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등불 하나 세상에 켜놓고 떠난 분

마치 어린아이를 달래듯이 그 말만을 하곤 다시 정신을 놓아버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하나님이 부르시기까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깊은 고요 속에서 3일을 더 견디다가 마침내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2002년 5월25일이었다. 딸에게 한 마지막 말은 유언이 된 셈이었다. 엄마를 장사지내며 딸은 엄마의 묘비에 이렇게 썼다.

“엄마, 우리의 등불이며 교훈이며 자랑이며 비길 데 없는 애인이신 분이여. 후일에 천국에서 만나면 다시는 이별 없으리니 그리움 깊을수록 신앙 더 굳게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엄마, 부디 편안히만 계세요.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진정 그녀는 사도바울이 디모데에게 당부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까지 흠도 없고 책망 받을 것도 없이 이 명령을 지키라"(딤전6:14)는 말씀을  자신에게 한 당부처럼 여기고 말씀의 명령을 쫓아 주의 뜻을 이루기에 최선을 다하는 한평생을 살다 갔다.

하나님이 주시는 생동하는 의지로 생애의 무수한 역경과 고난을 강하고 담대한 믿음으로 이겨내어 하나님이 목적하시는 인생을 기쁘게 살다 간 그녀의 견고한 신앙자취는 믿는 이들에게 아름다운 신앙의 본이 되거니와 세상에도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할 것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마5:14)

그녀는 작은 등불 하나 세상에 켜놓고 떠난 것이다.

디모데에게 믿음의 어머니 유니게가 있었던 것처럼, 자녀들을 기도와 말씀으로 양육한 그녀 역시 온전한 믿음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건실한 자녀가 넷이나 있다.

그 중에 맏아들이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서광성결교회 이상대목사로서 참으로 이 시대의 복음사역에 크게 쓰임 받는 종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으며, 작은 아들은 집사 직분으로 작은 교회의 중추적 기반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맏딸은 남편을 비롯하여 믿지 않는 시댁 전체를 구원의 반열에 오르게 하고 열심히 모친을 닮은 신앙생활을 하고 있으며, 작은 딸은 목회자 사모로서 남편을 도와 하나님이 맡기신 일에 충성을 다하고 있다.

그녀가 뿌린 믿음의 씨앗이 오롯이 싹을 틔우고 아름다운 결실을 이룬 것이다. 그녀로 인해 이후로는 더 많은 믿음의 증인된 자들이 천지사방으로 퍼져나가게 될 것인즉 그녀의 존재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척박한 토양에서 믿음의 결실을 이루는 거룩한 한 알의 밀알이 되었으니 주의 이름으로 승리한 그 생애가 어찌 복되다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녀가 세상과 작별하고 떠나는 길에는 많은 믿음의 동지들이 눈물로 아쉬워하며 그 가는 길을 기도와 찬송으로 배웅하였다. 그녀가 즐겨 부르던 찬송가 233장처럼 이제 그녀는 정녕 ‘낮과 같이 맑고 밝은 거룩한 길’에서 하나님의 아름다움과 그 영광을 보며 세상의 모든 괴롬을 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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