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탄할 세월 보낸 이 학생을 보라!

어려움에 있는 것을 하나님이 아셨구나!

당시 내가 일하던 회사는 컴퓨터게임 회사였다. 게임이라는 것이 뭔지도 모르는 내가 회사가 도대체 어떻게 수익을 내는가 하는 것을 안 것은 회사에 들어가서 몇 달이 지나서였다. 내가 하는 서류작성 중에는 한국 사람들의 주민등록번호를 적은 책을 다시 타이핑 하거나 계정을 만든 자료를 다시 작성하여 보관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은 중국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하면서 게임 머니를 벌어 한국 사람들에게 팔았다. 내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된 것은 그 게임 머니를 파는데 나도 함께 참가하라고 한 후부터였다.

사장은 나에게 한국 말을 배워서 중국 사람이 파는 것을 눈치채게 해서는 안된다고 주의를 주었다. 시키는 대로 했지만 나는 이것은 분명 불법이라고 생각했다.

이 회사는 분명 불법으로 한국 사람들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서 중국 사람들에게 계정을 만들어 팔아 다시 거기에서 나오는 게임 머니를 한국 사람들에게 파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조용한 시간에 사장과 만나 이런 식으로 돈을 버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나의 말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그 후부터 사장은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는 잠시 사장에게 그 말을 한 것을 후회했다. 나 같이 숨어 다녀야 하는 불법신분이 이렇게 불란을 일으키면 나의 신변이 안전하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나마 이렇게 일하며 있을 수 있는 것도 다행이 아닌가?

하지만 더는 참을 수 없는 일이 터졌다. 여느 때처럼 회사 동료와 함께 게임 머니를 팔고 있는데 순식간에 1000만 원의 게임 머니를 사기당했다. 비슷한 캐릭터로 가장하고 들어와서 게임 머니를 받아갔던 것이다. 불편한 작업환경 때문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이미 말했었지만 그것은 무시된 채 모든 것은 나의 잘못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사기 당한 돈은 몽땅 내가 변상하게 됐다.

나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돈도 돈이지만 이런 불법회사에서 더는 일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사직서를 내고 나와 다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다니게 됐다.

나에게 반짝했던 희망은 또다시 사라진 것 같았다. 번쩍번쩍 상하이의 밤거리는 아름다웠지만 나를 품을 따뜻한 방 한쪽도 찾기 힘들었다.

며칠 동안 그렇게 헤매던 나는 어느 날 영경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메일을 받았다. 한국에 잘 도착했고 지금은 온 가족이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 상해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는 것, 상해에 알고 있는 교회가 있는데 한번 찾아가보라는 것 등의 내용이었다.

아, 내가 이렇게 어려움에 있는 것을 하나님이 아셨구나, 그래서 이렇게 영경 선생님이 편지를 보내주셨구나, 가슴이 뭉클했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그 교회를 찾아갔다. 그 교회의 이름은 상하이 동락교회였다. 개척한지 얼마 되지 않은 자그마한 교회였다. 나는 정말 오래간만에 친형제 같은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는 어떤 어려운 순간에도 교회를 떠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를 떠나있는 동안 내가 얼마나 삭막한 생활을 했는지 이제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다시 한 번 교회는 나의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렇게 싫어하던 연변 조선족들이었지만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정말 좋은 사람들이었다. 한국 사람들도 몇 명 있었지만 불법으로 회사를 운영하던 그 사장과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었다.

차츰 나의 머리 속에 들어있던 중국 사람, 한국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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