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년차 선관위가 불법을 한 것은 괜찮고, 105년차 선관위가 결정한 것은 안 된다는 것인가? 이것은 아닐 것이다. 대부분은 “104년차 선관위의 행위가 잘못이다. 그런데 105년차 선관위의 결정이 심한 것 아닌가?”라는 정도로만 얘기를 해도 그 다음 문제는 쉽게 해결 될 수 있다.
첫째, 104년차 선관위에 대한 조사 결과가 진정 사실인지에 대해서 재차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 104년차 선관위의 위법행위가 사실이라면 이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논의돼야 한다. 만약 104년차가 위법한 일이 없는데, 105년차 선관위가 원인무효 결정을 했다면 105년차 선관위가 전원 책임을 져야 한다.
둘째, 104년차 선관위의 위법행위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일각에선 “지금 헌법유권해석을 의뢰하거나 헌법유권해석만 기다리는 자들은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자들”이라는 성토가 터져 나오고 있다. 왜냐하면 자기들의 동기이자 친구인 총무 당선자는 무조건 살려야 하고, 대신에 104년차 선관위와 교단은 어떻게 되든지 상관하지 않겠다는 행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셋째, 105년차 선관위가 ‘총무 선거 원인무효’ 판정한 것은 권한 밖의 일을 한 것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검토해 보자.
과연 선관위는 그럴 권한이 없는가? 참고로 지난 2010년 4월 12일 해외선교위원회(이하 해선위)가 총회장에게 보낸 공문을 보자. ‘해외선교관련 업무 관련 시정조치 요청’이란 이름의 이 공문에는 해외선교위원회 임원들이 2010년 3월 30일 회의를 하여 결정을 내린 사항을 통보하는 내용이다.
이 문건에서 임원회의 결과 나 항에 기록한 것을 보면 ‘나. 시정조치 요청 사항 (1) 직원인사명령은 인사절차상 하자로 원인무효’라고 되어 있다. 해선위 전체회의도 아닌 임원회의에서 결정한 결정사항에 '원인무효'가 있다. '인사절차상 하자'가 헌법사항인가? 아니다. 총회본부 인사규정이다. 총회본부 인사규정이라는 임의단체의 내규와 다른 결정이 내려졌을 때 여기에 '원인무효'라는 법률적 용어를 쓴다. 이것은 헌법사항도 아니고, 유권해석 사항도 아니다. 어느 단체, 어느 조직, 누구든지 쓸 수 있는 말이다.
따라서 “선관위가 원인무효라는 말을 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헌법유권해석 사항이 아니다. 행정에 대한 작은 지식만 있어도 이런 것을 가지고 유권해석을 의뢰할 수는 없는 너무 상식적이고 평범한 일이다. 도대체 이런 것을 유권해석 의뢰한 자가 누구인가? 지난 세월 교단의 행정과 법을 어떻게 배웠기에 이 정도도 구분 못한단 말인가?
이런 질문 자체를 접수하고 심의하고자 헌법연구위원회가 모인다는 것이 코미디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말 헌법연구위원회도 심의를 요하는 사항으로 생각한다면 헌법연구위원회는 교단 문 앞에 자리 펴고 앉아서 개 교회 예배순서와 기도시간까지 정해주는 친절한 금자씨가 되어야 할 것이다. 헌법연구위원회 수준이 정말 이 정도 뿐이 되지 않는단 말인가?
넷째, 105년차 선관위의 결정에 대해서 행간의 의미를 분석해야 한다.
왜 선관위가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그리고 이런 결정의 방향과 의지, 즉 선관위의 메시지를 읽어내야 한다. 아직까지 선관위의 메시지를 제대로 읽은 사람은 최소한 총무 측근 중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다. 그러니 이런 황당한 메모지 같은 헌법유권해석 의뢰나 하는 것 아니겠나? 아무튼 지난 2~3개월 간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총무와 총무 측근들은 교단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 선관위의 결정문이 어떤 내용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나서 대응해도 늦지 않을 텐데,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자기의 수준과 속을 훤히 노출하는 속칭 '낚인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105년차 선관위는 교단에 큰 숙제를 던져 주었다. 이집트 피라미드 상형문자나 양피지에 적힌 오멘 같은 것도 해석을 해내는 판국에 어찌하여 한국말로 된 이 결정문을 제대로 해석하고 교단에 적용하는 이가 없는지 안타깝다. 바로 뒤이어 선관위 결정문에 대한 해석도 올렸지만 105년차 선관위의 의도는 최소한 죽이기가 아니라 살리기 라는 것이다. 그러나 헌법유권해석을 의뢰한 이들의 의도는 살리기 가 아니라 죽이기 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죽이는 정치를 하지 말고 살리는 정치를 하는 총무가 되길 바란다. 총무 선거 원인무효에서 그쳐야지 인간성 원인 무효까지 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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