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 목회자들 보다 밝은 희망을 품고 나아가길

효지도사·작은 도서관·노인복지센터 등에 눈 돌려야

“새해에는 교단안의 작은 교회 교역자들이 무기력에 빠져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비전과 소망 속에서 활기차게 웅비할 수 있는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작은 교회들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사역을 찾아내 지역사회와 함께 한다면 지금의 정체와 패배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남지방회 소속 서울남부교회(정경환 목사)는 지난 12월 22일 ‘서울남부재가노인복지센터’ 개관 축하예배를 갖고, 지역노인들을 돌보는 사역을 시작했다. 이날 개관한 ‘서울남부재가노인복지센터’는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 공단의 업무를 처리하는 센터역할을 하게 된다. 사업의 내용으로는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상담, 복지물품 등을 취급하며, 수급자에게 요양보호사 1급을 파견하여 노인을 돌보는 사역을 하게 된다.

정 목사는 “작은 교회들이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고민들을 우리교회도 갖고 있다. 해가 바뀔 때 마다 새로운 각오로 교회의 성장을 위해 고민하고 방법을 찾지만, 여러 가지 요인으로 오랜 시간 교회성장이 정체하게 되었고, 그러한 정체 속에서 우리교회도 패배감에 젖었던 때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패배감에 젖어 있을 수만은 없어 시작한 것이 복지사역이다. 지역민들과의 접촉점을 찾고 그 속에서 전도를 통해 주님의 복음을 전하기에는 ‘복지사역’만큼 좋은 무기는 없다는 판단으로 이 일을 계속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원효로에 위치하고 있던 서울남부교회가 지금의 마포로 이전한 것은 1999년 이었다. 정 목사는 “마포 먹자골목 부근의 한 상가건물 3층 160여 평을 구입해 입주했지만, 새롭게 이전한 교회의 위치가 좋지 않았다. 교회의 사방이 한강, 시민공원, 상가, 고급아파트로 둘러싸여 상주하는 사람도 적고, 또 원래 위치하고 있던 원효로와도 거리가 있어 처음 기대와는 다르게 점점 신자수가 줄어들게 되었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2001년 서울남부교회로 부임했다. 부임이후 교회성장의 부진을 확인하게 되었고, 전도를 위해 교회가 위치하고 있는 토정동 일대를 열심히 뛰어다녔다. 정 목사는 “주변에 50평대가 넘는 고급아파트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파트 입주가 완료된 이후에 교회가 이전을 하게 되어 전도의 시기를 놓친 면도 있고, 고급아파트의 성격상 가가호호 방문해 전도하는 방식도 여의치 않아, 다른 방식의 전도를 고민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며 정 목사가 자구책으로 생각해낸 것이 솔로몬도서관이다. 2004년 지역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마음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교회내 공간을 줄여 4,000여권의 양서와 함께 개관한 솔로몬도서관은 마포구청에 등록한 사립문고로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도서관 중에 하나가 되었다. 정 목사는 “최근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이용자 수가 조금 줄긴 했지만 80여 가정의 어린이들이 꾸준히 도서관을 찾아 이용하고 있다.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는 어린이 중에는 교회에 등록해 주일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있고, 부모들도 교회에 계속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교회성장을 위해서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세상에 대한 지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정 목사는 “얼마 전에 개관한 재가노인복지센터 운영에는 교회 재정이 필요치 않다. 국가에서 복지센터 운영에 필요한 일체의 비용을 다 지원하고 있으며, 도서관 운영에도 공간과 헌신적인 봉사자들만 있으면 운영하기가 크게 어렵지 않다”면서 “무엇보다 무서운 것이 체념이라는 생각을 한다. 작은 교회도 머무르지 말고 움직이며 세상 돌아가는 것에 관심을 가지면 희망이 있다. 기도하고 노력하면 정체되지 않고 충분히 부흥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언제나 하얀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맨다. 심지어 운동을 할 때도 운동복 안에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매는 복장은 변함이 없다. 어릴 적 보았던 담임목사의 정장 모습이 너무나 멋있게 보였고 하얀 셔츠를 입고 성경책을 보는 목사의 모습에 매혹돼 ‘나도 목사님처럼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는 정 목사는 “어린 마음에 담임목사님의 모습이 평생의 역할모델이 되어 버렸다. 지금도 어릴 적 담임목사님의 모습처럼 책상에 앉아 성경을 읽고 공부하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다. 연구의 결과로 ‘성경본문설교집’을 23권 출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성경만 읽을 수 없는 형편이다. 섬기는 교회를 부흥 발전시킨 후에 편안한 마음으로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당분간은 교회부흥을 위해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정 목사는 지금까지 지방회 회장을 3번 역임했다. 경북서지방에서 지방회장으로 봉사할 때는 성결교단 목회자들이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을 트기도 했다. 정 목사는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2010년부터 ‘효지도사’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효지도사는 우리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선교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효지도사와 솔로몬도서관 그리고 복지센터는 선교와 전도를 위한 아이디어들 중 일부일 뿐이다. 한해가 시작한다. 올한해는 우리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보다 밝은 희망을 품고 새로운 방식으로 부흥을 이루어 나가는 힘찬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연락해 주길 바란다. 작은 힘이지만 보태겠다”고 새해 희망을 전했다.

박덕환 기자 hyhab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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