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신축한 교회 뉴타운개발로 헐리게 되는 아픔 겪어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기도하고 행동하는 신앙생활 자랑

“쿵쿵쿵 우루루~” 전농교회(최승열 목사)가 얼마 전 임시 예배처소로 옮긴 상가건물 주변은 요즘 한창 오래된 주택들을 철거하는 소리와 먼지로 요란하다. 어느 해보다 변덕스럽게 찾아온 봄. 동대문구 전농동은 뉴타운 개발을 위한 철거가 한창이었고, 주인을 잃은 정원의 목련과 라일락 꽃송이 위로는 시멘트 가루와 귀를 멍멍하게 하는 소음이 가득 내려 앉아 있었다. 지금 전농동은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변화의 아픔을 감내하고 있는 중이다. 4년이라는 인내의 시간이 지나면 전농동은 그동안 서울의 가장 낙후된 지역 중 하나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 서울의 뉴타운 개발구역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새롭고 현대적인 도시로 다시 활짝 필 것이다.

전농동 뉴타운은 부근의 서울동부의 대표적인 부도심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청량리역 민영화와 더불어 롯데호텔, 삼성동 코엑스 등의 수준으로 개발되는 전농동 뉴타운 지구 중심에 121평의 종교부지를 받아 지금 한창 설계도를 그리고 있는 전농교회는 지금으로부터 33년 전 김기웅 목사가 개척한 교회이다. 땅을 사서 전농교회를 설립하고 27년 동안 사역하던 김기웅 목사가 서울서지방회로 전임을 하고 2대째 담임목사로 부임한 최승열 목사는 부임하며 가장 먼저 한 것이 새 성전 건축이었다. 2003년 부임하며 바로 시작한 교회건축은 2004년 마무리가 되어 전농교회는 새로운 교회의 역사를 준비할 수 있는 물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입당의 기쁨도 잠시, 2006년도부터 시작된 전농동 뉴타운개발로 새로 건축한 교회는 다시 헐리게 되었고, 2011년으로 예정된 교회입당 이전까지 지금 자리하고 있는 임시예배처소에서 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최 목사는 “지금의 임시 예배처소로 이전해 3번째 예배를 드렸다. 정말 심혈을 기울여 성전을 건축하고 교회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솔직히 아쉬운 마음이 컸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하나님이 뜻하시는 바가 있다는 믿음으로 주님께서 허락하신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전농교회는 전농동 인근에서 지역을 섬기는 일에 열심하는 것으로 소문이 자자한 교회이다. 권위를 내세우기 보다는 섬기는 모습을 솔선수범해서 보이고 있는 장로들을 중심으로 전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헌신하고 봉사하는 전농교회는 지금까지 전농동의 무의탁 노인들과 소년소녀 가장들을 돌보고 있다. 이들에게 매월 생활비를 보조해주고 정기적으로 초청해 잔치를 열어주며 무의탁노인들이 돌아가시면 장례까지 책임져 치러주고 있다는 최 목사는 “성도님들이 이웃을 섬기는 일에 정말 열심이다. 덕분에 이 지역에서 우리교회에 대한 평판이 매우 좋다. 구청과 동사무소 등의 기관으로부터도 신망이 두터워 재개발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술술 잘 풀린 면이 있다. 믿지 않은 분들로부터 교회를 나가려면 전농교회로 가라는 말을 들을 때는 정말 큰 감사함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목사는 전통적인 목회를 하다가 영성에 눈을 뜨게 되어 20년 전부터 영성과 관련한 지식을 쌓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고, 영성훈련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을 준비해 본격적으로 영성목회를 시작한지 올해로 10년이 되었다.

최 목사는 “전통적인 목회를 해 가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때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해 허전함을 느꼈다. 그러던 중 영성에 눈을 뜨며 내 자신이 변화하는 체험을 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마지막 남은 목회는 영성목회로 마무리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해 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부임 후 기도의 자세, 기도의 방향부터 바꾸어 주고 항상 하나님의 임재 하에서 살아가는 훈련을 했다. 그래서 전농교회 목회자나 성도들 간에 전화를 해서 ‘어디에 계십니까?’하면 ‘주안에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누구와 함께 계십니까?’고 물으면 ‘주님과 함께 있습니다’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영성목회를 도입하고 난 후 전농교회의 신자들은 신앙과 삶이 일치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복기도보다는 하나님의 임재를 구하는 기도를 강조하고 있는 전농교회는 항상 ‘하나님의 임재안에서’ 그리고 ‘하나님과의 친밀함속에서’ 말하고 행동하며 생활하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최 목사는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강조하는 교회는 많지 않다. 많은 교회에서 이것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님과의 친밀함의 임재를 놓치면 성결은 힘들다”고 강조했다.

교회역사의 3번째 페이지를 준비하고 있는 전농교회는 요즘 교회 이름의 변경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 최 목사가 마음에 두고 있는 교회이름은 ‘옹달샘교회’이다. 최 목사는 ‘옹달샘교회’의 의미에 대해 “전체교인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지만, ‘옹달샘’에는 우리교회가 지향하고 있는 교회의 모습을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2014년 입주가 시작되면 전농교회는 이 지역에서 오염되지 않은 샘과 같은 교회 그리고 누구나 와서 편안히 쉬다갈 수 있는 교회라는 칭찬을 듣고 싶다. 옹달샘과 같은 교회를 만들기 위해서 지금부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시간이 많지가 않다”고 말했다.

전농교회는 많은 성도들이 출석하는 큰 교회는 아니다. 하지만 성도들 하나하나가 영성으로 변화하고 그 변화를 힘으로 전환시켜 일당백의 능력으로 지역민들을 섬기고 있는 작지만 강한 교회이다. 뉴타운개발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전농교회가 성결한 신앙과 삶을 통해 지역민들의 목마른 영혼과 지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시원한 샘물이 되기를 바래본다.

기독교헤럴드  admin@evanholy.co.kr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