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부르는 기원은 현대시의 선구자 T.S 엘리어트로 올라간다. ‘황무지’란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란 문구를 유행처럼 여기저기 갖다 쓴다. 그러나 황무지의 끝에 이런 문구가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다.

“오오 개를 멀리하게. 놈이 비록 인간의 친구이긴 해도 그렇잖으면 놈이 발톱으로 시체를 다시 파헤칠 걸세! 그대! 위선적인 독자여! 나와 같은 자 나의 형제여!”

보들레르와 비슷한 엘리엇의 마지막 문구는 독자들을 시로 끌어들이는 ‘인력’이라 할 수 있다. 황무지와 같은 당시의 상황에서 4월의 잔인함이란 비참함이 아닌 희망을 낳기 위한 끝없는 도전과 노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엘리엇은 희망과 동기부여를 제공한 것이다.

100년 전의 경술국치라는 망국의 위기와 한을 김상준, 정빈 두 사부는 사중복음으로 풀 수 있다 믿었다. 총, 칼 없는 독립운동을 북과 장구를 치면서 했다. 대한독립만세 대신에 믿기만 하오, 믿기만 하오 하면서 나라와 민족에게 희망을 던져주었다.

100년이 지난 지금, 순교자의 피로 세워진 성결교단은 잔인한 4월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정녕 잔인한 교단인가? 구제역으로 수도권이 쑥대밭이 되고 있다. 아일랜드의 화산은 바람타고 어디론가 지나가면 그만이지만, 천안함의 암운은 우리민족의 장래에 어떤 역할을 미칠 지 아무도 모른다. 온 나라가 대통령부터 어린아이들까지 애도하고, 심지어 애도기간으로 선포하며, 방송의 개그프로그램도 한 달 가까이 결방이 될 정도로 나라의 아픔에 동참하고 자중하고 있다. 이때에 성결교단 목회자들은 각 지방회 별로 총동문대회니, 전국목회자축구대회니, 무슨 스포츠선교회니 하면서 전국을 누비고 있다.

프로축구선수처럼 잔디의 상태를 확인하려 부여까지 답사하는가 하면, 후보선수까지 포함하여 20명이 훌쩍 넘는 인원의 상하 체육복을 맞추고, 교회마다 공문보내어 수백만 원씩 찬조해달라고 우는 사자처럼 부르짖고 애걸하고 있다니 정말 말세로다. 그렇게 운동이 좋으면 본인들부터 성금을 내고 후원을 하고 본인들 돈 가지고 하면 될 일이지 왜 남의 교회에 피해를 주는가?

명색이 지방회 이름을 파는데, 교단헌법에 전국 지방회가 참여한다는 조항이 있는가? 일개 친선 경기와 지방회의 명예가 무슨 상관이 있는가? 지난 서울 8개 지방회 대회에서 모 지방회가 축구 예선에서 탈락했다고 망신을 당하고, 모 지방회가 우승을 했다고 그 지방회가 서울에서 최고의 지방회로 인정받는가? 말같지도 않은 소리들을 소 엉덩이의 똥딱지처럼 덕지덕지 붙이지 말고,  그 입, 그 손으로 전도하고 기도하라.

오늘날 성결교단은 시대의 희망은커녕 시대의 고통과 현실에 동참도 제대로 못한 채 저주받을 망령된 짓들을 서슴지 않고 있다. 자기들 좋아하면서 하는 운동경기에 주님이 욕을 먹고 교단의 얼굴에 먹칠이 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으니 이 고삐풀린 망아지를 길들일 방법은 환란뿐이로다!

이 모든 것들이 교단의 원로들과 어른들의 탓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선배들이 엉망이기에 후배들이 이제는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 선배들의 치부를 가지고, 대의원 투표권을 가지고, 지방회 여론을 가지고 이리저리 막나가는 것이 아닌가.  교단의 선배들부터 모범을 보이고, 칼 날같은 말씀의 준엄함과 경건한 목회자상을 보이라! 그 시작은 한국스포츠선교회장의 자진사퇴와 해체부터이다. 총회장이 되고 나서 고급차 버리고 ‘소나타’ 타고 다닌다고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좋은 고급차로 바꾸는 그런 행동을 하니 후배들이 선배와 전통, 더 나아가 성결교단을 우습게 아는 것이다. 저들이 차고 다니는 것은 축구공이 아니라 성결교단의 전통이다. 저들이 입고 다니는 것은 겸손의 옷, 섬김의 옷이 아니라 욕먹는 단체복이다. 저들이 메고 다니는 가방은 심방가방 치료의 약통이 아니라 세상의 기쁨과 만족이 그득한 자기영혼의 유골함이다.

선배들과 원로들의 교단바로세우기의 모범은 이런 축구와 운동의 광풍을 잠재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음으로 선거법 위반자에 대한 철저한 심판과 책임을 묻는 것이다. 이제는 본인이 사퇴를 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사퇴는 당연한 것이고, 자금의 출처, 연루된 자, 수탁한 자들까지 모두가 일벌백계로 징계해야 한다. 누구는 약봉지 한 번 꺼냈다고 소환을 결의하고, 누구는 쥬스 먹고 그 전에 돈 봉투가 오간 고발이 있는데도 그냥 넘어간다면 이건 너무 불공평하지 않는가? 또한 다른 후보들 중에서도 이미 부정이 있는 후보는 하루 빨리 들어가는 게 상책이다. 그리고 후보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까지 1,2,3번 후보들에게 혹시라도 대가성 금품을 받은 대의원들은 대의원자격을 스스로 포기하고 다른 이에게 주길 바란다. 명색이 교단총회가 성총회인데 돈 받지 않은 사람이 없으니 목사들이 참석하는 성총회가 아니라 ‘성결회’ 조폭들의 일 년 회합이 아니겠는가? 힘 있고 돈 많은 깡패를 대장으로 선출하는 조폭 성결회를 집어치워라!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고로 천안함의 수십 명의 사관과 사병들이 목숨을 잃었다. 지금까지 분단된 채로 살아가는 남과 북이 지불한 분단비용은 혹자들이 말하는 통일비용의 몇 십 배에 달한다. 하나님의 위로와 사랑이 유가족과 이 나라의 아픔을 씻어내주시기를 바란다.

한편으로 지금 침몰 중인 100년의 성결교단이 하루 빨리 복음과 전통으로 중심을 잡길 바란다. 총회장과 부총회장, 총무를 비롯한 임원들이 앞장을 서고, 후배들과 평신도들이 한 마음으로 침몰중인 침몰호의 누수를 막고, 비리와 부정을 제거하고, 성결호에 올라타야 산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방방곡곡 구석구석에 소리 높여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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