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흔적   갈라디아서 6:17

한국인은 안중근 의사의 죽음을 부끄러워하는 이가 없다. 많은 사람이 그의 손가락이 하나 잘린 지장이 찍힌 글씨를 엄숙한 마음으로 벽에 걸어 놓기도 한다. 그는 개인의 원한을 갚기 위해 살인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조국을 사랑한 흔적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의 십자가를 사랑한다. 오직 그 십자가만을 붙들고, 무슨 일을 하든지 십자가 안에서 하며, 십자가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나를 죄악에서 구원하신 흔적이기 때문이다. 나를 위해 죽으신 사랑의 흔적이기 때문이다.

고대 히브리 사회에서는 세 가지의 경우 몸에 흔적(스티그마)을 남겼다고 한다. 군인들은 왕과 나라를 위하여 충성을 맹세할 때 그 몸에 화인을 찍어 흔적을 남겼고, 종교지도자들은 자기 신에게 몸을 드리는 증표로 자기의 종교를 상징하는 글씨나 형상을 흔적으로 새겼으며, 노예나 종들은 주인 이름의 첫 글자로 쇠도장을 만들어 화인을 찍었다. 그 결과로 도망친 노예는 몸에 찍힌 화인의 흔적 때문에 종의 신분을 숨길 수 없었던 것이다.

첫째, 바울의 몸에 흔적은 예수의 종이라는 ‘스티그마’이다.

“이 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노라.”(갈6:17) 바울이 자랑한 그의 몸에 예수의 흔적은 예수의 종이라는 ‘스티그마’이다. 아시스의 성자 프랜시스는 1224년 9월 나이 43세 때 ‘라벨티어’라는 산에 올라가 두 가지 제목으로 기도하였다고 전해진다. 하나는 주께서 당하신 십자가 수난의 고통을 직접 자신의 몸과 영혼이 맛보게 해달라는 기도였고, 다음은 죄인을 향한 주님의 불타는 사랑을 알게 해 달라는 기도였다. 기도 중 예수님이 직접 나타나셨고, 주님의 십자가에 못 박힌 환상을 보게 되었는데 그 후부터 그의 몸에는 못자국과 창자국이 생겨났으며, 그는 예수의 종이라는 흔적(스티그마)으로 생각하고 경건한 삶을 살았다고 전해오고 있다.

둘째, 바울의 몸에 예수의 흔적은 흉터였을 것이다.

바울의 몸에 있었던 예수의 흔적(스티그마)은 그가 비밀로 간직한 신비한 현상 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바울은 스스로 이렇게 증거하고 있다. 예수를 전하다가 사십에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고, 세 번 태장으로 맞았고, 한번은 돌에 맞아 죽은 줄 알고 사람들이 메어다가 성 밖에 버렸는데 하나님께서 의식이 돌아오게 하여 살아났다고 했다.(고후11:24-27) 바울의 몸에는 매 맞은 상처의 흔적과 고문당한 흔적들이 많았을 것이다. 바울은 이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노라 라고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예수를 증거 하다가 매를 맞고, 돌에 맞고, 채찍에 맞고, 칼에 찔린 것과 배고픔의 흔적들이 그의 몸에 생긴 것이다. 이 흔적은 그리스도의 종으로 주님을 위해 당한 고난의 흔적임이 분명하다. 바울의 몸에 난 예수의 흔적은 상처의 흔적이었을 것이다.

셋째, 우리도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져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종으로 살아야 한다. 기도의 눈물과 땀의 흔적을 가져야 하겠다. 예수님 얼굴에는 예루살렘 멸망을 내다보며 기도하실 때 흘리신 눈물의 흔적, 나사로의 죽음 앞에서 불신앙의 사람들을 보시고 흘리신 눈물의 흔적, 겟세마네동산에서 최후의 기도를 하실 때에 흘리신 눈물과 땀의 흔적을 가지셨다. 예수님은 힘쓰고, 애쓰고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핏방울같이 되기까지 땀을 흘리며 기도하셨다. 우리의 이마에도 예수님처럼 기도하며 흘리는 눈물과 땀의 흔적을 가지자. 우리의 죄를 대신지시고 발과 양손은 녹슨 세 개의 못에 박히셨다. 머리에는 가시관 옆구리에는 창에 찔리신 흔적이 있으셨다. 의심하는 도마에게 부활의 확신을 주실 때에도 주님은 이 흔적을 보여 주셨다. 주님이 걸어가신 발걸음은 위대한 발자취이시다. 사도 바울은 손수 장막을 지어 선교비를 충당했었다. 바울의 일하는 손은 곱지 아니했을 것이다. 우리의 손에도 이런 흔적을 가져야 하겠다. 그리스도인은 주님의 제자요 종이다. 바울처럼 우리 몸에도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주님을 따르자.

결론 십자가는 하나님의 큰사랑에 대한 흔적이다. 주님의 십자가 고난을 깊이 묵상하자. 바울처럼 우리도 예수의 흔적을 몸에 가지고 주님을 따를 수 있기를 바란다.        / 청주소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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