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휴가문화 (2)

엊그제 한 지인이 나에게 북한에서는 일요일에 뭐하며 지내냐고 물었다. 나도 모르게 나는 일요일이 없다고 대답했다. 사실 북한에서는 일요일이 노는 날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그냥 일요일뿐이고 일요일에도 일하는 날이 허다하기 때문에 직장에서 휴식하라고 하는 날을 노는 날이라고 한다.

북한에 있을 때에는 그것이 노는 날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남한에 와서 생각해보니 그것은 노는 날, 즉 휴식하는 날이 아니었다. 휴식 날이 되면 산에 나무하러 가거나 장마당에 식량사러 가거나 등등 먹고 살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 그것을 우리는 휴식이라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김일성 김정일 생일날이나 당 창건 기념일 등 이틀씩 쉬는 명절 중에 두 번째 날이 진짜 휴식일이었다. 그러니 결국 북한사람들은 일 년에 휴식일이 열흘도 안 되는 것이다.

남한에 와서 보니 일요일에는 무조건 쉬는 것은 물론이고 토요일도 쉬거나 한주일 건너 쉬는 직장이 많았다. 그러고도 여름휴가를 무조건 받아가는 것을 보고 저렇게 많이 놀아서 일은 언제 할까 싶었다.

북한에도 휴가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휴가를 주로 관혼상제 때 쓰거나 땔감 마련하거나, 식량을 구하러 갈 때 쓴다. 이것은 북한의 일반 노동자들의 휴가이다.

간부급들은 또 이야기가 달라진다. 중앙당이나 도당간부들은 그들만이 가는 휴양소가 따로 있어서 여름이면 가족들과 경치 좋은 곳에 특별히 마련해놓은 휴양각으로 휴양을 간다. 그러한 곳들은 일반인의 출입이 차단되어 절대로 들어가 볼 수 가 없다.

휴가는 노동자들이 쓰는 말이고 휴양은 간부들이 쓰는 말이다. 북한에 있을 때는 무엇이든지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남한과 북한은 하늘 과 땅차이도 아니다. 천국과 지옥차이라고 할까. 한국에 와서 나는 많은 곳을 여행 다녔고 저의 어머니는 한국에 온지 4년밖에 안됐지만 남한의 좋은 곳은 많이도 다녀오셨다.

노인들끼리 가는 여행도 있고 여러 가지 단체들에서 여행을 준비해서 함께 가는 것도 있어서 어머니는 빠지지 않고 다녀온다. 그러시면서 생전에 이게 웬 복이냐며 꿈같은 생활이라고 늘 말씀하신다.

그럴수록 마음 한구석에는 항상 북한 생각이다. 휴식다운 휴식이라는 것은 해보지도 못하고 항상 투쟁, 혁명정신 하며 살아야 하는, 그것도 김정일을 위해서 총 폭탄이 되기를 강요받는 북한주민들이 너무 불쌍하다.

얼마 전에 김정일이 북한 돈으로 30억 원 요트를 구입하려 했다가 실패했다는 보도가 났다.

주민들에게는 자신을 위해서 죽을 것을 강요하면서 자신은 몰래 초호화 요트를 구입하는 김정일 정권, 하나님은 꼭 심판하실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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