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렬 목사(전농교회)

인간은 삶과 죽음의 존재이다. 태어나자마자 ‘반드시 죽는다’라는 ‘선고유예’를 받고 사는 것이 인간이다. ‘삶과 죽음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인생이란 연극’ 이라는 말이 있다. 멋지게 연기(演技)를 하다가 무대에서 사라지는 존재라는 것이다.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사라질 때 사라지지 않으면, 그 잘한 연기마저도 망치게 된다.
‘삶과 죽음’은 멀리 있는 것 같으면서도 실상은 가까이 있다. 다윗은 ‘삶과 죽음’의 사이를 ‘그림자’와 같다고 하였다(대상29:15). 실물과 그림자는 항상 붙어 다니기 때문에 간격이 없다. 모세는 이 사실을 알고 살아야 지혜롭게 살 수 있다고 하였다.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시90:12). 나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멋있게 살고 멋있게 죽는 삶’ 이라고 믿으며 살고 있다. 이것은 나의 견해만이 아니고, 이 시대의 영적거성, 달라스 윌라드(Dallas Willard)가 최근 한국에 와서 같은 견해를 언급하였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성공은 거룩함에 이르는 것이다. 말과 행동에서 성령의 열매가 나타나는 것이 바로 성공” 이라고 하였다. “목사는 자신이 속한 도시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사람들에게 그 행복의 이유를 말해 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바울 역시 자신의 ‘삶과 죽음’의 견해를 고린도후서 5장 8~9절에서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그리스도인은 ‘소명(call)과 사명(mission)’의 존재이다. 따라서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 사는 것과 죽는 것, 모두 하나님의 부르심이라고 믿는다. 사명은 일반적 사명과 영적 사명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합당하게 사는 것이 ‘최상의 삶’이라고 믿는다. 사명을 따라 살다보면 보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달프고 힘든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그리스도인은 고달픈 세상에서 주님과 동행하면서 위로와 평강을 누리며 산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와 같은 쉼(rest)과 안식(repose)은 불가능하다.
바울은 하나님 나라의 ‘쉼과 안식’을 아는 자로서 차라리 세상을 떠나 주님과 함께 있기를 ‘소망’하였다. 빌립보서 1장 21절에서는 “이는 내가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有益)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어서 22~24에 “그러나 만일 육신으로 사는 이것이 내 일의 열매일진대 무엇을 택해야 할는지 나는 알지 못하노라 내가 그 둘 사이에 끼었으니 차라리 세상을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일이라 그렇게 하고 싶으나 내가 육신으로 있는 것이 너희를 위하여 더 유익하리라” 말씀하고 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삶과 죽음’의 모습이다. 그러나 오늘날 그리스도인의 ‘삶과 죽음’을 보면서 모습이 추하게 느껴진다. 자신의 현재의 모습을 도무지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나이를 속이거나 젊게 보이려고 지나치게 과장하는 것을 보면 가련하기 짝이 없다. 삶은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 즉 ‘얼마나 살았나?’ 보다 ‘어떻게 살았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예수께서는 33세에 돌아가셨지만 ‘구주’로서 인류 역사에 가장 위대한 일을 하셨다. 이용도 목사는 33세의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그는 가장 탁월한 영성의 사람이었다. 본 헤퍼(Dietrich Bonhoeffer, 1906-1945)는 39세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 인류 역사에 가장 훌륭한 그리스도인, 신학자, 성직자로 추앙을 받고 있다.
하나님은 당신의 자녀의 죽음을 귀하게 여기신다.(시116:15). 이사야는 “그들은 평안에 들어갔나니 바른 길로 가는 자들은 그들의 침상에서 편히 쉬리라”(사57:2).고 하였다. 요한은 다음과 같은 계시를 받았다.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 이러라 보좌에 앉으신 이가 이르시되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계21:2-3). 
하나님의 자녀의 죽음은 육신의 수고가 끝나고 안식에 들어가기 때문에 기쁘기 그지없다. “좋은 이름이 좋은 기름보다 낫고 죽는 날이 출생하는 날보다 나으며” (전 7:1) 왜 죽음이 출생하는 날 보다 나은가? 출생은 육신의 수고가 시작되는 날이라면, 죽음은 ‘천국의 쉼과 안식’이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환송을 기다리며,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의 부르심을 의식하며 최선의 삶을 살자.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살자. 거하든지 떠나든지 주저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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