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늙은 도둑 이야기의 한 대목’이라는 글을 인상 깊게 읽은 일이 있다. ‘늙은 도둑 이야기’는 22년째 롱런하는 블랙 코미디극이라고 한다. 내용의 분위기는 대충 이런 것이다. “서울 대학로 한 연극무대 위에 갑자기 찬송가가 울려 퍼진다. 찬송가 305장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이다. 등장인물들은 방언흉내를 내는가 하면 ‘하나님께서는 독생자 예수그리스도를 보내사 우리 죄를 사하여주셨다.’며 자신이 깊은 신앙을 가지고 교회생활을 하는 사람임을 강변한다.
소위 극중에 하나님을 팔고, 십자가를 파는 잡범들이다. 이들은 젊은 형사 앞에서 자신들이 선한 사람이라고 억지를 부린다. 가방에서 나무십자가를 꺼내 내밀고, 성경과 찬송을 들고 읽고 부른다. 황당한 도둑들이다.”
짝퉁교회와 짝퉁신앙이 판을 치다보니 이런 기독교를 회화화한 극이 나오는 것이다. 소위 교회개척 전문 업체와 같은 것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은 일이 있다. 간판을 걸어놓고 교회개척을 거창하게 한 후, 얼마동안 떠들썩하게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없어지거나 사람이 바뀐다는 것이다.
시작을 거창하게 해놓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다음에 권리금을 넉넉하게 받고 넘긴 후에 사람들이 서서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 장사가 된다는 얘기다. 다른 때에 비하여 요즘 목회가 만만치 않다. 그러다보니 많은 교회가 온갖 이벤트를 다 동원하여 교회를 활성화 시켜보려고 발버둥을 친다. 항상 새로운 것을 도입하여 시도하려다 보니 얼마 못가서 지치고 만다.
‘짝퉁교회 짝퉁신앙’이 존재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 사회의 물의를 일으키는 것이 문제다. 기독교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신앙을 빙자하여 사기를 치는 자들도 있다. 어디에나 짝퉁은 있기 마련이다. 오히려 값진 것일수록 짝퉁이 많은 법이다. 값도 없고, 사람의 시선을 끌지 못하는 것의 짝퉁을 본 일이 있는가? 교회라는 이름, 성경말씀, 기독교 신앙행위를 가지고 사기 치기가 가장 좋다는데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종교인 하면 그래도 믿는 경향이 있다. 특히 하나님, 성경, 은혜, 성령하면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사기 치기 좋은 것이 기독교에 더 많은 것 같다. 목회를 너무 서두르다 보니 쉽게 지쳐버린다. 목회란 단거리가 아니라 장거리다. 전도하여 영혼을 구원하고, 양육하여 온전한 믿음의 사람으로 세우는 일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너무 쉬운 것도 문제지만 …
시간이 걸릴 만큼 걸려야 성장이 되고, 열매를 거두고 보람도 얻을 수 있다. ‘빨리빨리’라는 생활 습관에 젖어, 자신을 자꾸 재촉하는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가톨릭의 예배분위기는 개신교와는 사뭇 다르다. 오늘의 ‘말씀강론’과 ‘성만찬’(성체성사)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개신교 보다 예전(liturgy)은 고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려고 하거나, 설득하려고 하거나, 강요의 분위기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이 항상 짧은 ‘강론’과 ‘미사’의 반복이다. 개신교 입장에서 보면 밋밋하기 짝이 없다. 그래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말씀 중심’이라는 미명하에 하나님의 말씀에 충실하기보다 잡다(雜多)한 이야기들이 신성한 강단에 채워지고 있다. 예배의 본질을 망가트리고 있는 것이 오늘 교회 현실이다. 미사 중심이든, 말씀중심의 예배이든 회중이 하나님의 임재(臨在)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 예배에 임(臨)하셔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 교회란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백성들의 모임이며,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나의 몸을 이루고 있는 거룩한 공동체다. 교회의 최고행위는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이다.
교회는 모든 회중들로 하여금 죄악이 만연한 세상에서 더러워진 자신을 성찰하고, 회복하게 하는 곳이다. 따라서 부질없는 군 더덕들이 말끔히 정리되면서 오히려 넉넉함과 풍요로움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곳이 교회이다.
 진정한 만족은 이 세상 것을 통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의 영광, 생명의 말씀, 온 몸과 마음을 다하여 드리는 찬양과 헌신과 강복(降福)에서 오는 것이다. 이것이 곧 ‘구원받은 자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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