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중앙지방회·경인지방회 항의방문

“두 지방회 신설을 승인하라! 승인하라! 승인하라!”

총회본부에 목사와 장로들의 우렁찬 구호가 들렸다. 이 구호를 외친 이유는 총회 임원회가 두 개 신설 지방회의 행정 처리를 지지부진하게 끌고 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전북중앙지방회(회장 박원종 목사)와 경인지방회(회장 손병수 목사)는 지난 3월 26일, 40여명이 상경한 가운데 지방회 신설 승인 청원을 위해서 총회 임원회의 결의를 얻고자 항의 방문했다. 양 지방회가 신설 지방회이므로 임원회의 결의가 이뤄져야 승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항의 방문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심리부가 처리를 하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 지론이다. 또한 심리부와 고시위원회가 두 지방회 소속 전도사들의 목사 안수를 반려했기 때문에 두 지방회의 반발이 촉발된 것이다. 이런 반발이 일어나자 선교부가 인정해 주면 다 인정해 주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선교부가 인준해 주려면 임원회의 결의가 필수적인 상황이라는 지적이 많다.

긴 농성 끝에 결국 총회 임원회는 4월 말까지 조정키로 합의했으며, 만약 결의가 되지 않으면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인지방회가 신설된 이유는 일부 목회자들이 총회서기를 대의원으로 파송하지 않은 사태로 혼란에 빠져 1년간 부천지방회 업무가 마비되어 지난 2월 9일, 지방회장이 분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33개교회가 사고 지방회가 된 부천지방회를 탈퇴했고, 7개교회가 새로 가입을 해서 40개 교회와 10개 당회를 구성하여 법적조건을 갖추어서 (가칭) 경인지방회를 신설한 상황이다. 또한 전북중앙지방회는 지난 2월 2일, 정읍 명성교회(이승현 목사)에서 제58회 정기지방회를 갖고, 교단 일부 정치세력으로부터 자유롭고, 참신한 지방회를 꾸려가기로 다짐했다. 한편 손병수 목사는 ‘부천지방회 사고지방회 통보 건’이라는 제목으로 부천지방회를 불법 사고 지방회로 임원회에 상정했다.

이 문건에서 “지난 2월 8일에 개최된 제39회 부천지방회가 의사규정 제2조 ‘의회는 (중략) 회장이 소집하여 (중략) 개회를 선언하고 회무를 진행한다’는 조항대로 회장이 개회 선언해야 하는데 부천지방회는 회장 개회 선언이 없었기에 헌법 제12조 제2항의 ‘헌법과 제 규정에 위배된 모든 결의는 무효가 된다’는 조항에 따라 제39회 부천지방회는 무효임을 통보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임원회가 열리던 총회장실 앞에서 농성 중이던 두 지방회 대표단은 언론 탄압에도 개탄해 했다. 임원회 취재를 한국성결신문만 허락하고, 임원들이 본지 기자를 내쫓는 것을 보고 “이런 경우가 다 있는가?”라며 개탄해 했다.

또한 총회장이 농성 현장을 취재 중이던 본지 기자를 향해 고성을 지른 후 총회본부 관계자들에게 “기독교성결신문 총회본부 출입하지 못하게 해!”라고 해 교계 역사상 보기 드문 취재 통제를 명했다.

한편 이일재 장로(총회 부회계)는 입구에 선 농성자들에게 “나는 검찰하고 연결되어 있는 사람이니까 신고하면 업무 방해로 처리할 수 있으니 좋게 말할 때 보내 달라”며 “총회나 지방회고 뭐고 다 필요 없다. 자기 교회만 잘 되면 된다. 교회나 잘 돌보라”고 외쳤다.

협상 현장에서 장로 부총회장이 누군가로부터 계속 전화를 받으며 청취하는 장면이 목격돼 교단 리모콘이 누구인지 밝히라는 농성자들의 성토가 있었다.

험악해진 분위기 가운데 조정위원으로 나선 고제민 목사(총회서기)는 “이번 분할이 법적 요건을 갖춘 것을 인정한다”며 “모든 행정심판을 보류한 상태이기에 고발장이 올라와도 다루지 않기로 결의된 상태이기에 향후 절차상 순서는 시간을 갖고 기다려 달라”고 읍소했다. 하지만 곧이어 고 목사는 “처리 기간이 2년이 걸릴 수도 있는 문제”라면서 “서로 심판이 돼야 조정이 되는 것”이라고 딴 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손병수 목사(경인지방회장)는 “상당한 기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조정하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고, 이후도 신설 승인을 보장받을 수 없기에 항의 방문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해 줄 때까지 이 자리에서 있겠다”고 주장했다.

이날 농성이 길어진 이유는 농성자들이 “4월까지 조정이 안 될 경우, 임원회가 결의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 임원회가 결의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또한 항의 방문자들은 “교단이 몇몇 사람들의 정치적인 욕망에 휘둘리고, 이용당하고, 협박과 수모와 불이익을 당하는 지방회가 한 두 군데가 아니다”며 “이러한 교단 병폐가 하루 속히 없어지고, 상식이 통하고 질서가 있는 교단으로 거듭나야 하며 독식과 야합의 정치를 버리고, 나누고 살리는 정치를 하는 개혁이 일어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항의 방문자들은 분할 전 지방회를 사고 지방회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으며, 양쪽 지방회를 사고 지방회로 해놓아야 동등하게 지방회 간 조정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신설을 위한 모든 제반 서류를 다 갖춰서 올렸기에 불법이 아닌 상태라고 밝혔다.

향후 김성천 전도사 등 2명의 목사 안수 건은 조정되면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항의 방문 결과, 4월 말 쯤 총회 임원회의 결의로 신설 지방회 승인 문제가 해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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