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우리교단에 기쁜 소식 하나가 날아왔다. 문준경 전도사 순교 유적지가 있는 ‘증도’에 연육교가 완성되었다는 것이다. 총연장 1.9 Km, 왕복 2차선인 증도대교는 무려 10년간의 공사 끝에 건설되었다. 지금까지 순교유적지를 방문하기 위해서 거리에 쏟은 시간을 줄이게 되었을 뿐 아니라 누구든지 맘만 먹으면 날씨에 상관없이 오갈 수 있게 되었다.

현재 교단에서 문준경 전도사 순교관 건립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단 내적으로 총회비 0.5%를 각출하고, 교단외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차원의 재정확보를 위해 로비를 벌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마치 우리교단의 무뎌진 철연장날 같은 영성을 갈기 위해 하나님께서 상황을 준비시키는 듯하다. 이때에 우리교단은 시쳇말로 심기일전, 영적인 말로 통회자복하여 전도와 부흥, 목회와 영적 성숙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금 교단은 예레미야의 눈물이 멈추지 않는 세기말의 징조가 가득하다. 학교나 교회나 교단이나, 평신도나 목회자나, 윗물이나 아랫물이나, 젊은이나 원로들이나 하나같이 지금 교단은 침몰중이다. 여기저기서 ‘목회 좀 하십시다’ ‘교단 좀 살립시다’ 외쳐도, 말한 사람만 바보가 되는 블랙홀과 같고 늪과 같은 리바이어던이다.

연일 신문에는 무슨 대회, 무슨 총회로 전도현장에서 정치현장으로 나오라 외친다. 교단의 일꾼을 뽑는 선거는 선관위의 직무유기로 총회장의 결재가 나고서야 불법의 혐의가 있는 후보에 대한 조사가 실시된다. 학생은 학생대로, 교수는 교수대로 학문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평신도들은 평신도들대로 선거니, 세미나니 정신없이 바쁘다.

정체불명의 스포츠선교연합회가 하는 것은 분명 교단에 큰 이익이 없는 도구가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해체하지 않았다. 축하광고는 수백만 원 짜리 전면으로 내더니, 사과문은 전면의 16분의 1일에 불과한 귀퉁이에 마지못해 이름 몇 자 적어서 내놓았다. 그 중 한 명은 같은 신문 다른 지면에 ‘서울지방 000 체육대회’란 광고에 영광스런 이름을 사진과 함께 또 실었다.

이것이 교단의 현실이다. 선관위든, 평신도든 할 것 없이 지금 당장은 겉으로는 ‘미안하다’ ‘반성한다’ ‘공명정대하게 하자’ 해놓고 뒤로는 온갖 타락과 저주받을 짓을 자행하고 있다. 교단을 위한 빛의 사자들이 아니라 교단을 무너뜨리는 포도원의 여우요, 몸엣 가시들이다. 

작년 이맘때쯤 교단에는 문준경 전도사의 순교신앙 계승과 관련하여 한바탕 대 소란이 일어났다. 이단성 시비가 있는 연극대본에 대한 신학적 검증 요구, 기념관 건립과 관련한 총회비 인상 등으로 온·오프 라인에서 격론이 오갔다. 총회에서 뭔가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줄 알았는데 제대로된 논의조차 못하고 흐지부지 넘어갔다.

어디 이뿐이랴! NCCK 가입 청원도 서무부의 장난으로 상정조차 되지 못했고, 그 후에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었다. 서무부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파직출교감이 틀림없으나 우리 교단이기에 그대로 넘어갔다. 반면에 느닷없이 신경안정제니 입원이니 하는 말 다음 방망이 3번 울리더니 불과 몇 초 만에 모 인사 소환이 의결되었다. 반론도 논의도 그 어떤 과정도 없었다. 작년 서무부장은 올해 모 지방회장단 회장에 선임됐다.

작년이나 지금이나 사과가 없고, 조치가 없고, 상식이 없는 교단, 우리 교단은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단 말인가? 이럴 것이면 교단의 간판을 내려라! 차라리 ‘가시밭의 백합화’가 아니라 ‘공동묘지의 허수아비’로 교단의 상징을 바꿔라!

성결교단이여! 증도로 가라! 육지와 바다, 문준경 전도사의 순교지와 우리들의 목회지가 연결되었다. 이제는 멀어서 못가고, 날씨 때문에 못 간다는 핑계가 통하지 않는다. 모두가 가야 하고, 모두가 변해야 하고, 모두가 전해야 한다. 해남으로 가지 말고, 증도로 가라! 해남으로 가서 사람에게 사과하고 반성한다 거짓부렁 할 것이 아니라, 증도로 가서 네 발의 신을 벗고 하나님 심판의 두려움이라도 회복해서 경천애인의 사람으로 돌아오라!

위로부터 성령을 입을 때까지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라는 예수님의 명령을 기억하여, 골방으로, 산으로, 마가의 다락방으로 합심하여 올라가자! 새끼를 돌보느라 울 시간도 기력도 없는 암탉처럼, 개교회의 부흥과 교단의 발전을 품고, 더 나아가서 천안함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인 조국의 분단 현실이 하루 빨리 해소되도록 새벽 낮 밤 할 것이 부르짖는 성결인이 되자!

부활주일 끝나자마자 본격적으로 흥청망청 난장판을 벌일 생각 말고, 지금부터는 성령충만을 간구하자!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의 불세례를 받은 문준경 전도사의 순교자의 영성을 회복하자! 축구장, 선거장, 콘도, 호텔, 총동문회장, 세미나장으로 가지 말고 증도로 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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