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훈 전도사

이 사실을 안타깝게 여긴 길보른 선교사의 도움으로 세브란스의원으로 옮겨 치료를 시작했으나, 상태는 계속 악화되어 입원한 지 5일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급성폐렴으로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도 자신을 구타한 이들을 고발하지 말 것을 신신당부하던 김동훈 전도사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을 유언으로 남겼다. 1928년 10월 16일 숨을 거두면서 행한 그의 사랑과 용서는, 이후 누구보다 먼저 그 문제의 여인을 감동시켰고, 이어 그 남편과 불량배까지 예수 앞으로 나오게 만들었다.
최석모 목사의 집례로 진행된 김동훈 전도사의 장례식에 참석한 신학생들은 사명자의 길이 그야말로 고난의 길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셨고, 고인을 성결인의 모범으로 삼게 되었다. 성결의 제단에 필요한 제물은 바로 고난과 죽음이라는 것을 철저하게 깨달은 것이다.

김소순 전도사

위로와 소명
당시 어린 딸(4살, 김은경)과 유복녀(7개월, 김혜경)를 뱃속에 가지고 있던 김소순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버린 것만 같아 눈물로 하루하루를 지냈다. 나이 스물셋의 어린 과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망막하기만 한데, 설상가상으로 시댁에서조차 아들을 못 낳아 대를 잇지 못했다고 따돌림까지 당할 때는 땅이 꺼지는 것 같았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꿈에 흰 두루마기를 입은 남편이 나타나 흰 돌 여섯 개를 손바닥에 꼭 쥐어주면서 “당신이 원하는 대로 밥 나오라면 밥 나오라면 밥 나오고 돈 나오라면 돈 나올 테니 이제부터 아무 걱정 말라”고 위로해 주는 것 아닌가? 김소순은 그 순간에 마음에 평안을 얻었다. 근심과 걱정이 사라졌다.
요한계시록 2장 17절에 “이기는 자에게는 내가 흰 돌을 주리니” 말씀하셨는데, 죽기까지 신앙의 정절을 지켜낸 남편, 주님의 마음으로 원수까지 용서하며 승리의 천국 입성을 한 남편에게 우리 주님이 흰 돌을 주신 것이고, 이것을 날마다 눈물로 밤을 지새우는 자신의 손에 쥐여준 것으로 생각하니, 하나님의 돌보심이 확신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이후 친정으로 돌아와 독립문교회에 출석하면서 밤낮으로 기도로 생애를 이어가면서, 김소순은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듣는다. “사랑하는 딸아, 내 사랑하는 아들을 고통을 거두고 내 품에 편히 안겼노라. 너는 안심하라. 세상 끝날까지 내가 너와 함께 하겠노라.”
남편의 위로에 이어 하나님의 음성까지 더해지니 더욱 용기를 얻어 믿음 생활에 정진하던 김소순에게, 카우만 부인(레티 카우만)은 신학을 공부하여 남편의 유업을 이으라고 권면하였다. 하지만 그 말에 즉각 순종하지는 못했다. 사명자의 길에 대한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카우만 부인의 거듭되는 권면과 또 기도 중에 다시 한번 “내 양을 먹이라”는 음성을 듣고는 더 이상 거부할 수 없었고, 결국 김소순은 경성성서학원에 입학하였다. 그때가 1929년 9월이다.

신의주교회를 비롯한 목회 여정
신학 공부를 하면서 신공덕교회와 동막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한 김소순 전도사는 졸업 후 첫 사역지로 신의주교회에 부임하였다. 담임목사였던 한성과 목사와 함께 열심히 전도하여, 이후 장년만 500여 명이 모이는 교회로 성장하였다. 첩이었던 여인이 회개하여 집사가 되었고, 한 알코올 중독자는 변화를 받아 목사가 되기도 하였다. 뉴욕한빛교회의 원로목사인 정승일 목사의 아버지 정의근 장로와 또 김순봉 목사도 김소순 전도사의 전도를 받아 신앙생활을 시작하였다. 이 당시 전해지는 일화를 외손주 김창호 장로는 이렇게 기억한다.
“당시 할머님이 아직 젊은 여인이었기에 아무 집이나 불쑥불쑥 방문하여 전도를 하는 것도 매우 조심스러워, 댓돌 위에 여인의 신발이 놓인 집을 골라 심방을 하셨답니다. 또 그때는 영양 부족과 좋지 않은 위생 환경 때문이었는지 종기를 앓는 환자가 많았는데, 심방을 가면 먼저 간절히 기도한 후 종기의 피고름을 입으로 빨아내기까지 하자 그 사랑에 감복하여 교회에 나오는 신자가 늘어났고, 교회도 그때 당시 크게 크게 부흥하였다고 직접 말씀하셨습니다.”
당시 신의주 지역은 제2의 예루살렘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각 교회의 부흥이 뜨거웠다. 특히 성결교회는 두세 사람만 모여도 박수 치며 찬송했고, 기도하면 통성기도를 하였으며, 예배 시간 한 시간 전에 노방전도대가 동네에 나가 사람들을 데려와 함께 예배를 드리고 복음을 전하였다.
꿈같은 신의주에서의 4년 목회를 마치고, 평양 교구정교회에서 10년의 목회를 한 후, 서울 체부동교회에서 1년을 시무하였을 때, 일본 총독부에 의해 성결교회에 대한 폐쇄령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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