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훈 전도사

그러다가 어느 날 성령이 빛이 비추어지면서 책망을 받게 되었다. 이 때 형제는 기도하였다. “주여 어찌 하오리까?” 그때 주님은 분명히 말씀하셨다. “그 돈 10전을 그 사람에게 도로 갖다 주고 명백히 자복하라.” 그러나 형제는 성경을 배워 전도사가 되겠다는 사람이 그러한 사실을 자백한다는 것은 심히 곤란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성령께서 책망하시는 것을.

하는 수 없이 용기를 내어 그 10전을 가지고 주인을 찾아갔다. 형제는 자신이 사실을 자백하게 되면 수치를 당하게 될 줄로 생각하였으나, 주인은 도리어 그를 위로하며 도로 가지고 가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그 돈 10전을 양심의 명령대로 주인에게 기어이 돌린 후에야 비로소 잃어버렸던 찬송, 기쁨, 감사를 도로 찾게 되었다. 이때부터 형제의 인격이 완전히 개조되었고 새로워졌다.

3. 장마철 소나무숲(松林雨露)에서의 18일

이와 같은 새생명의 길에 들어온 후 김동훈 형제는 기도에 매달렸다. 매일 새벽 4시경 조용히 기상하여 기도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때로는 절식기도(節食祈禱) 흔히는 산기도를 하며 기도로 생애를 삼았다.

형제는 성서학원을 졸업하면서 김숙자(김소순 전도사의 호적상 이름)와 결혼하고 경주교회로서 파송을 받았다. 이때의 경주교회는 아직 의지할 만한 신자가 별로 없었고 그 뿌리가 든든하지 못하였다. 더욱이 목회 경험마저 없으니 형제는 무한한 고통을 당했고, 이런저런 사람의 수단이 소용이 없었다.

기도하다가 죽더라도 새 능력을 받아야겠다고 결심하고, 1925년 7월 16일 장마철에 생쌀 약간과 빈 가마니 두 개, 홑이불, 모기장 한 개를 걸머지고 백률사 뒷산 소나무 우거진 숲으로 들어가, 나무와 나무에 가마니로 막을 짓고 거기 엎드려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때의 일기를 보면 그가 구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주여 나의 마음속에 사랑의 불길을 주소서. 더욱 맹렬하기 위하여 성령의 바람을 보내주소서. 그리고 이 불길이 지금부터 영원까지 꺼지지 않게 하소서. 이 불길의 힘으로 죽도록 충성케 하소서.”

이런 기도를 18일간 계속하면서 그가 먹은 것은 하루에 생쌀 한 줌이 전부였으나, 육체는 지칠 대로 지쳤고 때로 내리는 비는 가마니로 둘러친 막으로 새어 들어와 전신을 적시게 되었다. 이렇든 인내로 기도하다가, 18일째 되는 8월2일에 승리 중에 개선가를 부리고 내려왔다.

그러나 이때 형제가 오해를 한 것이 있다. 이렇게 성령을 받은 사람은 오직 성령께만 순종할 것이요, 불완전한 인간에게는 절대로 복종할 수 없는 일이라 하여 교단의 파송을 받지 않고 사직하였으니, 이것이 형제의 큰 실패라 아니할 수 없다

4. 싸도 아니 팔려

형제는 단체(교단)에 속하여 사역하는 것보다 자급적으로 하는 것이 더 떳떳하다는 뜻에서, 또는 자기의 믿음을 그 생활 속에서 실현하겠다는 생각으로 함석 영업을 시작했다. 손을 깨뜨리고 숯불에 데여가며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수고를 했다. 그런데 다른 사람 물건보다 튼튼하고 값도 월등히 저렴하나 잘 팔리지 않는 것이 의문이다. 장사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만들면 판매가 되어야 할 터인데, 팔리지 않으니 손해만 보고 있었다. 그럼 왜 팔리지 않는가? 서투른 솜씨에 애는 많이 쓰나 모양이 좋지 아니하여 사가지 아니함이다. 그러므로 그만 실패가 되어 함석 영업을 접었다.

다시 과일장사를 시작하였다. 그런데 또 이사한 것이 다른 사람보다 더 주고 값도 좀 덜 받건만, 와서 값만 물어보고 그냥 달아난다. 그 이유는 또 무엇인가? 형제는 모든 장사꾼들이 물건값을 불의하게 에누리하며 사람 속이는 것을 가증하게 여겨, 자기는 정말 정직하게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일절 에누리를 하지 않았다. 사는 사람이 좀 깍다 달라 해도 전혀 응하지 않으니 흥정이 되겠는가?

장사꾼이 5전이라고 하면 사른 사람은 으레 4전 받으라 하고, 10전이라고 하면 9전이나 8전 받으라는 것이 보통인데, 에누리 없이 꼭 받을 값만 말하는 형제를 누가 쉽게 인정해 주겠는가? 10전 짜리 물건이면 파는 사람은 2전을 더 붙여 일단 12전이라 하고, 사는 사람은 2전을 깍고 10전만 받으라 하면서 흥정이 되는 세상인데, 형제는 거짓말 아니하겠다는 결심으로 꼭 받을 금액만 말한즉, 사는 사람은 기어이 깍으려 하고 자기는 깍을 여지가 없으므로 듣지 아니하니 사려던 사람은 김동훈 형제의 정직한 마음은 몰라주고, 그렇게 빡빡한 장사가 어디 있느냐며 감정을 내고 돌아서는 것이다. 그래서 과일장사도 실패하였다.

조치원성결교회(최명덕 목사)  chd62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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