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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풀어 쓴 문준경(4)
  • 서광호 기자
  • 승인 2018.11.15 17:31
  • 호수 426
  • 댓글 0

4호. 둘째부인을 얻다.
문준경은 여전히 시 어르신의 묘 옆 움막에서 삼년상을 치뤘습니다. 남편 정근택이 새사람을 얻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남편 정근택은 작은 부인을 얻기 보다는 1년여가 지나며 오히려 목포 선구점의 도움을 받아 임자도에서 자기 사업을 하게 됩니다. 당시 임자도 민어 파시는 대단했습니다. 민어철에는 일본 기생들까지 와서 뱃사람들을 상대로 장사를 할 정도였습니다. 

“아따 그어르신이 하는 가게가 제일 컷제. 조선사람 중계상이 넷 이었는디 나머지 셋을 합해도 근택 어르신 반도 안되었당게. 그라고 그 어르신은 일본인을 다룰 줄 알았당게. 우리 어부들에게 돈을 대서 고기를 잡게 허고 일본인들에게 중개를 했제. 함부로 하면 중개를 안해줬당게. 그랑게 일본인들을 좌지우지 한 것이제. 그런 사람이 없었당게. 일본인들도 정근택 그 어른은 무시를 못했제. 그 어른이 있어서 어쩌면 조선 어부들이 많이 보호를 받았다고 할 수 있당게.” 임자도 파시를 잘 아는 한 주민은 이렇게 민어파시에서 있었던 일들을 회상하였습니다. 

이렇게 정근택은 임자도에서 대성공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둘째 부인을 얻을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문준경은 집안 어른들과 협의하게 됩니다. “지는 얼라를 낳을 수 없는 몸이랑게요. 인자 작은댁을 얻어야 한당게요. 근디 절대로 얻을 생각을 하지 않응게 아자씨가 좀 나서 주서야 겠어라.” 집안 어른들과 상의하고 남편 정근택의 매형인 조병헌에게 중매를 요청합니다. 그러자 조병헌은 진도에 있는 소씨 부인을 소개합니다. 그러나 정근택이 만나지 않을 것을 알고 처남인 정근택에게 진도에 거래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다녀오자며 진도로 갑니다. 그리고 함께 소씨 부인을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정근택은 전혀 생각을 갖지 않고 돌아오게 됩니다. 문준경은 이 소식을 듣고 소씨 부인을 데리고 오게 합니다. 그리고 등선리 분가한 집에 둘째 부인을 머물게 합니다.

그리고 매형 조병헌이 임자도에 가서 정근택에게 문준경의 마음을 받으라고 전하게 됩니다. “처남! 인자 처남댁 마음을 좀 헤아려야 하지 않겠는가! 처남을 아끼고 집안을 아낀게 둘째 부인을 얻도록 했단 말이여, 처남과 집안을 안 아끼면 그러것는가! 세상에 이런 사람은 없는거여. 인자 처남댁 마음을 좀 헤아려야제. 오죽하면 새사람을 집에까지 데려다 놓았겠는가? 처남댁 마음을 헤아리고 인자는 자녀를 보소, 그라고 처남 댁도 작은 댁도 잘 돌보믄 안되것는가? 그것이 처남을 이토록 사랑하는 아내를 위한 길이 아니것는가!  이것이 처남 댁의 맴이당게......“ 정근택은 이제 더 이상 아내의 마음을 거슬릴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까지 자신을 사랑하고 집안을 아끼는 아내의 마음을 외면하면 또 다른 아픔을 주는 것이 될 것 같아서 마음을 돌이킵니다. 그래서 등선리 집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새사람을 둘째 부인으로 받아들입니다. 

문준경은 양반가문에서 배우고 자랐기에 누구보다도 자손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습니다. 시집의 자손을 끊을 수 없다는 당시 양반가 아낙들의 교양대로 남편에게 작은부인을 얻도록 한 것입니다. 그러나 자녀를 낳지 못해서 남편을 다른 여인에게 내어준 그 심정이야말로 어찌 말로 다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희생을 할 수 있었기에 그는 영의 자녀들을 위해, 하나님의 교회를 위해 목숨까지도 내어 놓는 길을 의연히 걸어갈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서광호 기자  seojaco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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