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혁명은 앙시엥 레짐(구 체제)에 반하여 일어난 민중들의 봉기였다. 자유, 평등, 박애를 주장하는 시민들의 요구에 귀족들은 크게 반대했다. 이름 하여 귀족들의 반란이다. 무한 자유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로크의 단서, 즉 다른 이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건이다. 신학적으로 봐도 무한 자유의 추구는 결국 교만이 되어 실낙원의 파국으로 치닫는다.

지난 20년간 성결교단에서 무한자유를 추구하는 일부 세력들이 벌인 권력독식은 고통의 축제였다. 마치 유럽의 사육제처럼 기름진 고기를 차려놓고 가면 속에 숨어 어떤 짓을 해도 문제될 것이 없는 본질적 의미에서 멀어진 인간 군상의 종말적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고야 말았다.

지난 20년 동안 땅속에 묻혔던 역사가 서서히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화려한 불꽃쇼와 수많은 공치사로 덮어놨던 온갖 비리와 부정의 주검이 물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20년은 성결의 영성이 고통 받았던 시기요, 하나님의 말씀이 맘모니즘과 권력독식에 가리워서 빛을 가리운 영적 일식의 순간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이 영원에 비해 인간 군상의 20년간의 비밀은 스쳐가는 바람만큼 순간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실촌수양관과 성결원 그리고 백주년기념사업은 너무나 닮은 꼴이다. 범죄 자체보다 범죄자들에 대해서 사람들이 흥분하듯이 현재 교단은 사건의 내용에 앞서 사람들에 대하여 흥분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들을 보면 3명의 주역이 배역을 독점한 것이 똑같고, 그들이 거쳐간 교단의 실세 항존위가 똑같고, 그들의 배후에 있는 보이지 않는 손들이 역시 똑같다. 3명의 사람, 교단의 해선위, 그리고 배후의 극소수의 교단 정치장로와 목사의 숨바꼭질이 이제 거의 들통이 날 시점에 이르렀다.

실촌수양관과 성결원 사건에 대한 수많은 정황들이 있을 것이다. 피치 못할 사정도 있고, 밝혀지지 않은 속내도 필시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까지 드러난 사실관계만 보자면, 있지도 않은 유령물건을 거래했다는 것, 편법을 이용해 탈세를 목적으로 한 거래, 그리고 거기에 석연치 않은 이면거래 등은 누구의 표현대로 ‘성직자 세계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가장 최고의 형벌로 다스릴 것’이다.

지금의 ‘성결게이트’와 비슷한 예가 우리가 잘 아는 판소리와 고전소설에 등장하는 ‘봉이 김선달’ 이야기이다. 하지만 성결게이트는 이를 능가하는 작품이다. 봉이 김선달은 대동강물이라도 놓고 거래를 했지만 위의 사건들은 있지도 않은 유령 건물을 놓고 거래를 했다.

양반사회의 부정과 비리를 고발하고자 했던 봉이 김선달 작가라 해도 ‘성결게이트’정도까지는 상상치 못했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눈으로 ‘슈퍼 봉이 김선달’을 목도하고, 실제로 우리는 지금까지 속고 살았으니 성결게이트는 봉이 김선달을 능가하는 대단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역사학자들은 대개 궁극적인 세기말의 징후를 종교에서 찾는다. 로마사회의 부정과 부패도, 마지막 보루였던 기독교의 타락과 관련이 있고, 중세의 몰락도 가톨릭의 붕괴와 관련이 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한 시대의 몰락은 기득권 세력의 종말과 함께 다른 시대의 등장을 가져오는 양면성을 갖는다.

그동안 우리 교단 내에서는 불어닥쳤던 성결의 바람, 정직의 바람, 부흥의 바람을 지난 20년 동안 특정 세력들이 인위적인 힘-돈과 권력-으로 누르고 눌러왔다. 미국에는 출세하려면 와스프(WASP)가 기본조건이듯이 성결교단에는 화체(HWACE-황의 사람, 충청도, 장로의 뒷 배경)가 그것이었다. 오바마가 이런 조건을 이기고 대통령에 되었듯, 지금 우리 교단도 이런 법칙을 깨트릴 절호의 기회가 왔다.

수면위로 떠오른 구역질나는 주검과 같은 비리는 어서 빨리 치우고 교단을 일신하여 부흥과 발전을 기해야 할 때이다. 당사자들은 검찰의 조사를 받고, 총회 대의원은 지금 역사적, 교단적 카이로스에 즈음하여 하나님의 뜻과 역사의 부름을 받은 사명자로서 104년차 총회를 성총회, 역사의 전기를 마련하는 결정적 출발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바라기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당사자들의 해명과 진실된 회개를 요구하며, 지금까지 교권을 누렸던 기득권 세력들의 철저한 자기반성을 기본으로 하는 해체를 촉구한다. 모든 기득권자들은 자기의 기득권을 미련 없이 벗어던지고 회개의 재를 뒤집어쓰고 교단과 하나님의 처분을 겸허하게 기다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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