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고 간절한 기도 응답으로 20여 년간 7번의 이전 끝에 방배동 정착

지역발전에 편승하지 못한 것 후회, 늦었지만 새롭고 능동적 변화 시도

지하철 2호선 사당역에서 방배동 방향으로 나오면 어렵지 않게 광석교회(정이남 목사)를 찾을 수 있다. 워낙 사당역에서 가까운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음식점등 상가로 가득한 곳에 우뚝 서있는 십자가가 시선을 모으기 때문이다. 광석교회는 지난 1996년 이 자리에 둥지를 틀기까지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위해 광야를 떠돌아다닌 것처럼 방배동일대를 전전해왔다. 그 당시를 회고하며 정 목사는 “20년이 넘는  시간이었다. 1971년 전도사 신분으로 사당동 산 24번지에서 철거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신앙을 실천하는 것으로 사역을 시작했다. 이후 한계를 느껴 사당동을 떠나 77년부터 목사안수를 받고 방배동에서 어머니 박연옥 집사와 함께 본격적으로 목회를 시작했다. 방배동에서 7번의 이삿짐을 쌌다”고 말했다.

맨손으로 시작한 정 목사는 떠돌아다니던 20여 년 동안 교회 하나 세우는 것이 필생의 소원이었을 만큼 교회건축을 간절히 원했다고 한다. 그만큼 떠돌아다니는 것이 힘들고 성도들에게 미안했기 때문이었다. 정 목사는 매일매일 무릎 꿇고 하나님께 작은 땅이라도 괜찮으니 모두가 정착해 예배를 드릴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렸고, 마침내 주님께서 그의 기도에 응답해 지금의 교회를 건축할 수 있게 되었다. 정 목사는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고생 끝에 지금의 교회에 정착할 수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성도들도 고생이 많았다. 그래서 건축 후에 내지 않은 약정헌금을 받지 않았다. 교회를 세웠는데 무엇이 더 필요한가 하는 생각도 있었고, 20여년을 건축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성도들을 더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서였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그런 마음이 교회를 정체하게 한 원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성전건축의 기쁨보다 더 큰 행복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길고긴 고통의 시간동안 묵묵히 옆을 지켜준 광석교회 성도들의 존재이다. 교회를 세우는데 물심양면으로 열심히 따라와 준 성도들은 모두 정 목사가 전도하고 교육해서 성장한 사람들이다. 정 목사는 “우리는 고통의 시간동안 함께 성장한 가족과 같은 관계이다. 성도들과 함께 같이 자라고 성장하며 은혜를 받다 보니 한 가족이 되었다. 교회건물보다 성도님들이 내게는 더욱 소중하고 자랑스럽다”고 행복한 표정으로 말했다.

광석교회는 정이남 목사의 영향으로 기도를 열심히 하는 교회이다. 정 목사의 가족은 기도하는 가족이었다. 어릴 때부터 온 가족이 뜨겁게 기도하는 분위기에서 자랐기 때문에 기도하는 것이 밥 먹고 잠을 자는 것처럼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다. 정 목사는 “할머니의 기도로 내가 세상에 태어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출생이후에도 할머니께서는 나를 기도로 키우셨다.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에도 나를 기도로 축복해 주시고 가셨다. 지금도 나는 어머니를 ‘기도 어머니’라고 부른다”면서 “내 몸 안에는 기도의 피가 흐른다. 우리 아이들도 이제는 기도를 하지 않는 생활은 생각도 하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 성도들도 내 기도 바이러스에 지독하게 중독되어 기도를 열심히 그리고 뜨겁게 한다”고 말했다.

광석교회는 어려움이 있거나 교회역사의 전환기에 있을 때면 온 성도들이 뜨거운 기도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던 경험이 있다. 광석교회 모 장로는 기도로 다시 일어난 사람으로 방배동 일대에서는 유명하다. 사업의 부도로 큰 어려움에 빠져 인생을 포기하려고 했던 그 장로는 인생의 바닥에서 기도로 변화하고 회복하여 방배동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에서 중견기업의 대표가 되는 기적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한다.

정 목사는 교단의 대표적 부흥사 중 한 명이다. 현재 교단부흥사회 상임회장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정 목사는 신유사역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정 목사의 신유사역을 통해 건강을 회복한 사람들도 많고 삶에 큰 변화를 회복한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 목사를 역동적인 기적을 일으키는 부흥사로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혼자 성경을 읽고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 정 목사는 “나는 목회를 시작하면서부터 ‘성경’이 내 사역의 목적이었다. 성경에 먹고, 성경에 살며, 성경을 전하는 순수한 ‘성경메신저’를 꿈꾸며 지금까지 사역해왔다. 지금도 하루 시간의 가장 많은 부분을 성경을 읽고 연구하면서 보낸다. 무엇보다 성경 보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광석교회는 한 지역에서 30년 이상을 있다 보니 방배동 지역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정 목사 스스로가 방배2동 주민자치위 위원 등으로 봉사하고 있으며, 광석교회 성도들도 사당역을 오가는 사람들을 상대로 일주일 내내 차와 음식으로 전도하고 있다. 또한 광석교회는 지역민들을 위한 문화선교로 많은 칭찬을 받아 오고 있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의 현악기를 광석교회 신자들이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가르쳐 오고 있으며, 아이엠에프(IMF)이후로 매주 200여명의 노숙자들을 대접하며 습득한 노하우를 통해 지금도 지역의 노인들을 섬기고 있다.

정이남 목사는 방배동 주변이 발전하고 확장하는 것에 발맞추어 광석교회가 능동적으로 그 변화의 물결에 호응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외형적인 확장과 변화를 도모하려고 성도들의 의견을 묻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난한 목회자와 성도들이 함께 모여 기도와 헌신으로 성장한 광석교회가 담임목사의 지도력과 성도들의 뜨거운 기도로 더욱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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