끄러워 또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과연 주님은 왜 이렇게 한꺼번에 수많은 아픔의 소리들을 듣게 하셨을까요? 저는 그 주간이 지나면서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호에 계속하여 나누기 원합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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