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제13대 총장, 동 대학 명예교수

a. 나일강의 물이 피가 됨은 이집트 사람들의 생명선이요, 숭배의 대상인 나일강과 우상으로 섬겼던 그 강 속의 모든 생물에 대한 저주와 죽음을 의미한다.

b. 개구리 재앙은 이집트인들의 토템 종교(Totemism)의 대상인 개구리 우상에 대해 화(禍)를 내린 것이다.

c. 이 (lice) 재앙부터는 이집트의 술객들이 모방할 수 없어서 하나님의 권능에 굴복한다(출8:19). 이집트의 제사장들은 3일마다 머리를 깎고 몸의 털을 밀고 매일 목욕하여 제사 준비를 해야 했다. 제사장의 몸이 더럽혀지고 제물로 쓰일 짐승들이 상처와 재앙의 더럽혀짐으로 종교 행위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d. 파리 재앙은 ‘이’보다 심한 재앙으로 ‘파리’로 번역된 ‘아로보는 개파리(dog-fly)로 훨씬 고약한 것이다. 이것도 제물로 드릴 짐승과 제사장에 상처를 준다.

e. 악질 재앙으로 들에 있는 이집트의 생축이 죽고(출 9:1-8), 이스라엘인들의 생축은 하나도 죽지 아니하였다(출 9:7). 이는 이집트 종교의 희생 제물들을 멸절시킴을 의미한다.

f. 독종 재앙은 모세가 풀무의 재를 날리니 이집트 온 땅의 사람과 짐승에게 독종이 생겨 심한 고통을 주었다.

g. 우박 재앙은 뇌성과 비와 불덩이가 동반되었다(출 9:24, 33). 그래서 들에 있는 사람과 짐승, 그리고 밭의 채소와 들의 나무들을 상하게 했으나, 고센 땅의 이스라엘은 재앙을 면했다.

뇌성과 비, 불덩이를 가지고 내리는 우박 재앙은 자연 종교에서는 무서운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기 마련이어서 바로의 신하들이 두려워 바로를 설득하러 나섰을 것이다. 자연을 지배하시는 전능의 하나님을 나타내는데 크게 작용했다.

h. 메뚜기 재앙은 이집트의 푸른 곡식과 푸른 나무를 모조리 먹어서(출 10:4-16) 양식을 얻을 수 없게 된다(출 10:15).

I. 흑암(黑暗)의 재앙은 이집트가 섬기던 태양신에 대한 징벌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이집트 왕 아멘호팁 4세(Amenhotip VI, Ca. B. C. 1369-1353)가 그의 종교 아토니즘(Atonism)을 생명을 지탱케 하는 태양면(The Sun’s disk)으로 보고 온 이집트에 숭배케 했었다. 예부터 이집트에서 태양을 섬겼는데 이집트 궁중에서는 아침 해가 떠오를 때, 이집트의 가장 큰 우상(Mennon)에 북을 치고 노래를 부르며 제사를 지냈다. 만일, 제사를 게을리하면 왕과 나라가 멸망하는 것으로 생각했을 정도인데, 3일간 엄청난 흑암이 계속되었으니 그들에게는 심각한 재앙이었다.

j. 장자(長子) 죽임의 재앙은 이집트인의 모든 맏아들과 첫 태생의 짐승까지도 멸하는 것이었다(출 11:∼12:). 이는 궁중의 바로 왕의 아들에서부터 여종들과 옥에 갇힌 자의 맏아들까지 모조리 죽였다(출 11:5, 12:29-30). 당시의 풍습에 의하면, 맏아들은 가정과 그 가정의 권위와 영광을 대표했다(창 49:3, 시 89:27).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집의 문턱과 문의 양쪽 기둥에 양이나 염소를 잡아 그 피를 바르도록 해서 하나님의 죽음의 재앙이 넘어가게 했다. 이 밤을 야웨의 밤(유월절)이라 했다(출 12:42). 그래서 유월절이 유대인 3대 절기 중 밤에 지키는 유일한 것이다.

야웨의 밤이 이집트인들에게는 재앙과 죽음의 밤이었고, 이스라엘인들에게는 구원과 해방의 밤이었다.

7. 출애굽 사건의 근원

출애굽 사건은 일찍이 족장 아브라함과 하나님 사이의 계약에서 약속된 것이 성취된 사건으로 성서에 기록되었다. 창세기 15장에서 아브라함은 하나님께 축복의 언약을 확인하기 위해 징조를 구한다.

“ 주 야웨여, 내가 이 땅으로 업을 삼을 줄을 무엇으로 알리이까?”

하나님은 옛 계약체결 의식으로 답하신다. 고대사회에서는 서약 의식으로 짐승(소나 나귀 등)을 잡아 그 사체(死體)를 둘로 갈라 양편에 놓고, 맹약자(盟約者)는 서로 같이 그 짐승의 사체 사이를 지나갔다. 그 의미는 서약을 어기면 죽은 짐승의 운명처럼 벌을 받는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아브라함과의 언약을 확인하기 위해 당시 사회의 계약 의식을, 즉 당시 풍습을 사용하여 아브라함의 요구에 응하여 계약 의식을 집행하셨다. “그날에 여호와께서 아브라함으로 언약을 세우셨다”(창 15:18). 그래서 아브라함은 짐승들을 취하여 그 중간을 쪼개고 그 쪼갠 것을 마주 대하여 놓았다(창 15:10). 그때 하나님을 상징한 불만이 그 가운데를 지난다. 사실은 아브라함도 가야 하는 의식이지만 하나님만이 지난다. 이것은 아브라함에게 주어진 언약으로 하나님의 절대 은총이요, 하나님의 계획과 구원의 섭리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아브라함이 원해서나 그의 능력에 의해서 이루어질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을 편무계약, 일방적 계약이라 한다. 여기서는 하나님에 대한 계약 준행과 의무가 강조 되어진다.

최종진 박사(구약학)  dsglory36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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