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이후 성결교회의 위상에 대해 정리한 글이 적어 성결교회가 종교개혁 전통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시급하게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가 서울신학대학교(총장 유석성 박사, 이하 서울신대) 교수들에게 “그동안 종교개혁 전통에서 성결교회 위상에 대해 정리한 글이 있는가?”라고 개별 문의한 결과, 내놓을 만한 이론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유석성 총장 취임 1주기를 맞아 위상 정립 이론화 작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역사적으로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은 뗄 수 없는 역학 관계가 있다.
이러한 작업이 잘 이뤄지지 않았을 때의 문제점은 목회 현장에서 정체성의 혼란으로 나타난다. 구체적인 증거로 지난 3년간 한국성결신문 종교개혁 기념 주일 톱 기사에 요한 칼뱅을 종교개혁의 중요 인물로 다뤄 빈축을 산 것을 들 수 있다.
그 이유는 요한 칼뱅은 장로교의 창시자이고, 많은 보수적인 장로교회들이 1980년대 이전까지 건전하게 정통 연합 단체에 가입, 활동했던 성결교회를 이단시하는 지역 여론을 조성해 성장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종교개혁의 도화선은 요한 칼뱅이 아니라 1517년 10월 31일 비텐베르그 성당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인 루터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숙지 해야 한다. 성결교회는 민족교단으로서 자생적 교단이면서도 동시에 루터-요한 웨슬리-카우만-이명직으로 이어지는 전통을 계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단 유력지가 장로교 창시자를 종교개혁의 중심인물로 소개한 보도 태도는 시정되어야 한다.
494주년을 맞이하는 종교개혁 기념 주간에 역사적 의미와 성결교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찰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중세에 대한 각성, 르네상스 운동

지난 8월 27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회 발대식을 갖고 다음 세대가 종교개혁 신학과 신앙전통을 창의적으로 발전시켜 이어갈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을 다짐했다. 이날 조종남 박사(서울신대 전 학장)의 헌신의 기도 시간에 한국 교회의 갱신을 간절히 소망했다.
특히 각성이 필요하며 회개와 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이 지론이다. 그 각성 운동의 모델은 르네상스(Renaissance)였다. 이는 14세기에서 16세기에 걸쳐 있었던 재생(再生, rebirth)의 의미를 가진 용어이다.
중세는 성경보다 우위에 선 교회였다. 그리스도와 초대 교회의 가르침에 대해서 잘못된 왜곡에 빠졌던 전통의 가르침과 억압과 착취로 인해 점점 피폐화되었다.
이때, 르네상스로 탈출의 문이 열린 것이다. 르네상스의 장점은 인간에 대한 새로운 강조와 자연의 향유이다. 그러나 단점도 있었다. 이 르네상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은총과 자연 분리 사상을 이해해야 한다.
프란시스 쉐퍼의 저서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토마스 아퀴나스의 ‘불완전한 인간타락론’을 들여다 보면, 비록 인간의 의지는 타락하고 부패했으나 이성은 부패되지 않았다고 본다. 따라서 인간은 그 자신의 지혜를 의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 사상의 강조는 철학자들로 하여금 점차로 계시(성경)로부터 분리되도록, 독자적이고 자율적인 방법으로 행동하도록 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개체 즉 특정한 것을 강조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재도입했는데, 개체 중에서도 그에게는 인간이 가장 중요한 개체였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어떤 절대적인 행동의 기준보다는 개개인의 행동으로부터 모든 사고와 판단을 시작한다면, 개인의 행동 중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관해 무엇, 즉 어떤 기준이 진실한 확신을 줄 수 있겠는가? 르네상스의 인문주의는 “타락한” 인간으로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존재와 도덕에 의미를 부여하는 보편적인 개념이나 절대적인 개념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부흥의 초기에는 성경적인 방향으로도 혹은 비성경적인 방향으로도 나아갈 수 있는 열린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성경으로부터 점점 벗어나 나아갔기 때문에, 결국은 인간 인문주의의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다.
그토록 아름답게 꽃피웠던 르네상스의 정신은 인간에게 진리를 가져다 주는 하나님의 계시의 빛으로부터 등졌기 때문에 비극을 잉태하고 있었다.

이러한 루터의 목소리가 한국에서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 교회에 만연한 부패와 타락을 종교개혁이 일어나기 직전의 16세기 중세 로마교회에 비유하며 지금이야말로 ‘한국판 종교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과 기독경영연구원, 그리고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및 목회와신학이 공동 주최한 가운데 지난 10월 10일, 온누리교회에서 ‘목회자와 돈’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한국교회 부패 척결을 외쳤다.
이날 이상원 교수(기독교윤리연구소장)와 신동식 목사(빛과소금교회), 황호찬 교수(세종대)는 성직자의 돈 문제가 심각하다며 돈 문제를 둘러싼 잘못된 관행이 한국의 교계 전반에 걸쳐서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일부 중대형 교회 목회자들이 물욕과 성욕, 명예욕의 노예가 되어 한국 교회를 영적으로 병들게 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증하고 있다. 기윤실은 추후 목회자의 성윤리, 정치윤리 등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러한 목소리에 성결교회는 호응을 해야 한다.
유석성 총장이 “개혁교회는 계속 개혁되어야 한다.”며 “성결교회가 사회적 성결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성결교회가 종교개혁의 전통 위에 서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 줘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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