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훈 전도사

3. 결혼과 경주교회 목회

미래의 남편을 위해 기도하는 중에 이유겸 전도사의 소개로, 1923년 함경도 북청 출신인 김동훈 전도사와 18세 때 혼례를 올렸다. 아현동의 경성성서학원 강당에서 최석모 목사의 주례로 결혼한 김소순 부부는 경상도 경주교회(현 경주중부교회)에 부임하였다. 3년 동안 김동훈 전도사는 기도와 말씀에 집중하면서 노방전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10여 명의 성도가 50여 명으로 성장하는 부흥을 경험하였다.

이 경주교회의 부흥 배경에는 그의 결사 기도가 있다. 그는 기도하다가 죽더라도 새 능력을 받아야겠다고 결심하고, 1925년 7월 16일 장마철에 생쌀 약간과 빈 가마니 두 개, 홑이불, 모기장 한 개를 걸머지고 경주 백률사 뒷산 소나무 우거진 숲으로 들어가, 나무와 나무에 가마니로 막을 짓고 그곳에서 엎드려 기도하기 시작했다.

“주여, 나의 마음속에 사랑의 불길을 주소서. 더욱 맹렬하기 위하여 성령의 바람을 보내주소서. 그리고 이 불길이 지금부터 영원까지 꺼지지 않게 하소서. 이 불길의 힘으로 죽도록 충성케 하소서.”

18일간 계속된 이 산기도 가운데 김동훈 전도사가 먹은 것은 하루 생쌀 한 움큼이 전부였다. 결국 그가 원했던 새 능력을 받아 그 힘으로 목회를 하니, 부흥이 아니 될 수 있겠는가?

이때는 아직 신혼 때다. 25세의 젊은 김동훈 전도사는 18세의 어린 신부 김소순을 너무나 사랑했지만, ‘혹시 내가 예수님보다 색시를 더 사랑하면 어떻게 하는가?’ 걱정되어 건넛방으로 가서 기도하곤 했다. 한다. 18일간의 산기도 가운데 부르짖었던 기도가 그러했듯이, 주님을 향한 순정의 신앙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가 꼭 주님만 사랑한 것이 아니다. 김동훈 전도사는 선교사들로부터 테니스를 배워 이곳 경주교회에 부임해서는 부인 김소순에게 가르쳐 주었고, 평소 여러 악기를 잘 다루어 딸에게도 바이올린을 가르쳐 주는 자상한 가장이었으며, 바느질 솜씨가 좋은 새댁이 정성스럽게 흰 두루마기를 만들어 신랑에게 입히면 밖에 나가 옷 없는 사람에게 훌렁 벗어주고 들어오는 등 가슴 따뜻한 면모도 보여주었다.

김소순 전도사

4. 순회전도대 이후 조치원교회의 부름을 받고

경주교회가 이제 규모를 갖추어 가자, 김동훈 전도사는 성장한 교회에서 편히 사례비를 받는 것이 어쩐지 부담스럽게 여겨졌고, 결국 교회를 사임하고 순회전도대에 뛰어들어 전국을 누비는 축호전도와 노방전도에 헌신하였다. 그렇게 고생하는 모습을 본 이명직 목사는 다시 목회를 시작할 것을 권면하였고, 그 조언에 따라 조치원교회에 부임하였다.

순회전도대 시절에는 남편의 뜻대로 친정에 와서 지냈는데, 이제 새로운 사역지에서 다시 한집에 살게 되었으니, 아내 김소순의 기쁨이 얼마나 컸을까? 그렇게 남편을 따라 기쁜 마음으로 부임한 조치원교회였건만, 그러나 이곳에는 감당키 어려운 시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5. 남편의 순교

김동훈 전도사는 몸이 호리호리하고 외유내강의 성품을 갖고 있었다. 그는 경주에서처럼 충청도 조치원교회서도 열심히 기도하며 목회를 했다. 그리하여 많은 성도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그러한 가운데 한 여성의 유혹을 물리치는 과정에서 그녀의 남편과 그가 동원한 불량배들의 습격을 받고 김동훈 전도사는 집단 구타를 당했다. 혼절했다가 깨어나 가까스로 집에 도착한 김동훈 전도사는 집에서의 치료로는 효험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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