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킨 선교사(1865년 12월 13일-1908년 1월 2일)

1907년 12월 25일 성탄절 오후 전킨은 자신의 집 지하의 저장고에 얼음을 가득 들이는 일을 한다. 다음 해 봄이 지나도록 신선한 음식을 먹을 수 있기에 군산에서 있을 때부터 늘 하던 대로 얼음을 창고에 들였다. 일을 마치고 그날 밤 전킨 부인과 아이들과 함께 모여 성탄의 기쁨을 나누었다.
다음 날 아침, 전킨은 몸이 좀 안 좋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오후가 되자 오한이 점점 더 심해져 갔다. 소식을 듣고 급히 잉골드 의료선교사가 와서 진료하였고, 의사 오긍선도 군산에서 달려왔다.
화요일에는 전보를 받고 구암 예수병원 원장인 다니엘(Dr. T. H. Daniel)도 도착하여 병세를 살폈다. 또 훈련된 간호 선교사 코델(Emily Cordell)과 테이트 그리고 전킨 부인이 전킨을 간호하였다. 그의 부인은 눈물을 흘리면서 병이 낫기를 하나님께 기도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들이 쓰러진 전킨을 지극히 돌보았지만, 상태가 호전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고 있었다.
1907년 12월 31일 월요일 전킨은 그가 곧 떠나갈 것을 짐작하여 자녀들을 불러 기도하고 “I am going home, I am happy”라는 마지막 유언을 전한다. 1월 1일 병상에 누워있던 전킨은 급성 폐렴을 진단받는다. 그리고 다음 날 수요일 1월 2일 아침 9시 그는 그를 사랑하는 이들을 남겨둔 채 급성 장티푸스와 폐렴으로 하나님 나라로 돌아갔다.
1908년 1월 2일 오후 4시 전킨의 집에서 숙연한 가운데 영어로 임종예배가 진행된다. 그리고 밤에는 서문밖교회에서 모든 교인들과 함께 한국어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1월 3일에는 그의 시신이 군산으로 옮겨졌고 1월 4일, 자신이 궁멀 전씨라 불리기를 원하며 그토록 사랑했던 구암교회 뒷산 양지바른 언덕에 그의 세 명의 아들 곁에 묻혔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선교사들과 전주교회 교인들 그리고 군산, 익산, 김제 등 그를 통해 전도 받고 믿음을 시작한 교회 교인들은 큰 슬픔에 빠졌다. 그토록 전킨이 그들을 사랑하였고 자신들을 위하여 헌신하였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전킨은 부인 메리 레이번과 아들 에드워드, 윌리엄, 마리온과 1907년 3월에 낳은 딸 메리(Mary Moreland Junkin) 그리고 부인의 태중에 아이(Alfred C. Junkin, 1908년 미국에서 출생)를 갖고 있었다.
그 후 전킨의 가족은 1908년 늦봄 전주를 떠나 군산과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귀국했다. 이때 맥커첸이 안식년을 맞아 목적지까지 동행했다. 일본 고베에서는 전킨의 신학교 동기생인 해리 마이어스(Harry Myers)가 애들 네 명에게 줄 장난감을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에드워드가 받은 검은 인형과 딸 메리 모어랜드가 받은 딸랑이는 그 후 오랫동안 각자에 의해 보물처럼 보관되었다.
가족의 첫 기착지는 전킨의 동생 즉 시드니가 살던 볼티모어 외곽 맥도너(McDonough)였다. 시드니는 그곳 학교의 교장이었다. 알프레드는 8월 20일 거기서 태어났다. 전킨이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유복자였다. 그리고 전킨 가족은 외가집이 있는 프레드락버스로 이사했다. 인구 8천 명의 그곳에는 남장로교에서 유지하는 작은 대학과 중등학교가 있었다. 전킨 부인은 4천 불에 집을 한 채 얻어서 생활을 시작했다. 그 가족은 거기서 1914년 6월 장남 에드워드가 프레드릭스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6년 동안 거기에서 살았다.
전킨의 아이들은 프레드릭스버그장로교회의 주일학교에 출석했다. 그 주일학교 건물은 아이들의 외할아버지가 지은 것이다. 그 후 전킨의 가족은 전킨 부인의 고향인 렉싱턴으로 이사했다. 에드워드의 동생들은 렉싱턴에서 중등학교를 마쳤다. 그 후 전킨 부인은 남장로교회 아그네스 스캇대학을 졸업하고 작업치료사로 일했던 미혼의 딸 메리 모어랜드와 리치몬드에서 살다가 1952년 11월 1일 86세를 일기로 사망하였다.
장남 에드워드는 아버지처럼 목회자가 되겠다는 군산에서의 다짐을 잊지 않고 이어서 펜실베니아에서 목사가 되었고, 둘째인 윌리엄은 버지니아에서 의사로 활동했다. 장남 에드워드는 모친 사망 후 지난 1954년 내한하여 전주와 군산을 돌아보았다. 전주에서 태어난 마리온은 전킨이 졸업한 워싱턴 앤리대학의 교수가 되었고, 막내로 아버지의 얼굴을 보지 못했던 알프레드는 워싱턴 D.C의 공무원이 되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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