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식 목사
(본지 발행인)

강경교회에 청빙을 받고 나는 그 지역 사회에 갑자기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때 감리교회 이유식 목사가 있어 마음에 맞아 연합 사업을 함께 했다. 연초에는 시내 기독기업인들을 모아 타월과 명함을 나누고 서로 교제하게 했다.
성탄절에는 읍내 전 성도가 일렬로 등불을 들고 행진, 각 교회 앞에는 각종 장식으로 꾸몄다. 어떤 교회는 말구유를 준비하고 어떤 교회는 산타클로스를 준비하여 마음껏 재능을 발휘했다. 시내 모든 교회가 참여했는데 합동측 한 교회만 연합을 반대하여 참여하지 않다가 성도들의 성화로 다음 해부터는 적극 참여했다.
이처럼 강경기독교연합회 총무로 연합사업을 힘썼다. 더구나 재미있는 일은 국회의원 선거철이 되면 여름철 각 교회가 한 교회에 모여 예배를 보기 때문에 후보자들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졌다. 심지어 우리교회에는 여당 후보 내외가 주일날 와서 내게 큰절을 하기도 했다. 조그만 지역 사회에서 이처럼 중심 인물이 되니 교회도 날로 부흥되었다.
강경교회 건물은 일제시대 은행건물을 개조한 것으로 사택도 내가 전에 살던 곳에 비하면 화려했다. 나는 거기서 비로소 내 방을 서재답게 꾸미고 전축도 차려놓고 아들 수용이의 돌잔치도 했다. 나는 이때까지 목회상의 어려움을 모르고 재미가 있었다. 좀 까다로운 신자가 두 세 명 있었으나 지혜 있게 처리했다. 나를 괴롭게 하는 이들을 사랑으로 품고 기도하는 훈련이 내게 유익했다.
이때 비로소 나는 전국교회의 주목을 받는 목회자가 되었다. 당시 교계의 중진 어른들의 총애를 받고 우리 교회 행사에 전국에서 모여왔다. 비로소 목회의 승리, 재미를 알게 되었다. 내 아내가 매우 만족해하고 행복해 보였다. 아직 목회의 쓴 맛을 보지 못한 풋내기였기 때문이리라.
아내와 결혼하여 처음 이사 간 임지는 충청남도 논산군 연산면 청동리라는 두메산골인데 다행히 연산역이 있었다. 나는 기회 있는 대로 논산의 손덕용 목사, 강경 채산의 임현수 목사에게 놀러갔다. 기차를 타고 밤늦게 돌아오는 무정한 남편을 아내는 첫딸 수연이를 안고 잠도 참고 기다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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