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면부지 타인에게 신장 기증한 사회복지사 조애영씨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것은 의술로 되지만 한 사람의 인성을 바꾸는 것은 그보다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이번기증 수술을 보고 많은 것을 깨달았으면 하네요”

제주도 서귀포에 위치한‘천사의 집’

보육원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있는 조애영 씨(사진). 원래 서울 태생인 그녀는 사진 찍는 일을 좋아해 전국을 다니며 사진을 찍다가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 반해 5년 전 정착하게 됐다고 한다. 제주도에 온 그녀는 꿈이었던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다시 공부했고 결국 그 꿈을 이뤄 현재 보육원의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신장기증을 알게 해 준 것은 친구였다. “만성신부전으로 오래전부터 고생하는 친구를 보고 신장을 기증하려고 했지만 이미 그 친구는 오랜 병으로 인해 다른 장기까지 손상이 돼 이식을 해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비록 친구에게는 신장을 줄 수 없었으나 거기서 꿈을 멈출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조애영 씨는 지난 4월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본부장 박진탁)에 신장기증의사를 밝히고 기증 절차를 밟아왔다. 하지만 과정이 수월치는 않았다. 먼저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조씨는“아직 결혼도 안한 딸이 신장기증을 한다고 하니까 부모님의 반대가 말도 못하게 심했습니다. 하지만 제 의지가 변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설득한 결과 허락을 받았죠”라고 말했다.

어렵게 허락을 받고 드디어 기증을 할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 또한 순탄치 않았다. 이식수술을 총괄 관리하는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이하 KONOS)에서 수술 전 가족의 동의를 다시 한 번 확인하였던 것이다. “KONOS에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려 만약에 있을 생존시 신장기증의 위험성에 대해 말했고 이러한 점을 염려했던 부모님은 바로 동의 의사를 취소했습니다”

막막한 현실앞에서 그녀는 다시 부모님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혼자만의 힘으로안 되자 이번에는 언니의 힘까지 빌렸다. 두 자매의 간곡한 설득에 결국 부모님도 뜻을 함께 했다.

조애영 씨의 적극적인 기증 의사에 힘입어 결국 수술 승인이 났고 그녀는 지난 16일 삼성서울병원에서 기증 수술을 했다.“이젠 피곤하다는 말도 안해야 할 거같아요. 신장기증후에 제가 비실한 모습을 보이면 신장기증하고 나서 이렇게 됐느니 등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나올까봐서요. 앞으로는 더 씩씩한 모습만 보이려합니다”.

기증 후에도 그녀는 사회복지사로서 아이들의 인성이 올바로 자랄 수 있도록 일할 생각이다. 제주도에서 서울까지 먼 거리를 오고가며 신장기증에 필요한 검사를 받고 두 번의 좌절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그녀의 열정에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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