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신축 보다는

일꾼 양육과 내적 성숙함 키우는 일에 주력

경기도 양주시에서 발원해 서울시 성수동 강변북로 다리 밑에서 한강과 합류하는 총길이 20Km의 중랑천이 그 긴 허리를 잠깐 세우고 쉬어가는 곳이 의정부 신곡동이다. 신곡동 중랑천가로는 요사이 새롭게 늘어선 아파트단지들이 들어서 있고, 아파트와 아파트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주택과 근린상업시설 한복판에 화평교회(신만교 목사)가 어머니 뱃속의 아이처럼 포근하게 자리 잡고 있다.

신만교 목사는 “15년 전 이곳에 성전을 건축할 때만 해도 이 부근은 다 논밭이었다. 중랑천 출렁다리 위로 농사짓던 분들이 지나 다녔고, 가축을 키우던 분들이 우리교회 부근에 살던 주민들이었다. 전도하기 쉽지 않았다. 교회를 지으면서 주변으로 하나둘씩 주택이 들어서고 아파트들도 입주하기 시작한 후에야 전도도 되고 귀한 성도들도 새로 얻을 수 있었다”고 지난 시간을 회고했다.

화평교회는 의정부시민들에게 ‘밥해주는 교회’로 유명하다. 화평교회는 1997년 IMF 국가부도 사태 직전 여전도회원과 신 목사가 청량리 최일도 목사가 운영하는 ‘밥퍼’봉사 체험을 한 후 의정부의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따뜻한 밥을 해 드려야 겠다는 생각으로 무료급식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후 지역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식사를 대접하다, 국가부도사태를 경험하면서 본격적으로 노숙자들을 섬기기 시작했다. 신 목사는 “의도하지 않았던 일인데 IMF 직전에 식사봉사를 시작해 그 경험으로 IMF로 어려움을 당하신 분들을 섬길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하나님께서 뜻이 있으시어 미리 준비시킨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후, 화평교회의 노숙자 무료급식은 의정부시 전체에 소문이 나 의정부시로부터 지원을 해줄 테니 매일 무료급식을 해줄 수 있느냐는 제안을 받기까지에 이른다. 이 제안에 신 목사는 개척하며 인연을 맺은 의정부교회연합회와 의논해 ‘사랑의 무료급식 위원회’를 조직하고 소속 교회들이 월요일부터 주일까지 노숙자들을 섬기는 사업을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10여 년간 해오고 있는 이 ‘사랑의 무료급식’ 봉사의 중심에 화평교회가 있는 것이다.

신 목사는 “무엇보다 집사님들이 정성껏 섬기고 있다. 집사님들이 섬기는 모습을 보면 정말 자식들 밥을 준비하는 것처럼 사랑을 담아 밥을 만든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 같아 너무나 감사하다. 밥만 해드리는 것이 아니라 소속교회의 은사에 따라 이발도 해드리고 목욕도 해드린다. 옷도 제공해 드리고 있다. 이렇게 훌륭한 일에 성결교회가 그리고 우리 교회가 중심이 되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으로 말했다.

화평교회는 지역의 교회들이 연합하여 지역 안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고 복음을 전하는 것이 주님의 뜻이라는 믿음으로 신 목사와 함께 지역연합사업에 열심이다. 신 목사 또한 지역연합회 참여를 목회의 주요한 일환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신 목사는 “교회가 하나 되라는 것은 예수님의 지상명령이다. 한국교회는 복음을 전하는 일에는 열심이지만 하나가 되는 것에는 소홀한 것이 사실이다. 분열과 분파를 많이 목격하게 되는데 교회가 그래서는 안 되겠다는 신념으로 교회연합회 활동에 열심히 하고 있으며 성도들도 목회자와 같은 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목사는 화평교회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보였다. 200여 명이 모이는 작은 교회이지만 목회자와 임직자들 그리고 성도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화목을 이루고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 가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신 목사는 “행복한 목회를 하고 있다. 목회자로써 마음 편하게 사역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화평교회 성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교회가 어려워지기 시작하는 것은 순수성을 잃고 교회에 정치적인 모습이 보일 때부터라고 생각한다”면서 “정치를 한다는 것은 인간적인 수단을 쓴다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 순수하고 정직한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고 신앙적으로 나누는 삶을 살지 않고 정치를 하게 되면 서로 긴장하게 되고 멀어지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82년 의정부 포천로터리 상가건물에서 월세로 화평교회를 설립한 신 목사는 앞으로 10년 후에 은퇴를 하게 된다. 지금 위치하고 있는 예배당이 주택가에 가려있어 외부에 잘 보이지 않고 주차공간도 협소해 불편한 점이 있지만 그래도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이라고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사역하고 있다는 신 목사는 은퇴 시까지 화평교회를 새롭게 건축하기 보다는 일꾼을 키우고 내적인 성숙함이 있는 교회로 만들려고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신 목사는 “하나님께서 역사해 주시기를 바라지만 나는 건물을 짓는 일보다는 내적 성숙함이 있는 교회로 만들고 싶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성도들도 늘고 교회도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화평교회는 일꾼을 키우고 건강한 교회로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제작 년부터 교회 조직을 셀(Cell)교회 중심으로 전환했다. 외적성장 보다는 지역의 교회들과 연합해 지역민들을 섬기는 일에 앞장서고, 내적 성숙함을 통해 행복한 교회를 만들어 가고 있는 화평교회가 복음화율이 12%로 매우 낮은 의정부에서 칭찬받고 사랑받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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