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에 회자(膾炙)되는 말, “귀명창이 있어야 소리명창이 있다”는 말이 있다. 잘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잘 부르는 명창이 나온다는 말이다. 그래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나, 강연을 하는 교수나, 설교를 하는 목사에게는 청중의 반응이 꼭 필요하다. 청중의 반응에 따라서 노래도 잘하게 되고, 설교도 달라진다. 반응이 좋으면 힘이 솟는다. 가수가 노래를 부를 때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나 “오빠 오빠~”하며 외치는 소리나 앵콜을 요청할 때 가수는 더 잘 부르려고 노력하면서 실력이 올라간다.
목사님이 설교할 때 신자들이 아멘!을 연발하며 머리를 끄덕이면서 반응을 보이면 설교자는 설교를 더 잘하게 된다. 부흥강사들이 자기의 설교에 아멘!을 연발하게 하려고 “할렐루야!”하면 “아멘!”을 하게한다. 그런데 어떤 때는 “할렐루야”라고 할 상황도 아닌데 “할렐루야!”라고 하고 신자들이 “아멘!”하는 경우를 보기도 한다. 조금 입맛이 씁쓸하기도 한다. 그러나 설교에 반응을 잘 하는 것은 청중에게도 꼭 필요하다.
어떤 목사님이 자기 교회에서 설교를 잘하여 신자들이 항상 아멘!이 풍성했다. 목사님이 생각하기를 자기가 설교를 잘하는 것을 다른 교회 신자들이 몰라주어 다른 교회 신자들에게도 자기의 설교를 잘 하는 것을 들려주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날 다른 교회에서 헌신예배 설교 강사로 요청이 왔다. 그래서 자기의 설교를 잘하는 것을 보여줄 기회는 왔다고 생각하고 그동안 자기가 제일 잘하는 설교 한편을 가지고 갔다.
그런데 아무리 힘을 가하여 설교를 해도 신자들의 반응이 시원찮았다. 눈만 말똥말똥하지 아멘! 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 땀만 빼고 소리 지르다가 설교가 끝났다. 목사님은 왜 자기 설교가 이 교회에서는 통하지 않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잠시후 그 이유를 알았다. 자기교회에는 자기가 설교하면 항상 앞자리에서 “아멘!”하고 고개를 끄떡이는 할머니가 있었다. 그 할머니를 보면 신바람이 났었다. 그래서 열심히 설교하다 보니 다른 신자들까지 아멘을 연발하며 은혜로운 설교시간이 된 것이었다. 설교를 잘하는 것이 자기 때문이 아니요, 그 할머니의 좋은 반응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몇 달 후 또 다른 교회에서 헌신예배 강사 요청이 와서 그날은 그 할머니를 데리고 갔다. 그리고 설교시간에 목사님은 그 할머니만 보고 설교를 했다. 역시 할머니는 “아멘!”과 함께 머리를 끄덕였다. 목사님은 신바람이 나서 열심히 설교를 하다 보니 다른 신자들까지 “아멘!”을 하며 그날은 은혜가 충만했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귀가 먹어서 목사님 설교를 듣지 못하는 분이었다. 단지 자기 목사님이 설교하시는 것이 은혜로운 말씀으로 믿고 입을 처다 보다가 말만 끝이면 “아멘!”을 한 것이었다. 반응을 잘한 할머니 때문에 그 목사님은 설교 잘하는 목사님이 된 것이다.
귀명창이 있어야 소리명창이 있다. 목사님의 설교가 아무리 은혜로워도 그냥 남에게 끌려온 사람은 잠을 잔다. 음악회에 가서 아무리 유명한 성악가가 노래를 해도 노래에 취미가 없이 그냥 체면 때문에 참석한 사람은 졸고 있다.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 노래를 들어야 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는 사람이 설교를 들어야 한다. 그러면 반응이 나오게 되어있다. 귀명창, 소리명창이 많아지면 좋겠다. 특히 한국교회 신자들은 모두 귀명창이 되고, 설교하는 목사님은 모두 소리명창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에스라가 광대하신 하나님 여호와를 송축하매 모든 백성이 손을 들고 아멘 아멘 응답하고 몸을 굽혀 얼굴을 땅에 대고 여호와께 경배하였느니라”(느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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