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사건이고, 옛날 이야기에 불과한 ‘십자가와 부활’ 사건을 왜 반복해서 이야기해야 되는가 궁금해 할 수도 있다. ‘십자가와 부활’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이야기다. ‘십자가의 부활’은 하나의 교리가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게 하는 현재적 삶의 힘이며 능력이다.

오순절 성령강림의 두 가지 가장 큰 특징은 ‘예수의 십자가 죽으심과 부활’의 복음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그 복음을 담대하게 증거하기 위한 능력이 임한 것이다. 성령강림 이전의 제자들은 ‘십자가의 고난과 부활’ 신앙이 없었다. 이러한 신앙이 없었던 제자들은 “너희가 다 나를 버리리라”라는 주님의 말씀 앞에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습니다.”고 굳게 다짐했다. 그러나 한 순간에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십자가와 부활’ 신앙이 확실하지 않으면 이와 같은 일이 반복해서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난과 부활’은 기독교 복음의 중심이며 생명이다. ‘십자가와 부활’은 서로가 구분하여 설명할 수는 있지만 반드시 연결된 사건으로 이해해야 한다.
‘십자가의 삶’이 다소 긴 시간을 요한다면 부활은 순간적으로 이루어질 하나님의 신비로운 역사다. 예수님의 부활은 종말에 이루실 하나님의 신비로운 궁극적인 생명이다. 이 생명이 역사 안에 선취(개입)되어 예수님의 운명에 들어낸 사건이 예수님의 부활이다.
성경에는 두 물결이 흐르고 있다. 세속적인 물결의 흐름과 영적인 물결의 흐름이다. 나는 이것을 ‘죽음의 물결의 흐름과 생명의 물결의 흐름’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역시 성경 역사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생각한다.

세속적 삶이란 생산과 소비의 삶이다. 세속적 사회가 겉으로는 화려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지향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서로가 죽이는 문화, 죽음의 문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속사회의 교육은 유치원교육부터 고단한 무한 경쟁이 시작된다. 일류대학, 좋은 직장, 고소득을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쉼 없이 지속하는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세속 삶의 정황이다.
OECD국가 중 잘 사는 나라에 속하는 우리나라 자살율이 1위이다. 근간에 카이스트의 4명의 자살은 세속문화의 희생자들이다. 우리나라 2~30대의 자살율이 제일 높다. 사회가 무한경쟁 속에서 살기가 힘들어지면 의욕상실, 자포자기, 자살뿐만 아니라 범죄율이 상승하게 되어있다.

가장 짧은 기간에 세계유래 없는 부흥성장을 했다고 자부하는 한국 교회가 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죽이는 문화 죽음의 문화가 지배하고 있는 오늘의 삶의 한복판에서 과연 무엇을 위한 부흥이며 성장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기독교 현대 사상가인 프란시스 쉐이퍼 박사는 “오늘날 도시는 죽었고, 죽음의 먼지로 가득 차 있다고 하였다.” 고 한 말이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예수님 당시에 종교 세력과 정치권력이 무죄한 예수를 십자가에 처형하였다. 알고 보면 세속적 인간의 규정이나 판단은 살리는 생명의 방식이 아니라 죽이는 방식이다. 세속적 원리는 구원의 길을 모른다. 이러한 죽임과 죽음의 역사 속에 하나님께서 ‘구원의 방식’을 마련하셨다.

사람들은 그것을 ‘구원의 방식’으로 생각지 않았다. 십자가의 도가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고,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며 지혜이다(고전1:24).
‘십자가의 고난과 부활’의 삶을 실제적으로 살아내지 못하는 이유는 세속, 즉 자기 욕망에 철저하게 물들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십자가와 부활’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안다고 해도 교리적으로만 이해하고 ‘살리는 생명의 길(문화)’ 로 바르게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고난의 삶을 실재적으로 살아내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세속의 죽음의 문화 속에서 자신의 믿음을 지키게 위해서 고난은 필연적이다. 오순절 성령강림이후 사도들과 초대교회 성도들은 성령의 능력으로 믿음을 끝가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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