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여성에게 군복무는 의무적이지는 않다. 만약에 군대에 가더라도 군복무 기간이 남성들보다 절반정도 짧기 때문에 대개 23살에서 25살 사이에 결혼을 한다. 하지만 적령기에 결혼을 하지 못한 처녀들은 결혼을 하기가 쉽지는 않다. 벌써 30살만 넘어도 총각들은 만나지 조차 않는다.
북한은 여성인구가 남성 인구보다 많다. 이것은 대부분 남성들이 군대를 가야하고 건설장 등지에서 일하면서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 남성인구가 줄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전, 즉 ‘고난의 행군시기’를 겪기 전에는 혼기가 찬 괜찮은 집안의 처녀들의 상대방을 찾는 기준은 ‘군당지도원’이었다.
북한에서 일반적으로 ‘군당지도원’은 한 개 지역 군의 당 조직을 지도하는 일꾼을 말하는데 사람들은 처녀들이 남자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바꿔 불렀다. 즉 ‘군당지도원’은 군대에 갔다 왔는가, 당 일꾼인가, 지식이 있는가, 도덕이 있는가, 돈이 있는가 등의 뜻이 모아진 단어다. 어찌 보면 겉으로는 ‘인민을 위하여’라는 간판을 내걸면서도 실제로는 돈과 권력이 우선인 북한사회를 우회적으로 풍자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 후에는 그 말이 ‘5장6기’로 바뀌었다. 즉 5장은 이불장, 양복장, 찬장, 신발장, 책장 등이며 6기는 텔레비수상기, 녹음기, 세탁기, 선풍기, 재봉기, 사진기를 말한다.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고 난 후 결혼대상에 대한 북한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졌다. 지금은 장사를 잘 하고 돈이 많은 사람이 당 일꾼이나 군인보다도 더 일등 신랑감으로 꼽힌다.

남녀가 중매로 만날 때는 사주와 궁합도 꼭 본다.
사주와 궁합은 사회주의 생활방식에 맞지 않는다고 해 금지하고 있으나 사람들은 암암리에 돈을 주고 사주, 궁합을 보러 다닌다. 심지어 당 간부들도 사주 궁합을 보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긴다. 결혼식은 주로 먹을 것이 많은 가을에 올리며 일요일 등 휴식일로 정한다. 결혼식을 한다고 휴가가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요일이나 기타 공휴일을 택하지만, 김 부자 생일 연휴가 겹치는 날은 암묵적으로 금기시되어 있다.
신랑ㆍ신부 측은 인편이나 전보 등으로 친척이나 동료들에게 결혼일자를 알리나 남한처럼 청첩장을 보내는 문화는 없다. 결혼식은 대체로 신랑 집이나 신부 집에서 하거나 신부 집과 신랑 집에서 차례로 치른다. 때로는 직장 또는 문화회관을 비롯한 대중시설을 결혼식장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평양의 부유한 사람들은 경흥관, 문수식당, 청류관 등의 음식점에서 결혼식을 치르기도 한다. 신랑 신부의 가까운 친구나 직장상사가 결혼식의 주례를 맞게 되며 신랑 신부의 가족들은 떡, 국수, 강냉이술 등으로 조촐한 신랑 신부를 위한 잔치를 마련한다.
결혼예복의 경우 대체로 신부는 북한에서는 ‘조선 저고리’라고 하는 한복을, 신랑은 양복이나 평상복을 입고 가슴에 김일성 뱃지를 달고 식이 이루어진다. 군인들은 군복을 입고 혼례를 치르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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