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킨 선교사(1865년 12월 13일 ~ 1908년 1월 2일)

“ 이 교사대인 유의사 대인께 아룁니다. 천주의 은혜를 입어 여러 마일 밖에 있는 소생 죄인에게 거룩하신 대인께서 친히 오셔서 천주의 은혜에 감사하옵니다. 또한 죄 많은 인생으로 중한 병신이 되어 죽을 수 밖에 없는데, 거룩한 성약을 주시고 가르치시고 또한 긍휼히 불쌍하게 생각해 주신 은혜 감사하옵니다. 또한 널리 세상에 전도하시기 위해 널리 행차하시기를 부탁 올리오니 항상 평안히 갔다가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갑오 (1894) 이월 삼일 전주부 죄인 채영칠 상서

전도 여행의 날짜와 상서의 날짜가 조금 달라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의료 선교와 전도 활동은 조선인들에게 분리되어 다고 온 것이 아니라 같은 것으로 인식되었다.

지리학적으로 군산은 북쪽으로 금강, 남쪽으로 만경강이 서해로 유입되는 양 강의 하구사이에 위치한 항구 도시이다. 두 개의 강을 끼고 넓게 펼쳐진 들판에서 생산되는 풍부한 농산물의 집산지이며 개항 이전에 번영을 누렸던 충남 강경의 출입구로서 여러 가지 유리한 자연적인 조건을 가진 도시였다.

서울에서 콜레라 구호 활동과 서소문 진료

서울에 올라온 드루는 한국어를 공부하였다. 동학으로 인해 전라도 선교가 지연되었다. 동학으로 인한 혼란으로 선교사들의 활동이 서울 도성 내로 제한되었다. 그래서 전킨은 서소문에서 교회 개척을 나섰고, 드루는 북장로교 선교부의 서울 스테이션 의료 기관이었던 제중원에서 진료를 시작하였다.

또한 드루 의료 선교사는 주한 의료 선교사들이 조직한 적십자 구호 활동에 참여하여 농민 봉기로 인해 발생한 부상자들을 치료하였다. 동학과 청일 전쟁으로 인한 불안한 상황에서 남장로교 선교사들의 거주지인 딕시(Dixie, 미국 남부 지방을 가리키는 별칭,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들이 미국 남부 출신들이라 선교사들끼리는 남장로교 선교사의 거주지를 딕시라고 부름) 구내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 왔다. 드루 선교사의 진료를 받으러 온 사람들 중 전킨 선교사의 복음 전도를 통해 기독교로 개종을 원하는 이들도 있었다.

1894년 9월 남장로교 선교부는 세 번째 연례회의를 서울에서 열었다. 동학으로 인해 전라도 선교에 차질이 생겨서 새로운 선교 계획을 상의해야 했다. 이 회의를 통해 드루와 전킨은 군산을 선교지로 맡게 되었다. 서울에서 상주하는 동안 선교사 네크워크를 통해 군산이 곧 개항장이 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1895년 4월 선교지를 염두에 두고 전킨과 드루는 군산에 도착한다. 한국인 지원 인력 3명과 함께 한달 정도 군산에 머물러 오전에는 전킨 중심으로 전도하고, 오후에는 드루 주도로 진료활동을 하였다. 진료를 받은 한국인 환자들은 생선, 달걀, 굴, 미역을 감사의 마음을 전하였다. 전킨은 포구에서 가까운 곳에 스테이션을 설립할 생각으로 두 채의 가옥과 부지를 매입하였다.

그리고 주변의 충청도 강경에서부터 고군산 열도의 여러 섬들까지 순회하여 향후의 활동 계획을 수립하였다. 군산은 강경에 이르는 금강 하류 지역으로 상업의 요충지였다. 금강과 그 진료를 통해 서천, 강경, 만경 평야쪽으로 내륙 수운이 발달했고, 특히 전주 방향으로 경장시장이 개설되면서 전주, 옥구, 임피, 함열, 서천, 한산, 강경까지 그들의 시야에 들어 왔다.

1894년 전킨의 서소문 전도 활동은 드루가 가세하면서 더욱 활기차게 진행되었다. 드루의 진료 활동은 7월 초순 매일 오후에 전킨의 집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하루 평균 10-20명 정도였다. 통역을 자임한 전킨은 오후 내내 그 환자들이 대기하거나 진료를 받는 동안 직접 대면 전도를 실시하였다. 전킨은 그때 몰려오는 환자들과 한국어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마음에 파고들었다. 이 때 전킨의 조사들도 협력하여 기독교 서적을 배포하며, 내원한 이들에게 기독교를 집중적으로 소개하였다.

드루가 전킨의 사택에 달려 있는 적은 방 두 개를 클리닉(clinic)으로 주며 진료한 환자가 모두 800여 명에 달했다. 또 왕진을 병행하여, 모두 100여명이 그 혜택을 입었다. 남장로교 초기 선교에 있어 드루가 전킨의 환상적인 결합은 주위 선교사들에게 모범적인 사례로서 칭송을 들을 만한 것이었다.

1895년 4월 2일 일요일 전킨의 서소문 채플에서 예배를 인도하며 기독교 신앙을 고백하는 다섯 명을 문답하여 그 중 두 명에게 세례를 베풀었는데 문답을 받은 다섯 명 중 두 명은 드루에게 진료를 받은 이들이었고, 다른 한 명은 드루의 어린 하인이었다. 이것이 내한 남장로교 선교사에 의해 치러진 최초의 세례식이다.

1895년 여름, 선교사 부부들은 서울 관악산 자락 삼성산의 사찰(삼막사)에서 보냈다. 이 때 테이트 남매는 한국의 더위를 피해 아예 일본으로 가서 여름을 지낸 후 돌아왔다. 이렇게 집단적으로 휴가를 냈던 이유는 높은 습도의 한국 여름 기후에 선교사들의 건강 상태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서종표 목사(군산중동교회)  chd62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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