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훈 전도사

5. 상애원(想愛院) 설립

다시 상애원이라는 구제소를 설립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인도하려 하였으니, 그 목적은 아래의 취지서를 보아 알 것이다.

“대개 기독교의 중추는 신앙이요 신앙의 생명은 사랑이올시다. 이 사랑에는 두 가지 방면이 있으나 곧 위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아래로 사람을 사랑함이니, 하나님 사랑은 신앙의 내적 삶이요 이웃 사랑은 신앙의 외적 실행이올시다. 진정한 산 신앙을 소유한 자는 세상의 무엇보다 하나님을 지극히 사랑하며 이웃을 사랑하는 실행의 역사가 그의 일생을 통하여 전개된다 할 것이외다. 이러한 사랑이 없는 신앙은 쓸데없는 죽은 신앙이요. 그러므로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라고 말함이 옳소이다.

그러나 현대 신앙계에서 개인이나 단체로 보아 이 사랑의 실행자를 만나기 심히 어렵도다. 아, 믿음의 벗(信友)이여! 깊이 기도하고 생각하시기를 바라나이다. 우리는 자기 의식주(衣食住)만 챙기며 살지 아니하였는가? 저 길거리에서 방황하며 이 엄동설한에 헐벗고 주리고 노숙하는 형제들을 위하여 무엇을 하였는가?

아! ‘우리가 사랑하기를 말과 혀로만 하지 말고 사랑함으로 하자.’(요일 3:18).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서로 사랑하기를 내가 너희를 사랑하듯 할지니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이로써 너희가 나의 제자인 줄 알리라.’ (요 13:34-35) 하신 교훈을 받들어, 우리가 이제 이 상애원 사업을 시작하였사오니, 여러분께서도 뜻을 같이해 주시기를 믿고 바라나이다.

이 사업의 첫걸음으로, 노천에서 잠을 자는 노약자와 신체 불구자를 위하여 숙소를 설비하고 가급적 그들의 의식주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여러분에게 불용품이나 또는 금전의 후원을 받아 폐물이용상(廢物利用商)을 경영하려고 하오니, 신앙으로 동정을 베풀어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기를 바라나이다.”

이상의 사실을 보면 김동훈 형제가 어떻게 자신의 믿음을 실천하고자 했는지를, 특별히 기독교의 사랑을 어떻게 실천하고자 했는지를 알 수 있다.

6. 집집마다 영혼 방문

김동훈 형제는 여러 방면으로 자급전도의 길을 찾아보았으나 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에 다시 뜻을 정하고 지방전도대에 참가했다. 이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침 여덟 시에 출발하여 저녁 여섯 시쯤 돌아오는데, 도회지 같으면 하루 수백 집 방문도 무난하겠지만, 시골은 집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으므로 삼을 넘어가서 한 집, 산골로 5리 혹 10리를 걸어서 한 집 혹 두 집, 그러니 하루에 수십 호 전도하기도 어려운 때가 있다. 그러나 형제는 충성스럽게 기도하며 전도지를 돌렸고, 그 열심과 충성은 다른 대원에게도 감화를 끼칠 정도였다.
형제의 일기 중에 이러한 구절이 있다.

“2월 4일(금) 음력 정월 4일, 날씨 맑음. 선산군 선산면 화조동에서 54호에 전도지를 배포, 5인에게 개인전도, 노방전도 두 번에 청중 60명 결심자 2인, 금일은 복음 증거하는 데 목이 아플 지경이었다. 복음 증거도 목이 아파 다 할 수 없는데 어찌 쓸데없는 잡담 농담으로 시간을 허비할까. 오직 이 입을 주께 바쳐 복음 증거하는 데만 사용하리라.”

또 장로교회의 초청을 받고 말씀을 전하니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는데, 형제는 각처에서 완연히 부흥목사의 대우를 받았다.

형제가 전도대에서 부르던 ＜전도가＞를 소개한다.

1절-
슬프도다 고려반도 근화 동산은 어찌하여 가시밭이 되어 있는가
죄악이 관영하여 폐허 됨이여 하나님의 진노가 나타남이라
2절-
진노 아래 저주받은 이 민족들은 살길이 없어서 방황하누나
간곳마다 부르짖고 우는 소리는 애처롭다 인간 지옥 완연하구나
3절-
구세주를 모르는 이 백성들아 저 화염 영세 지옥 두렵잖은가
이 세상 물질에만 눈이 어두워 내세의 영원 상벌 보이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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