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탄할 세월 보낸 이 학생을 보라!

갈급한 탈출 시도

탈북자는 국제법상으로 난민의 지위를 받을 수 있으며 한국이나 기타 다른 나라에 가서 합법적으로 살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것 이었다. 그러면서 인권단체이니만큼 내가 합법적인 신분을 얻을 수 있도록 얼마든지 도와주겠다는 내용이었다. 기대 이상으로 너무나 반가운 답장이어서 나는 내심 흥분했지만 서두르지 않고 지켜보기로 했다.

나는 몇 달 동안 계속 연계를 가지면서 나의 상황을 알려주었고 탈북자들의 국제법상의 난민의 지위가 어떻게 이루어지며 한국에서 탈북자들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물어보았다. 결국 나는 내가 꼭 한국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 사람들을 믿기로 결심했다. 탈북자가 합법적인 지위를 가질 수 있다! 이것은 나에게 너무나도 큰 발견이었다.

나는 한국으로 가기 위해 준비하기 시작했다. 내가 한국으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중국의 남쪽을 거쳐 베트남이나 캄보디아로 가서 난민신청을 하는 것이었고 다른 한 가지 방법은 중국주재 한국대사관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생각 끝에 나는 한국대사관에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상해 회사에 근무 할 때 한국 사람들의 여권업무를 맡아하면서 나는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들어가는 것이 별로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인권단체에 메일을 보냈다. 그러자 그쪽에서도 도와주겠다며 중국으로 사람을 보내겠다고 했다. 나는 약속한 날짜에 짐을 꾸려가지고 상해를 떠날 준비를 했다. 상해에 있는 영사관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상해는 내가 얼마 동안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었던 터라 혹시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북경대사관으로 가기로 했다.

내가 일하는 회사에서는 아직 내가 탈북자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그저 연변 조선족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나는 회사에다가 집에 잠시 다녀오겠다고 말미를 얻었다.

2년 동안 참 정이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떠난다고 생각하니 너무도 아쉬웠다. 그리고 그 사장님도 너무도 좋은 분이셨는데 이렇게 사실대로 말도 못하고 떠나자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어서 나는 절대로 입 밖에 내지 않기로 결심하고 길을 떠났다.

그러나 북경으로 가는 날에 뜻밖의 일이 생겼다. 나를 도와주기 위해 온다던 인권단체에서 다른 일이 생겨 사람을 보내지 못하게 됐다고 알려왔다. 이미 정해진 일이라 미룰 수 없어서 나는 혼자서 길을 떠났다.

나는 북경의 왕징에 짐을 풀고 어떻게 하면 대사관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이리저리 궁리했다. 나는 한국대사관의 영사에게 준비한 서류에 싸인 받으러 들어가는 것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준비를 마치고 한국대사관으로 간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대사관은 마치 감옥과도 같이 온통 철창으로 둘러쌓여 있었고 정문에서는 한국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은 절대로 들여보내지 않았다. 이리저리 맴돌다가 그냥 오는 수 밖에 없었다.

한 번 더 정문까지 다가가 들어가려고 시도해보았지만 허사였다. 나는 할 수 없이 돌아서는 수 밖에 없었다. 수많은 탈북자들이 바로 이 대사관 담장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가 갈렸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나 혼자서 어떻게 이 담장을 넘는단 말인가! 그때 내 주위에는 누구도 없었다. 민박집에 돌아와 나는 방도를 생각해보았지만 도저히 다른 방도가 생각나지 않았다.

그렇게 며칠이 흘러갔다. 가지고 있는 돈도 얼마 되지 않아서 나는 민박집에 오래 있을 수도 없었다.

끝내 나는 다시 상해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돌아가기 전날 나는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정말 이렇게 길이 없는 가고, 하나님… 당신께서 바라신다면 저의 길을 열어달라고...

기독교헤럴드  admin@evanholy.co.kr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